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이대로 놔둘 수는 없다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사건이 쌓이고 있지만 수사에 진척이 없어 공수처의 무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검찰개혁, 사법개혁 추진과 맞물려 판사·검사들에 대한 고발이 밀려들고 있으나 공수처는 수사 역량 부족과 리더십 부재 등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오는 9월 검찰청이 폐지되면 지금보다 역할 확대가 불가피한 공수처를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시민사회와 법조계에서 나옵니다.
지난달 법왜곡죄를 담은 형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공수처에는 30건이 넘는 관련 사건이 접수됐습니다. 이 가운데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조희대 대법원장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진술 회유 의혹의 당사자인 박상용 검사 등이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공수처는 '법왜곡죄 고발 1호'인 조 대법원장에 대해서 한 달 넘도록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 "검토중"이라는 말만 거듭할 뿐 정식 수사 착수 여부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공수처는 앞서 여러 건의 조 대법장의 직권남용 고발 사건에 대해서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수처가 수사에 늑장을 부리는 대표적인 사건은 지귀연 판사 '룸살롱 접대 의혹'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지 이달로 1년이 됐지만 결과는 감감무소식입니다. 수사를 미적댄다는 여론의 비판에 지난해 11월 첫 압수수색에 나섰는데, 그러고도 다시 5개월이 흘렀습니다. 룸살롱에서 지 판사가 술을 접대받았는지 여부를 가리는데 이토록 오래 시간이 걸린다는 건, 수사 의지가 없거나 무능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공수처가 지난 21일 브리핑에서 "일련의 조사 과정이 쉽지 않다"고 밝힌 것을 보면 의지도, 능력도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달리, 공수처는 민중기 특검팀의 '통일교 편파수사 의혹'에 대해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수처는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이 이 의혹을 경찰에 고발하자 곧바로 사건을 이첩받은 뒤 민중기 특검과 특검팀 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이를 토대로 지난달에는 통일교 관련 수사를 이끌었던 특검팀 부장검사를 불러 조사했고, 최근엔 통일교 수사를 지휘한 특검보에 대해 소환을 통보했습니다. 수차례 고발에도 미동도 않던 조희대 수사와 1년이 되도록 수사 결과를 내놓지 않는 지귀연 의혹에 비해 이례적인 수사 속도입니다.
민주당 등 여권에서도 공수처에 대한 불신을 감추지 않는 모습입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윤석열 검찰 조작기소 국조특위'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위해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미 5개 특검이 가동돼 일선 검찰청의 인력난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특검을 재차 거론한 것은 법무부 장관조차 공수처의 능력과 수사 의지를 믿지 못해서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검찰을 감시하는 수사기관인 공수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인 셈입니다.
공수처의 무능은 빈약한 성과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2021년 1월 출범한 공수처는 올해로 출범 6년째를 맞았지만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한 것은 2차례뿐입니다. 구속된 피의자도 윤석열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이라 사실상 계엄 사태를 제외하고는 구속 수사 경험이 없습니다. 공수처 내부 사정도 혼란스럽습니다.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재승 차장은 '제식구 감싸기' 식으로 조직 내부자에 대해 고발을 미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고, 지난달에는 공수처 수사관 4명의 비위가 적발돼 중징계 및 고발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부패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기관으로서 자격이 있는지조차 의문입니다.
공수처는 공소청·중수청법 제정 논의와 특검 이슈까지 겹치면서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진 상태입니다. 가장 큰 책임은 공수처의 허약한 리더십과 내부 수사 역량 부족에 있지만 이를 방치한 정치권에도 있습니다. 공수처의 탄생은 고위공직자 비리 감시와 견제라는 시대적 요구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검찰청이 해체되면 공수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하는 유일한 수사기관으로 위상이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공수처가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하도록 이제라도 정치권이 나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새로 만들어질 중수청과 경찰, 공수처 등 수사기관 간의 역할과 권한 조정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화물연대 노동자가 파업 투쟁 중 목숨을 잃은 사건의 파장이 커지는 양상입니다.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대표적인 특수고용노동자인 화물노동자들은 노동법에 기대지 못하고 '권리'밖에 남겨졌다고 지적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권리 밖 노동자'를 보호하겠다며 관련 법 제정을 추진 중이지만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본의 본성을 전제로 용인해서는 한계에 부닥칠 거라고 경고합니다. 👉 칼럼 보기
[권태호 칼럼] '대북정보 중단 논란'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시 발언이 한미간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입니다. 권태호 한겨레신문 편집인은 미국이 '대북 정보'를 무기로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듯한 모양도 볼썽사납지만 이런 상황에서 덮어놓고 '미국 심기를 건드려선 안 된다'는 자세로 일관하는 건 한미동맹의 올바른 모습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정부 내 노선갈등이 암투처럼 비치는 건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