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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한''장한오', 보수 통합이라는 신기루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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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무죄 선거 후 보수통합 시나리오 쏟아지지만 성사 가능성 희박

오세훈·한동훈·장동혁·이준석 등 자기 세력화 통한 치열한 대권 경쟁 불가피

정치공학적 계산 앞세우기 보다는 보수 정권 실패에 대한 사과, 성찰이 먼저

오세훈 서울시장 무죄 선고 이후 보수 진영에서 통합과 연대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보수 정치권의 지형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립니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은 기사회생한 오 시장으로 연일 보수 통합을 외치며 세력화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보수 언론을 비롯한 외곽에서도 '오이한'(오세훈·이준석·한동훈) '장한오'(장동혁·한동훈·오세훈) 등의 네이밍을 하며 보수 통합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실제 보수 통합이 성사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보수 통합을 주장하기에 앞서 윤석열 옹호로 퇴행된 보수 가치와 비전부터 세우는 게 먼저라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국힘의힘 안팎에서 여러 보수 통합 시나리오가 쏟아지지만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이유는 거론되는 이들이 모두 대권 주자라는 점에서입니다. 오 시장과 한 의원, 장 대표는 물론 이준석 개혁신당 전 대표도 2030년 대선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의 지도 체제 개편에 대해서는 이해가 일치할지 몰라도 대선을 놓고서는 협력이 아닌 경쟁 상대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보수 통합이라는 것도 자신을 중심으로 한 통합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오히려 서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과정에서 갈등과 분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당장 야권의 주도권을 둘러싼 세력화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입니다. 상대적으로 당내 기반이 취약한 오 시장은 선고 당시 법원을 찾은 의원들을 시장 공관으로 초대해 '식사정치'에 나섰습니다. 참석자들 가운데는 오세훈계로 분류되는 몇몇 의원들 외에 구주류와 당권파에 속하는 의원들도 포함됐습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대표로 최장수 기록을 깬 장 대표는 올림픽공원 시위 참석 등 부정선거 이슈에 집중하며 강성 지지층 결집에 한층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한 의원의 경우 겉으로는 오 시장 무죄를 반기면서도 내심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오 시장 선고 당시 법정에 친한계 의원들이 전혀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 이를 대변합니다.

보수 진영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히는 오 시장과 한 의원의 관계는 복잡미묘합니다. 이른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등 정치 기반이 겹치는 터라 보수의 대표로 자리매김하려는 경쟁이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두 사람은 이전부터도 서로 돕고 협력하기보다는 상대방 견제에 치중해왔습니다. 오 시장은 한 의원이 당원게시판 사태와 제명 조치로 곤경에 처했을 때 별다른 지지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한 의원이 국민의힘 복당을 간절히 원하지만 이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도 없었습니다. 한 의원도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로 위기에 놓였을 때 오히려 정치 브로커를 엄정 수사하라고 거듭 주장해왔습니다. 두 사람 간에 감정의 골이 적지 않게 패어 있다는 얘기가 국힘 안팎에서 나옵니다.

2028년 총선 공천 등 당 장악력과 관련해서도 잠재적 대선 주자들 간에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광역단체장인 오 시장은 총선과 공천에서 힘을 쓰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 의원도 복당이 되지 않는 한 당의 일에 관여할 수 없어 존재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이 내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리인을 내세울 거라는 관측도 있지만 장 대표가 이를 좌시할 리가 만무합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현재 당을 장악하고 있는 장 대표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권파 측에서는 장 대표 연임이 되는 순간 관망하던 의원들도 장 대표 쪽으로 줄을 설 것이란 기대가 나옵니다.  

한편에서는 바로 이런 상황 때문에 오세훈과 한동훈의 잠정적 연대 가능성을 점치기도 합니다. 총선까지는 오 시장과 한 의원이 한팀처럼 움직이고 이후에 각자 대선 경쟁을 펴자는 전략입니다. '반장동혁 노선'을 구축해 당내에서 강경파를 제거하고 중도·개혁파의 몸집을 키우자는 계산이 담겨있습니다. 친한계측에선 오 시장이 한 의원의 복당을 돕고 총선 때 공천권을 같이 행사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됩니다. 이런 구상은 보수 진영 내에서 장 대표 체제로 총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여론이 형성되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보수 진영 내 강성 지지층과 온건 지지층 사이에서 격렬한 갈등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선 백가쟁명식으로 쏟아지는 보수 통합 시나리오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보수 통합 논의가 오로지 몸집과 외연 확장을 통한 정권 교체에만 매몰돼있지 왜 보수가 정권을 잡아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어서입니다. 보수 진영으로서는 통합이 급선무일지 모르나 국민들 눈에는 '그 나물에 그 밥'인 정치공학적 계산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보수 세력은 박근혜ㆍ윤석열 두 번의 보수 대통령 탄핵으로 국민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겨줬습니다. 그런데도 보수 정권의 국정 실패를 반성하거나 제대로 청산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낡은 종북 이데올로기와 사사건건 정부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구태정치로는 결코 대안세력이 될 수 없습니다. 통합 이전에 보수의 진정한 가치와 비전부터 제시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이자 의무라는 지적에 귀기울여야 합니다.

[아침햇발] 같이 갑시다, 한국은 빼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한국의 알래스카 투자 계획이 중간선거용이라는 의혹이 짙어졌습니다. 김남일 한겨레신문 기자는 당시 백악관 행사에서 트럼프는 미국과 행정부 성과를 자랑할 때 '우리'를 언급하면서 정작 합의 당사자인 한국은 돈만 대는 물주인 '그들'로 부르며 철저히 제3자로 대했다고 전합니다. 최근 논란을 빚은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종종 말하는 '같이 갑시다'는 말과는 다르다고 꼬집습니다. 👉 칼럼 보기

[홍성수 칼럼] 혐오의 고리 끊기, 학교에 희망 거는 이유

학교 현장이 혐오와 차별의 온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육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됩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인스타그램과 쇼트폼 영상은 젊은층이 국우적 세계관에 스며드는 일상적 통로가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5.18 등의 역사적 진실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자신의 말이 누군가에게 어떤 상처를 주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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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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