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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양두구육' 부메랑 맞은 국민의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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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국민의힘이 최근 잇단 설화(舌禍)를 일으킨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징계를 놓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대상과 징계 수위를 정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대통령실 입장과 여론 반응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 지도부는 잡음을 꺼려 김 최고위원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당사자가 거부해 난감한 모습입니다. 당초 20일 열린 예정이었던 당 윤리위원회 소집이 미뤄진 것도 자진사퇴 종용을 위한 시간벌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당 안팎에선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양두구육' 발언을 빌미로 중징계 처분을 한 것이 국민의힘에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당 지도부의 가장 큰 고민은 징계 대상입니다.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4·3은 격낮은 기념일'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등 세 차례나 설화를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는 당 내 이견이 거의 없습니다. 대통령실에서도 여론 악화를 우려해 징계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태영호 최고위원입니다. "제주 4·3 사건은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는 두 차례의 주장과 "김구 선생이 김일성에게 이용당했다"는 발언의 파장으로 볼 때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는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당 내에 태 최고위원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게 곤혹스런 부분입니다. 대통령실에서도 태 최고위원 징계는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극우 보수층에서도 "태 최고위원 징계는 말도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합니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최고위 회의에 불참한 태 최고위원과 따로 만난 직후 "국민의 기본적인 입장 등을 깊이 생각해서 입장을 가지면 좋겠다는 정도로 당부했다"고 한 대목에서도 징계에 소극적인 기류가 읽힙니다. 그러나 태 최고위원을 징계하지 않을 경우 중도층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여 당 지도부는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입니다.

이들에 대한 징계 수위도 당 지도부가 고심하는 대목입니다. 윤리위 '1호 안건'이 기정사실화된 김 최고위원의 경우 당원권 정지 6개월 이내와 1년 이상이 거론됩니다. 하지만 3~6개월에 그치면 '솜방망이 징계'라며 되레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반면, 1년 이상은 내년 총선 출마가 어렵다는 점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런 이유로 지도부에선 김 최고위원에게 "중징계를 받고 내년 총선 출마가 좌절되는 것보다 자진 사퇴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나을 것"이라며 설득하고 있으나 김 최고위원은 완강히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김 최고위원이 지난주 연달아 제주·광주를 찾아 본인 발언을 사과하는 행보를 펼친 점도 사퇴 거부 의사 표명으로 읽힙니다.

지도부의 또다른 고민은 징계 사태가 자칫 지도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김·태 최고위원을 모두 징계할 경우 여당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2명이 공석이 됩니다. 당 지도부 모양새가 우스꽝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최고위원이 사퇴하면 당장 보궐선거를 실시해야 합니다. 선출직 최고위원이 궐위일 경우엔 사유 발생 30일 이내에 전국위원회에서 최고위원을 선출하도록 돼있습니다. 두 달도 안돼 또다시 큰 선거를 치르기에는 당의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당 안팎에서는 최고위원들의 설화가 강경 보수 지도부를 낳은 전당대회 규칙과 무관하지 않다고 여기는 시각이 많습니다. 친윤 지도부 구성을 위해 전대 규칙을 '당원 투표100%'로 바꾸면서 전대에서 강성 보수 세력의 영향력이 커졌고, 이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사들이 최고위원에 당선됐다는 지적입니다. 당 일각에선 이준석 전 대표를 쫓아내기 위한 억지 징계가 결국 국민의힘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에 대해 성 접대 의혹으로 6개월 당원권 정지를 했다가 그가 '양두구육' '신군부' 등의 표현을 쓰며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당원권 정지 1년 추가 징계를 내렸습니다. 대표직 복귀는 물론 전당대회 출마를 막으려는 보복조처라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이런 마당에 이준석보다 훨씬 수위 높은 발언으로 당에  피해를 준 김·태 최고위원을 봐주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지도부가 미온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김기현 체제가 존망의 위기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뜩이나 입지가 약한 김 대표로선 진퇴양난의 처지에 내몰린 셈입니다.

[정동칼럼] 양대 정당의 기묘한 악의 균형

많은 국민에게 충격을 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대하는 당의 대응은 실망스럽습니다. 사건의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의 탈당과 즉시 귀국 기자회견은 너무 늦었습니다. 정병기 영남대 교수는 "당 간판을 내려야 할 상황"이라는 인식을 갖고 민주당이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재명 대표도 사태를 적극적으로 수습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

[천광암 칼럼] '바이든 동맹열차' 승객들...윤석열 vs 마크롱∙ 모디 ∙슐츠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쏠림 외교는 미국의 다른 주요 동맹국 지도자들 행보와 대조적입니다. 동아일보 천광암 논설주간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모디 인도 총리, 슐츠 독일 총리의 실익 추구 외교활동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 우선주의가 자국의 국익과 충돌하는 부분이 커지기 때문인데, 윤 대통령도 국익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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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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