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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한덕수·윤석열' 대법 판결, 불안하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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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 사건, 국민 상식 동떨어진 판결 가능성

명태균 여론조사 무죄시 윤석열·오세훈 사건에도 영향 미칠 듯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2일 김건희의 '3대 의혹' 사건 두번째 심리를 여는 가운데, 전원합의체(전합)에 회부된 여러 내란 관련 사건 판결이 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현재 전합에는 김건희 사건 외에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사건이 회부돼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들 사건의 전합 회부 배경과 대법원 구성 등으로 볼 때 국민의 상식에 반하는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명태균 여론조사와 관련해 2심이 끝나 대법원에 올라올 윤석열 사건과 23일 2심이 끝나면 결국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되는 오세훈 서울시장 사건도 이번 전합 판결을 보면 결과를 가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건희 전합 회부 사건 중 가장 우려스런 것은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입니다. 사건의 쟁점은 명씨 여론조사 제공이 정치자금법이 금지하는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하는지 여부인데, 김건희는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여론조사 관련 계약서나 지시가 없었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은 여론조사 대가 제공이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김영선 공천은 여사님 선물"이라는 명씨 육성 등 수많은 증거가 무색해지는 판결이라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또다른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지만 2심에서는 일부 유죄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문제는 김건희의 이같은 3대 의혹 사건의 전합 회부 배경입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7월 김건희 선고를 하루 앞두고 전합에 넘기는 극히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에 이어 오세훈도 각각 1심에서 유죄를 받자 엇갈린 판결의 법리를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해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미 대법원이 김건희 무죄를 결정한 상태에서 여론의 압박을 고려한 시간벌기 차원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김건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증거 판단에 논리적 모순이 없다며 무죄를 확정할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일각에서는 전합 회부가 명태균 사건이 아닌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소부에서의 판단이 엇갈렸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주가조작 혐의 2심 유죄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건희 사건과 관련해 또하나 주목할 대목은 김건희 추가 구속영장 발부 여부입니다. 민중기 특검팀은 오는 31일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김건희에 대해 대법원이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는 요청을 제출했습니다. 특검법이 규정한 '6-3-3' 원칙에 따르면 지난 6월 형이 확정됐어야 하는데 대법원의 전합 회부 결정으로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전합 선고가 김건희 구속 만기 전까지 사실상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대법원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게 합당합니다. 최근 법사위 국감에서 여당 의원이 전합 회부가 김건희를 석방하기 위한 시간끌기 아니냐는 의혹을 거론할 만큼 불신이 팽배해 있어 대법원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건희의 명태균 여론조사 전합 판단은 윤석열과 오세훈 재판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도 중요합니다. 윤석열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명씨가 제공한 여론조사는 재산상 이익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치적 이익'이어서 정치자금 기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전합이 이를 인정하면 윤석열도 무죄로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김건희와 윤석열은 사실상 '공동정범'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건희 측에서 윤석열 2심 무죄 판결문을 전합에 제출한 것도 이를 기대해서입니다. 오 시장 사건의 경우 명백한 대납 행위가 있었다는 점에서 김건희, 윤석열 사건과는 차이가 있지만 2심에서 무죄가 나온다면 대법원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전합에 회부된 한덕수·이상민 사건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급심에서 이들 사건에 대해 이견 없이 내란죄 성립을 인정한 만큼 전합 회부는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 많았습니다. 당시 한덕수와 이상민 모두 전합 회부를 요청한 터라 의구심은 더했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당시 두 사건을 맡은 소부의 주심이 오경미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퇴임)으로 진보 성향으로 분류돼 조희대 대법원장이 전합 회부 결정을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전원합의체의 뜻으로 진보적 성향의 소수 의견을 누르려는 의도라는 주장입니다.

대법 전원합의체는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전원이 심리와 판단을 하게 되는데 재판장은 조 대법원장이 맡습니다. 노태악 대법관 후임이 아직도 임명되지 않아 모두 12명이 심리하게 됩니다. 최근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재제청과 관련해 대법관 공석 장기화에 송구스럽다고 하면서도 재제청 거부는 정당하다고 강변했습니다. 이런 태도로 보면 조 대법원장이 주재하는 전합 판결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게 이상해 보이지 않습니다. 국민의 법감정과 상식으로 판단해야 할 명태균 여론조사 사건에 면죄부를 주고 한덕수·이상민 내란 가담 혐의 인정을 뒤집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합리적 의심입니다. 최고법원이라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판결을 내리는 게 제 역할이자 의무라는 것을 대법원은 명심해야 합니다.

[아침햇발] 이 대통령 '골프 TF'가 비장하게 다가오는 이유

청와대가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골프 회동에 대비해 TF를 꾸렸다는 소식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손원제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은 이 TF가 주목되는 것은 갈수록 한미간 난제가 쌓여가는 현실에서 두 정상의 골프 회동이 천금 같은 협상 기회가 될 수 있어서라고 합니다. 골프TF 구성은 올 12월 미국에서 정상 회동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상대적 약자의 안간힘이라는 겁니다. 👉 칼럼 보기

[김택근의 묵언] '재래식 언론'이라 칭하는 재래식 인간

이른바 '레거시 언론'을 재래식 언론으로 폄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김택근 시인은 국론이 사사건건 두 쪽으로 갈라지는 데는 빅스피커들과 시사 유튜브의 책임이 크다고 단언합니다. 그들의 주장은 민주주가 후퇴하던 엄혹한 시절에는 저항이었지만 이제 선동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레거시 언론은 아무리 언론지형이 바뀌었어도 나름의 자정기능이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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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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