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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이번에도 정청래 손 들어줄까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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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르면 24일 전당대회 출마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에서 어떤 선택을 할 지가 관심입니다. 가장 많은 권리당원 표가 걸린 호남권에서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사실상 차기 당대표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서입니다. 여권에선 정 대표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호남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당선됐지만 이번에는 당청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방선거 후 불거진 민주당 내부의 균열 현상에 실망하는 호남 당원들이 적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8.17 전당대회에서 호남이 전당대회 판세를 가를 거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습니다. '민주당의 본산'이라는 정치적 의미 뿐 아니라 가장 많은 권리당원 표가 호남권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호남의 권리당원은 50만명(광주·전남 31만명, 전북 19만명)으로 150만명으로 추산되는 전체 권리당원의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그 다음으로 비중이 큰 수도권(경기·인천) 지역의 적잖은 권리당원이 호남과 연고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호남의 영향력은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정 대표가 당내 일부의 불출마 종용에도 출마를 강행하는 데는 이런 역학 구도가 깔려있습니다. 실제 정 대표는 호남에서 지지 기반이 탄탄한 편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골목골목선대위 광주·전남위원장으로 두 달간 호남에 머물며 바닥 민심을 다졌고, 국회 법사법위원장 시절부터 이어온 개혁 행보로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끌어안았습니다. 이를 반영한 게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지고도 호남 권리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대표에 당선된 일입니다. 정 대표가 출마를 앞두고 연일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강조하는 것도 검찰개혁에 대한 열망이 강한 호남 당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계산입니다.

정 대표는 특히 이번 전당대회에서 처음으로 적용되는 1인 1표제에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의원 표에는 권리당원보다 많게는 20배 가까운 가중치가 적용됐지만 전당대회에선 모두 같은 한 표로 계산됩니다. 대의원 선출 등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온 지역위원장과 현역 의원들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반면, 권리당원의 표심은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1인 1표제 자체는 당원 주권을 내건 명분 있는 제도지만, 그 명분 뒤에서 대의원 표라는 변수가 사라진다는 함의가 있습니다. 호남 당원의 민심을 얻는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하지만 호남의 권리당원 표심이 정 대표 의도대로 움직일지는 의문입니다. 당장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입니다. 최근 이 대통령의 잇단 발언으로 '명심'이 정 대표에게 없다는 신호가 뚜렷해진 데다, 정 대표가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이 연출된 것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분위기입니다. 호남 당원들의 가장 큰 바람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라는 점에서 정 대표 연임시 집권 2년차 국정이 원활하겠느냐는 의문을 갖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6·3 지방선거에 대해 장 대표가 '큰 승리'라고 평가했으나 서울, 부산 북갑 등 주요 격전지에서 국민의힘에 패배한 것에 대한 충격도 큰 것으로 전해집니다.

호남의 기류 변화는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됩니다. 민주당 지지율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에 역전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데 이어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 민심도 요동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호남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지방선거 이전보다 2배 가량 늘어날 정도로 민주당에 대한 민심의 이반이 심상치 않은 상황입니다. 여기에는 호남 지역에서의 민주당 후보 공천 파동과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차기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정 대표가 경쟁 후보에 비해 크게 밀리는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호남은 전략적 투표를 통해 당의 위기마다 민주당의 노선과 주류를 결정해 온 핵심 지역입니다. 지금 호남 당원들이 무엇보다 우려하는 건 정권 재창출 실패입니다. 민주당이 이재명 정부 성공을 받쳐주지 못하면 다시 정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당원들 사이에 크다고 합니다.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히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 집권 중반기를 뒷받침할 민주당의 노선과 리더십을 결정하는 성격이 강합니다.결국 민주당의 '최대 주주' 호남 권리당원들의 손에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앞날이 달린 셈입니다.

[아침햇발] 단검론과 '동맹의 위기'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한국 단검론' 주장이 한미 관계에 미묘한 파장을 낳습니다. 길윤형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은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트럼프의 미국이 중국과 직접 충돌을 피하며 대중 견제의 부담을 한일 등 역내 동맹에 떠넘기는 '역외균형'을 추구할 것을 암시한다고 말합니다. 버틸 것은 버티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면서 견뎌내지 않으면 자칫 국운이 꺾일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

[정희진의 낯선 사이] 대화의 목적은 합의가 아니다

얼마 전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에 국가인권위원장의 불참이 논란이 됐습니다. 정희진 월간 오디오매거진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은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등 약자들의 생존 문제에 사회적 합의를 강조하는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사회적 약자의 생존이 걸린 문제에 사회적 합의를 강조하는 건 그들을 사회적 성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추방의 선동이라고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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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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