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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뒤끝 정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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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의 만찬이 추석 이후로 무기한 연기되면서 윤 대통령의 '뒤끝 정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만찬 연기 뿐 아니라 광복회 예산 삭감, 최재영 목사 전방위 수사, 비판언론에 대한 탄압 등 국정의 모든 분야에서 윤 대통령의 개인적 감정이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윤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는 대상은 어떻게든 손을 보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국정 동력을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대통령실의 만찬 연기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입니다.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계획을 처음 꺼낸 게 윤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만찬 연기도 다른 사람이 결정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실은 "민생 대책이 먼저"라고 만찬 연기의 배경을 설명했지만 현재 가장 시급한 민생이 의료대란인 상황에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용산에선 한 대표의 제안 자체보다 한 대표의 빈번한 언론플레이에 불쾌감이 큰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경수 전 지사 복권 때와 마찬가지로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결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언론에 흘리는 일이 잦은 데 대한 불만이라는 겁니다. 2026년 의대 증원 규모 재조정안은 정부 내에서도 검토했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한 대표에게 공을 돌리기 싫다는 생각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친윤'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한 대표의 처신에 대해 격노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국가보훈부가 내년 광복회 지원 예산을 삭감한 것도 윤 대통령의 뒤끝을 보여줍니다.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광복회 지원 예산은 올해 32억원에서 6억원 삭감된 26억원이 책정됐습니다. 광복회가 내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추진하려고 신청한 10억원의 사업 예산도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국가보훈부는 독립 분야 공법단체로 광복회 외에 다른 단체를 추가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조치는 광복회가 광복절 경축식 참석을 거부해 대통령을 궁지로 몬 데 대한 '보복'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전달하고 이를 폭로한 최재영 목사에 대한 무차별적인 수사는 보복성 수사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검찰과 경찰은 현재 최 목사에 대해 스토킹 혐의 등 5개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인데 최근 최 목사가 대표를 지낸 바 있는 매체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해당매체는 미국에서 창간되고 발행돼 한국의 국보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는데도 최 목사와 관련된 것은 일단 수사부터 하고 보자는 심산입니다.

검찰의 윤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도 대통령을 비판한 언론을 옥죄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대통령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검사를 10명이나 투입해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여 1년 가까이 수사하는 행태는 독재정권에서나 볼 수 있는 기형적인 모습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장악 시도를 멈추지 않는 것도 정권 초기 윤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힌 MBC '바이든-날리면 보도'의 뒤끝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이런 '뒤끝 정치'는 윤 대통령의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말합니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정권의 소유물로 여기기에 사익을 위해 정부 기관을 동원하는 일을 서슴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는 얘깁니다.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 좌천된 것에 앙심을 품고 복수를 하지 않겠느냐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 "검사가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입니까"는 말을 남겼습니다. 지금 그 말은 고스란히 윤 대통령을 향하고 있습니다.

[세상읽기] 제대로 물어야 할 의무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과 주요 공직자들의 말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공무원의 책임은 국민의 묻거나 요구하는 것에 대해 답을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의료대란과 친일 정책, 인사 문제, 노동탄압 등에 대해 끝까지 잊지 않고 묻는 것이 이런 정부를 만들어낸 우리가 책임을 지는 방법이라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36.5도] '집게손' 수사 유감

집게손 애니메이터로 허위 지목된 여성에 대한 경찰의 명예훼손 수사가 논란입니다. 한국일보 신지후 기자는 경찰이 논란이 커지자 사과와 함께 재수사를 결정했지만 안 좋은 시그널을 남겼다고 말합니다. 이 사건의 가해자들은 물론 다수 누리꾼들에게 이 정도 비판이나 모욕을 해도 괜찮다는 안도감을 심어서 혐오 범죄 확산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우려입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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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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