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없는 조희대 국정조사'는 곤란하다
조 대법원장 출석과 의혹 규명할 핵심자료 확보 여부가 관건
'맹탕' 국정조사되면 조희대 탄핵은커녕 여론의 역풍 우려
민주당, 실체적 진실 규명 위해 치밀한 사전조사 필요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권한 남용과 정치 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조 대법원장을 비롯한 주요 증인들의 출석 여부, 의혹의 실체 규명에 필요한 자료 확보 등이 난관으로 지적됩니다.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국정조사 개최에 여론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는 것도 주요 과제입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조 대법원장 탄핵의 명분을 찾겠다는 계획이지만 '맹탕' 국정조사가 될 경우 탄핵은커녕 여론의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얼마나 철저하고 치밀하게 준비하느냐에 국정조사의 성패가 달린 셈입니다.
이번 국정조사의 가장 큰 난관은 당사자인 조 대법원장의 출석 여부입니다. 제기되는 모든 의혹의 중심에 조 대법원장이 있기에 그가 출석하지 않으면 효과적인 국정조사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조 대법원장이 국정조사장에 나올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조 대법원장은 국정조사 추진 소식이 전해진 뒤 침묵을 이어가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는 모습입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 관련 청문회 당시에도 사법권 독립 침해를 이유로 출석을 거부한 터라 이번에도 같은 대응을 할 거란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문제는 조 대법원장의 불출석에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입니다.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 등에 대해 형사고발을 거쳐 3년 이하 징역 또는 수천만원의 벌금을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법원이 이를 인정할 리 만무합니다. 불출석한 증인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도 있지만 강제 구인은 할 수 없어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조 대법원장뿐 아니라 증인으로 채택될 것으로 보이는 다수의 대법원과 법원행정처 소속 인사들도 국회에 나오지 않을 공산이 큽니다. 지난해 청문회에도 대법관 12명과 수석·선임재판연구관, 법원행정처 관계자 등 총 16명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전원이 불출석했습니다. 증인 없는 국정조사가 될 우려가 큰 셈입니다.
조 대법원장의 의혹을 밝힐 자료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지도 관건입니다. 국정조사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은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거부, 격려금 지급과 업무추진비 집행 의혹, 12·3 비상계엄 당시 헌법 수호 책무 이행 여부 등입니다. 이들 쟁점은 국정감사와 특검 수사 등을 거치기는 했지만, 아직 실상이 뚜렷이 규명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이 대통령 선거법 파기환송만 해도 6만쪽에 달하는 사건기록을 4일동안 읽고 선고할 수 있느냐는 의문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판결 당시 전자문서로 6만 페이지 가량의 기록에 접근했다는 '로그 기록' 공개 요구에 여태껏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내란 동조 의혹도 마찬가지입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6일 국감에서 비상계엄 당시 대법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에 처음으로 직접 선을 그었지만 의문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검에서 조 대법원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고발 사건에 대해 불기소 또는 각하 처분을 내렸으나, 대법원의 일방적 진술에 의존한 것이어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내란 당일 조 대법원장이 주재한 심야 회의 관련 기록과 보고문건, 메신저 대화 등을 통해 사실 관계를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논란이 된 업무추진비도 예산 사용 내역과 증빙자료, 집행 근거 등을 확보해 검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출석하지 않더라도 국정조사 진행에는 별 차질이 없을 거라고 말합니다. "조 대법원장을 부르는 게 목표가 아니라 국민에게 조 대법원장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리는 것"이라는 관계자의 말도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 불출석을 기정사실로 해놓고 국정조사에 임하겠다는 건 이미 실패를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조 대법원장과 대법관,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을 불러 사실을 따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지난해 청문회처럼 대법원의 전면 거부 속에 핵심 증거도, 증인도 없는 국정조사가 돼서는 곤란합니다.
국회가 전례없는 대법원장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게 된 가장 큰 책임이 조 대법원장에게 있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습니다. 조 대법원장의 의혹들은 사법부의 공정성·도덕성과 직결된 사안들로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장 탄핵에 동의하는 국민이 상당수에 이른다는 사실을 두렵게 받아들여 국정조사 출석과 증언을 회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헌법 수호와 법치주의 실현의 책무를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다는 점을 국민에게 알릴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조사와 치밀한 준비 과정이 요구됩니다. 민주당 의원들의 실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구회근 재판부가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춘재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은 구 부장판사가 무죄 근거의 하나로 제시한 오 시장과 명태균의 첫 만남 시점을 2021년 1월22일로 특정했는데, 실제론 2020년 12월9일이라는 겁니다. 만난지 이틀만에 명씨에게 '비용 부담' 문제까지 언급하며 여론조사를 의뢰했을 리 없다고 한 전제가 틀렸다는 얘깁니다. 👉 칼럼 보기
[정동칼럼] 현세대에 갇힌 연금 연대
올해부터 확대되는 국민연금 크레딧과 추후납부 제도가 뜨거운 논란입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출산크레딧과 군복무크레딧 확대는 출산, 군복무 등 불가피한 이유로 소득활동을 할 수 없는 시기를 지원하지만 비용은 누가 부담하느냐는 문제가 남는다고 말합니다. 추납 제도도 결국은 후세대의 재정 부담으로 돌아갈 텐데, 과연 우리 현세대가 후세대에게 '연대'를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