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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왜 피하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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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 기자회견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3일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에 깜짝 등장했는데, 이 자리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을 마지막으로 출근길 약식회견(도어스테핑)을 중단해 6개월째 기자회견을 갖지 않고 있습니다. 취임 첫해인 올 신년기자회견도 건너뛰었고, 해외순방 때 전용기 내 기자간담회도 하지 않았습니다.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강행하면서 내세운 '열린 소통'에 진정성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언론학자들은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기피 현상은 특수부 검사 때 형성된 그릇된 언론관이 배경이라고 지적합니다. 언론은 검사가 제공하는 정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을'의 위치에 있다는 잘못된 인식에 젖어 있었던 게 원인이라는 겁니다. 그 역시 검사 시절 자신의 방을 찾아오는 기자들에게 장광설을 펴며 기사거리를 건넸다는 건 널리 알려진 얘깁니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이런 관행에 익숙한 윤 대통령으로선 기자들이 불편한 질문을 거침없는 하는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윤 대통령이 기자들을 대하는 태도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진행을 묻는 질문에 "여러분과 이렇게 맥주나 한잔하면서 얘기하는 그런 기자간담회이면 모르겠지만"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어스테핑 중단에 대해서는 "안 보니까 좀 섭섭하죠?"라고 했고 "(앞으로 출입기자들을)조금씩 나눠 가지고 자리를 한번 하겠다. 인원이 적어야 김치찌개도 끓이고 하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대통령과 언론을 건전한 긴장 관계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 시혜적 관점에서 보고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나타납니다.  

대통령실 주변 인사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의 지지율 하락의 상당 부분이 야당과 비판적인 언론 탓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최근 부쩍 가짜뉴스를 언급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합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신문의날과 4∙19 기념사, 심지어 미국 국빈 방문 중 상하원 연설에서도 "허위정보와 선동은 의사결정을 왜곡한다" "가짜뉴스는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말했습니다. 언론의 핵심 기능인 권력에 대한 비판을 국정 추진의 방해물로 여기고 있는 겁니다.

때마침 <국경없는기자회>가 세계 언론자유의 날인 5월 3일 발표한 올해 '세계 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지난해보다 4단계 떨어진 47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70위로 바닥을 찍은 뒤 문재인 정부에서 41~43위를 유지하며 회복세를 보인 바 있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이번 발표에서 "한국 언론은 정치인과 정부 관료, 대기업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최근 공영방송 시사보도 프로그램 패널 구성이 야당 또는 좌파 인사로 구성됐다는 주장을 펴는 것도 윤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불편함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수진영 인사들이 윤석열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비호하는 게 꺼려져 출연을 기피한다는 건 방송가에서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애초 보수진영 패널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건 도망 다니기 때문"이라며 "주제가 대통령이거나 영부인이면 긴급 펑크 내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언론 기피는 해외 언론 인터뷰 선호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선 후 첫 인터뷰를 <워싱턴포스트>와 했고 3월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요미우리> <아사히> 등 일본 언론과 인터뷰했습니다. 지난달 방미 전후로는 <워싱턴포스트> <로이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알렸습니다. 기자들 사이에선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입니다. 언론을 적대시하는 태도는 국민의 알권리 및 표현의 자유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라도 국내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국정현안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게 맞습니다.

[강주안의 시선] 산업재해에 잇단 옐로카드, 그 뜻은?

노동자가 숨진 원청업체 대표에게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첫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재계에서 법의 완화를 촉구하는 가운데 이뤄진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중앙일보 강주안 논설위원은 최근 법원과 검찰에서 대기업 경영진의 책임을 엄하게 묻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전합니다. 기업들이 법의 보완을 기다리기에 앞서 더 이상 비극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신호라고 말합니다. 👉 칼럼 보기

[데스크에서] 임창정은 피해자일까

검찰의 'SG발 주가폭락 사태' 수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피해자를 둘러싼 논란도 거셉니다. 연예인 임창정씨 등 사건 관련자들이 피해를 호소하지만 '피해 호소인'일 뿐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조선일보 최형석 기자는 임씨의 행적과 발언 등을 보면 의문이 드는 지점이 적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진짜 피해를 본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호소할 곳조차 없다고 말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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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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