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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중대선거제 꺼낸 까닭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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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윤석열 대통령의 중대선거구제 도입 필요성 제기가 새해 벽두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개헌 못지 않은 묵직한 과제인지라 갑론을박이 무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선거구 개혁이라는 정치적 명분과는 별개로 실현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여야의 복잡한 셈법과 의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 총선 1년 전으로 규정된 선거법 개정 등 난제가 수두룩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정치권의 논의가 본격화되겠지만 이 시점에서 윤 대통령이 돌연 선거구 문제를 꺼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선거제 개혁은 윤 대통령의 평소 지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선 후보 시절에도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몇 차례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 이번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소선거구제는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가다 보니 선거가 너무 치열해지고 진영이 양극화되고 갈등이 깊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윤 대통령이 현재의 양당 제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극단적인 '대결 정치'의 폐해를 바로잡기 위해 선거제 개혁을 선결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사실상 신년 기자회견을 대체한 듯한 인터뷰에서 이 대목은 간략한 언급에 그쳤습니다. 2시간 여에 걸친 단독 인터뷰에서 그나마 가장 눈에 띈 게 선거구 개혁이었는데도 윤 대통령이나 조선일보나 큰 비중을 두지 않았습니다. 보도 후 정치권에서 파문이 일자 대통령실에서 내놓은 답변도 "장기적인 구상의 공을 국회에 던진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방송에서 "그걸 하려면 대통령 스스로가 이 문제를 처리해야 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은 이상은 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선거제 개혁에 강한 의지가 있었다면 최소한 시기와 방향 등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언급이 있었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여당인 국민의힘과도 사전에 전혀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내에서 소수 의원만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논의를 시작해보겠다"며 시큰둥한 반응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할 경우 국민의힘이 불리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근거로 드는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6∙1 지방선거입니다. 여야 합의로 기초의원 선거 30개 선거구에서 중대선거구제를 시범실시했는데, 광주에선 민주당 6명, 진보당 2명, 정의당 1명이 당선됐지만, 대구에선 국민의힘 7명, 민주당 2명이 당선됐습니다. 만약 총선에서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면 영남권에서 민주당 후보가 대거 당선되는 반면, 호남에선 거의 당선되지 못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 때문에 여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야당의 분열을 기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더해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면 분당 가능성이 커진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야당 분열이 현실화 할지도 알 수 없는 데다 그러기엔 국민의힘의 리스크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단견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민주당에서도 여야 득실은 차치하고라도 윤 대통령의 갑작스런 선거구제 언급에 저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중대선거구제 이슈가 한동안 정치판을 달구겠지만 현실화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삶과 문화] 장애인 시위가 30년 뒤 남길 것

장애인들의 지하철 시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들의 시위가 노인과 교통 약자들의 지하철 이동을 도왔다는 사실입니다. 홍윤희 협동조합 무의 이사장은 최근 지하철역 바닥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안내 스티커가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하며 지금의 지하철 시위가 한국 인권의 역사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 칼럼 보기

[공감] 재벌집 막내아들이 한 일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눈 여겨 볼 것은 진양철이 이룬 부를 혈연이라는 이유로 차지하려는 자식들 간의 혈투입니다. 능력은 없으면서 승계를 당연시하는 2,3세들의 그릇된 행태로 기업이 위기에 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박선화 한신대 교수는 건강한 기업이념과 경영능력 없이는 존속 자체가 2대를 넘기기 힘든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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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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