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그분'은 허구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X에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을 언급하면서 당시 핵심 논란이었던 대장동 '그분'의 실체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대장동 개발의혹 보도로 한국신문상을 수상한 동아일보에 대한 수상 취소와 정정 보도를 요구했습니다. 대장동 '그분' 논란은 동아일보의 첫 보도 이후 국민의힘이 이재명 후보로 '그분'으로 특정했고, 언론들이 의혹을 부풀리면서 확산됐습니다. 핵심 증거였던 '정영학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그분'이 이 후보가 아니라는 게 드러났지만 '그분=이재명' 프레임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대다수 언론이 사실을 제대로 바로잡지 않고 유야무야 넘어가는 바람에 이 프레임은 지금도 여전히 작동하는 모양새입니다.
대장동 '그분'의 발단은 2021년 10월 9일자 '김만배, 천하동인 1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제목의 동아일보 기사입니다. 김씨가 "그(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다. 너희도 알지 않느냐"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정영학 녹취록에 담겨 있다고 썼습니다. 당시 거의 모든 언론이 김씨의 이 발언에 대한 검증 없이 '그분'을 추적했고, 이재명이라고 결론내리지는 않았지만 누가 봐도 이재명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보도했습니다. 당시 대선 후보로 이재명과 윤석열이 확정돼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시기에 나온 '그분' 보도는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이런 흐름을 바꾼 건 뉴스타파의 '정영학 녹취록' 전문 공개였습니다. 당시 공개된 1,325쪽의 녹취록에는 '천화동인 1호 절반이 그분 것'이라는 대목은 아예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만 김씨가 천화동인 1호가 보유한 타운하우스를 언급하는 부분에만 '그분'이란 표현이 등장하는데, 당시 조재연 대법관이 의심을 받았지만 검찰은 지난 14일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법조계에서는 대장동 '그분' 논란은 사실상 실체가 없는 것으로 김씨가 법조계 인맥을 과시하기 위해 허언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그분'이 이 후보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수사를 담당한 검찰과 의혹을 보도한 언론에선 적극적으로 이를 바로잡으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검찰의 경우 당시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그분은 정치인이 아니다'라고만 했지 '이재명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정영학 녹취록'을 제출받아 내용을 잘 알고 있는데도 애매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분'에 대한 언론 보도가 쏟아지는데도 검찰은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하지 않고 있다가 4년이 지나서야 조 전 대법관을 불기소 처리하는데 그쳤습니다.
언론의 태도도 비판 받아 마땅합니다. 당시 상당수 언론은 독자적 취재를 통해 확보한 물증을 근거로 대장동 '그분'의 의혹을 제기한 게 아니라 막연한 추정과 심증으로 기사를 다뤘습니다. 녹취록 공개와 검찰 발표로 '그분'이 이 후보가 아니라는 게 명확해졌는데도 오보에 대한 사과나 정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한국신문협회는 동아일보 보도를 뉴스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습니다. '대장동 이슈 보도에서 지속적으로 파괴력 있는 팩트를 발굴했다'는 이유였는데, '그분' 보도가 오보인 사실이 밝혀진 상황에서 적절했는지 당시에도 논란이 제기됐었습니다.
언론 단체와 각 언론사는 오보 사안에 대한 정정보도를 엄격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국기자협회는 언론윤리강령에서 '보도에 대한 의문과 비판에 열린 자세로 소통하며, 잘못이 있다면 신속하고 분명하게 바로잡는다'고 명시했고, 한국신문윤리위원회도 '보도기사의 오류를 발견하거나 정정 요구를 받았을 때는 확인을 거쳐 그 내용을 신속하고 뚜렷하게 게재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각 언론사들도 정정 보도는 가능한 한 신속히 처리한다는 취재 규정을 예외 없이 두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아일보 수상 취소 요구에 "노골적인 언론 탄압"라고 비판했지만 잘못된 보도에 상을 주며 격려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게 여론의 대체적인 반응입니다.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언론들의 공통된 원칙은 오보에 대한 신속한 정정입니다. 사실관계가 틀렸는데도 오류를 바로잡지 않는 건 독자들에 대한 기만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언론이 국민의 신뢰를 받으려면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오보가 발생한 경위와 조치, 재발 방지 대책까지 명확히 공개해야 합니다. 그것이 책임 있는 언론의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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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도] 전월세난, 어쩌다 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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