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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이 빠트린 것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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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이 논란에서 빠진 게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힘입어 거둔 천문학적 이익을 회사측과 노조가 어떻게 나눌 지에만 매몰돼 하청업체는 물론 지역사회 등 공공의 기여 논의는 배제돼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도체 기업의 '슈퍼 이익' 추세가 매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막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시민사회에서 나옵니다.

통상 기업이 창출한 이익은 재투자와 주주배당, 임직원 보상으로 배분됩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논란의 핵심은 성과급 배분인데,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하고 있고 회사 쪽은 실적에 따른 특별 성과급 지급으로 맞서는 양상입니다. 예상 영업이익을 300조 원으로 추산할 때 노조 요구가 현실화될 경우 약 45조원이 성과급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최근 들어 기업들이 임직원 성과급을 확대해온 추세를 반영하면 노조 입장에선 제기할 수 있는 카드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실제 SK하이닉스도 지난해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직원 성과급으로 배정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이익 배분의 장에 회사와 노조만 참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선은 하청업체 직원들이 배제된 게 논란입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IMF 외환위기 이후 비용 절감 차원에서 상당수 업무를 하청업체에 외주화해왔습니다. 현재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노동자는 21.6%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삼성전자 이익 창출에 기여하고도 성과 배분에서 소외돼 있는 게 현실입니다. 반도체 호황으로 공장이 24시간 가동되면서 노동 강도가 높아졌지만 임금 외에 돌아오는 보상은 없어 박탈감을 호소하는 실정입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뒷받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지원책이 2023년 국회를 통과한 'K칩스법'으로 기업이 반도체 생산라인을 짓거나 장비를 들여올 때 내야 하는 세금을 감면해주는 제도입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받은 세금 혜택은 연간 수조 원대로 추산됩니다. 투자를 많이할수록 세금 혜택도 커 올해 신규 투자가 사상 최대 규모인 만큼 세제 혜택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에 필수적인 전력과 용수를 지원하는 특별법도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반도체 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에도 불구하고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반도체 기업 성과급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무엇보다 노사 협의 과정에서 하청업체와 동반 성장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와 관련해 과거 추진됐던 '초과이익 공유제'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노동계와 시민사회에서 나옵니다. 대기업의 이익을 하청업체와 나누는 초과이익공유제는 2011년 동반성장위원회 핵심 사업으로 추진됐지만 재계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이후 정치권에서 ‘협력이익배분제' ‘협력이익공유제’ 등 이름을 바꿔가며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번번이 좌절됐습니다.

하청업체 성과 공유를 넘어 사회공헌적인 투자를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국민들 사이에선 반도체 기업들의 막대한 수익이 기업 종사자들만의 성과냐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게 사실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돈'으로만 이목을 끌 경우 사회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반도체 기업들이 사회와 이익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안으로 상생기금 같은 형태를 제시합니다. 2017년 공공기관 노동자들이 받은 성과급 약 1600억원을 사회적 연대를 위해 내놓으면서 설립된 '공공상생 연대기금'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은 국가 전략 사업으로서의 위상을 뚜렷이 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금의 위상을 갖기까지 국민 세금으로 구축한 인프라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회사 직원들만 잘했다고 글로벌 기업이 된 것은 아닙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이익만이 아니라 하청업체와 주주, 사회에 기여할 방안도 함께 모색해야 합니다. 당장은 노사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효과적인 상생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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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문과 관련해 역대급 거짓말 파동을 벌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사퇴 여론이 높습니다. 강병한 경향신문 정치부장은 장 대표를 쫓아낸다 한들 한국 보수에는 재건을 추동할 정치적 동력이 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자칭 보수에 남아 있는 유의미한 에너지는 부정선거, 혐중, 윤어게인뿐이라면서 역사적 소명을 다한 자칭 보수는 이번 선거에서 퇴출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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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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