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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기 수출' 세계 4위, 좋기만 할까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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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한국이 지난해 세계 무기 수출 점유율 4위에 올랐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분쟁 개입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한국 무기의 성능이 평가받으면서 K-방산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만큼 국제 분쟁의 한복판으로 끌려갈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의 중동 전쟁에 대해 보편적 인권 가치를 강조하는 상황이어서 보다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무기 수출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기준과 절차를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국제 무기 수출 규모 등을 추적 조사해온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데이터베이스를 한겨레가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무기 수출 점유율은 6.0%로 집계됐습니다. 2024년 8위(점유율 3.6%)에서 1년 만에 83% 늘며 4위로 뛰어올랐습니다. 미국(42%) 프랑스(10%) 이스라엘(7.8%)에 이어 네번째입니다. 러시아, 이탈리아, 독일 등 전통적인 방산 강국보다 높은 순위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재무장에 들어간 유럽 국가 등과 초대형 무기 공급 계약을 따내며 가파르게 성장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방위산업은 한 나라의 국방과학기술과 국방력을 가늠하는 척도입니다. 그뿐 아니라 수출과 일자리 등 생산유발 효과가 커 경제 기여도가 높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후보  시절부터 방위산업을 새로운 경제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세계 4대 방산 강국'을 공약으로 담았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방위산업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국제 방산 무대에서 한국 무기는 뛰어난 성능과 높은 가성비, 빠른 납기 등으로 수출 대상국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무기 수출 확대에 따른 정치·외교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분쟁 지역에 수출되는 인명살상용 무기는 반도체나 자동차와 같은 정상적인 무역 상품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무기 수출이 늘어나면 국제 분쟁과 전쟁, 인권 침해 등에 간접적으로 개입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언론이 무기 수출을 경제와 산업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국제적 논란을 자초하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입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가자전쟁이 일어난 2023년 10월부터 2024년 9월까지 1년간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한 나라를 집계한 결과 미국이 1위, 한국은 8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의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액이 지난 10년(2013~2022)간 3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자료도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수만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희생되자 유엔은 2024년 5월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판매 중단 결의를 채택했습니다. 한국의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은 그해 국회에서도 쟁점이 됐는데, 당시 조태열 외교부장관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해 거짓말 논란이 일었습니다. 특정 국가에 대한 무기 수출 통계는 비공개가 정부 방침이어서 그 이후의 실상은 알려진 게 없습니다.

전쟁과 무기 수출을 산업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언론의 보도 태도는 이번 이란 전쟁에서 극명히 드러났습니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요격률과 관련해 'K-방산 대박'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졌고, '방산 주가 급상승' 등 인명 피해보다 증시 보도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확전을 주식시장 영향 관점에서만 해석하는 보도가 주를 이루면서 인도주의 관점이나 전쟁 책임을 짚는 보도는 찾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한국의 무기 수출이 중동전쟁 확전에 일조할 수 있음에도 이런 우려를 간과했다는 게 언론 단체들의 대체적인 지적입니다.

국내에는 국제 평화와 국가 안보를 위해 무기 수출을 제한하는 법규가 여럿 존재하지만 얼마나 지켜지는지 의문입니다. 방위사업법과 대외무역법에는 국제평화와 안전 유지에 필요하거나 전쟁ㆍ테러 등 긴급한 국제정세 변화 시 무기 수출을 제한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한국은 2013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무기거래조약' 가입국인데, 해당 무기가 민간인 대상 공격 등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으면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조약입니다. 시민단체 등에선 정부와 언론이 무기 수출만 강조하는 상황에서 원칙과 기준이 제대로 적용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이 대통령이 전쟁에서의 보편적 인권을 강조한 만큼, 무기 수출에서도 일관된 원칙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동칼럼] 이제 주식투자 차익에 세금 내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주식양도소득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원래 2023년에 과세예정이었다가 폐지된 금융투자소득세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월급이 200만원인 청년도 매월 2만원의 근로소득세를 원천납부하는데 수억원의 소득을 얻은 금융부자들은 비과세혜택을 누리는 건 조세정의 차원에서 맞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 칼럼 보기

[박용현 칼럼] '프로'다운 검사는 없는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가 또다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했습니다. 박용현 한겨레신문 대기자는 국제검사협회가 1999년 제정한 '검사의 직업적 책임에 관한 기준'을 소개하며 쌍방울과 대장동 사건 수사 검사들을 비판합니다. 객관 의무와 인권 옹호 의무를 소홀히했을 뿐 아니라 검사라는 직업의 명예와 존엄을 지키지 않았다고 질타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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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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