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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습 자작극'과 이준석의 추락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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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분 걸림 -

6·3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정이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피습 자작극'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소수정당 가운데서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데다 한국 정치사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초유의 사건에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서는 특정세대와 젠더에 의존해온 이준석 '갈라치기 정치'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세대를 가로지르는 의제 발굴 등 외연을 확장하지 않으면 당의 존립 기반도 위태로워질 거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정 후보의 자작극 의혹은 당의 취약한 조직 기반에서 비롯된 예견된 사태라는 시각이 강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광역단체장 후보 찾기에 어려움을 겪던 개혁신당이 검증을 소홀히 한 것이 화를 자초했다는 겁니다. 보수 시민단체 청년단장 출신인 정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여러 번 돌출행동을 했습니다. 민간방송 토론회에서 제외됐다고 단식을 하고, 방송토론회에 '거짓말 탐지기'를 들고 나와 전재수 후보에게 통일교 관련 의혹을 테스트해보자고 했습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이 대표는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이 대표가 사건 직후 목에 보호대를 착용한 정 후보와 함께 유세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문이 남습니다. 일각에선 정 후보 선거 캠프에선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경찰의 철저한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 사건이 아니더라도 이 대표와 개혁신당의 위상은 지방선거 참패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개혁신당은 창당 이래 처음 치른 이번 선거에서 전국 단위 후보를 다수 공천했지만, 당선자는 고작 시의원 1명뿐이었습니다. 이조차 이 대표 지역구인 경기 화성시을 4인 선거구에서 4위로 당선된 결과였습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정의당, 여성의당 후보에게도 밀려 5위를 차지했고, 광역의원·기초의원을 포함해 41명의 당선인을 배출한 진보당은 말할 것도 없고 원외로 밀려난 정의당(기초의원 6)보다 못한 참담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개혁신당의 부진을 이 대표 책임으로 돌리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사실상의 '이준석당'을 이끌고 있는 이 대표가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국민의힘이 무너질 거라는 안이한 인식에 매몰돼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국민의힘에 대한 보수 진영의 부정적 인식이 개혁신당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거라는 잘못된 전망에 기대 아무런 전략도 없이 선거를 치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 결과 국민의힘이 주요 지역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개혁신당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습니다. 개혁신당의 취약한 기반을 보완하기 위한 외연 확장의 기회도 스스로 날려버린 셈입니다.

지난 대선 이후 이 대표의 확장성에 대한 문제 의식은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이 대표 지지층은 2030 남성들에 국한돼있을뿐 아니라 지역적으로도 이 대표 지역구인 동탄과 수도권 일부에 갇혀있습니다. 그가 다루는 의제도 젠더와 노인, 장애인 갈라치기에 집중돼 상당수 국민들로부터 비호감도와 거부감이 높은 상황입니다. 지난 대선 토론에서의 '젓가락 발언'에서 보듯 이 대표는 약자와 소수자를 겨냥한 혐오 정치를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공원 시위와 관련해 부정선거론자들을 비판하면서 과거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를 거론한 것만 봐도 혐오 정치에 대한 이 대표의 집착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준석식 정치 문법은 한계에 부닥친 상황입니다. 빠른 현안 대응, 온라인 친화적 감각, AI 활용 등은 장점으로 부각되지만, 그것이 실제 유권자의 생활 의제와 조직적 지지로 전환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와 개혁신당이 추구하는 경제와 외교안보, 정치제도 등 큰 틀의 비전이나 아젠다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개혁신당의 지지율이 2%대에 고착화돼있고, 당원 숫자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이 대표가 내세웠던 '젊은 보수, 세대교체'의 언어는 힘을 잃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이 대표 앞에는 더욱 험난한 길이 놓여있습니다. '보수의 차기 주자'가 그가 겨냥한 목표지만 지방선거 이후 보수 진영에 오세훈과 한동훈이라는 유력 주자들이 떠올랐습니다. 국민의힘 외부에서의 보수개혁 견인이라는 정체성은 한동훈 의원의 부상으로 흔들릴 수 있고, 수도권 중도보수의 공간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도권을 가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잠재적 경쟁자인 두 사람 사이에서 얼마나 비교우위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이 대표가 안고 있는 숙제입니다. 독자 생존 전략을 찾지 못하면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 보수 재편 국면에서 당이 설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침햇발] '검찰청 폐지' 목적 재확인한 이화영 위증 재판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에 대한 1심 재판에서 검철의 무리한 기소가 인정됐습니다. 이재성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은 1심 재판은 기소기관이 왜 수사권을 가지면 안 되는지 재확인해준 역사의 현장이었다고 말합니다. 이 재판을 포함해 이화영은 모두 여섯 번 기소됐는데, 이재명 대통령을 대북송금 사건에 엮어 넣으려는 검찰에 이화영이 협조했더라면 이렇게 집요하게 괴롭혔을지 의문이라는 겁니다. 👉 칼럼 보기

[신경아의 조각보 세상] 30대 여성의 표심, 달라졌나

지방선거에서 '30대 여성의 보수화'가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신경아 한림대 명예교수는 서울에서 30대 여성의 민주당 후보 지지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은 정원호 후보의 선거 전략 문제, 민주당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 등이 원인이라고 진단합니다. 30대 여성들은 더 이상 민주당의 맹목적 지지자가 아니며, 지지자들에게 게으르고 소극적인 태도를 지닌 정당은 성공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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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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