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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후보 낼 자격 없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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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헌재의 윤석열 파면 결정 후 내란에 동조한 국민의힘이 조기 대선에서 후보를 낼 자격이 있느냐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국민의힘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돼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귀책사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너무도 명백한 불법계엄과 그에 따른 탄핵에도 불구하고 윤석열과 집권여당이 정권재창출을 도와달라고 읍소하는 건 후안무치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국민의힘 당규에는 '선출직 공직자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인하여 재보궐 선거가 발생한 경우 당해 선거구의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의무 규정은 아니지만 그 만큼 정치적·도의적 책임이 크다는 점을 인정해 만들어진 조항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도 비대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귀책으로 재보궐 선거가 이뤄지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지난 2일 치러진 보궐 선거에서 서울 구로구청장 후보를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도 전 구청장이 주식 백지신탁을 거부하고 무책임하게 사퇴하는 바람에 혈세를 들여 보궐선거를 치러야 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탄핵으로 치러지는 대선도 엄연히 보궐선거에 해당합니다. 윤석열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게 아니긴 하지만 헌법 및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통령의 궐위로 60일 이내에 치러지는 보궐선거로 규정돼 있습니다. 초유의 위헌·위법적 내란 행위로 자당 소속 대통령이 임기 3년 만에 파면된 만큼 집권여당의 귀책사유는 그대로 존재합니다. 자격 미달의 윤석열을 지난 대선에서 영입한 것도, 윤석열의 폭정을 견제하기는커녕 권력을 공동으로 향유한 당사자도 국민의힘입니다. 탄핵에 대한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지금까지 줄곧 윤석열 옹호에만 열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야당은 비상계엄을 즉시 해제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지만,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며 계엄해제에 미온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윤석열이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로 풀려나자 국민의힘 의원 82명이 '탄핵심판 각하'를 헌재에 요구했는데, 사실상 당차원의 결의나 다름 없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전광훈이 주최하는 극우 집회에 참석해 강경발언을 쏟아냈고, 헌재 앞에서 '탄핵 기각'을 주장하며 릴레이 피켓 시위도 벌이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파면 후에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4일 헌재 파면 선고 후 한남동 대통령관저를 방문해 "그동안 수고가 많으셨다"며 위로했고, 윤석열은 "대선에서 꼭 승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험천만한 이재명 세력에게 맡길 수 없다. 대선은 절대로 물러설 수 없고 져선 안 되는 선거"라고도 했습니다. 윤석열이나 국민의힘이나 제대로 된 반성이나 사과는 없이 대선 승리 운운하는 행태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국민의힘이 '대선 승리'를 내세우는 것도 논리적으로 모순이라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그동안 '윤석열 복귀'를 주장해온 것이 일관성이 있으려면 자진해서 선거를 거부해야 앞뒤가 맞는다는 겁니다. 국민의힘이 줄곧 윤석열의 부정선거 주장에 사실상 동조해왔다는 점에서 조기 대선도 믿을 수 없으니 선거를 거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이런 여론을 의식해 대선 후보를 내지 말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선 일부 중진 의원이 "우리는 폐족이 됐다. 이번 조기 대선에는 당 소속 후보를 출마시키지 말자"는 의견을 냈다고 합니다.

윤석열 파면으로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후보로 내세워 당선시킨 대통령 두명이 연이어 임기 중에 쫓겨나는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고 당을 해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내란 우두머리와 한배를 타고서 다시 대통령을 뽑아 달라는건 염치없는 일입니다. 정상적인 정치인이라면  그런 당의 대선 후보가 되겠다고 나서지도 않아야 맞습니다. 헌정 파괴 범죄를 비호하는 정당은 국민을 대의할 자격이 없습니다.

[천광암 칼럼] 결국 '법기술자 윤석열'이 '대통령 윤석열' 잡았다

헌재 탄핵 결정문은 윤석열의 '법기술'이 얼마나 허망했는지를 생생이 보여줍니다. 동아일보 천광암 논설주간은 윤석열이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쏟아낸 말들이 윤석열의 다른 핵심적인 주장과 논리를 무너뜨리는 주된 근거로 인용됐다고 말합니다. '법 기술자 윤석열'이 '대통령 윤석열'의 발목을 잡았다며 국민 신임을 잃은 대통령은 '호수 위에 뜬 달그림자'일 뿐이라고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

[세계의 창] 헌법을 찢어버리는 자들

윤석열 내란 사태의 실패는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의 무자비함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관건은 미국 정치 문화의 성숙함이 이를 막아낼 수 있느냐에 있다고 말합니다. 최근 트럼프가 3선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수정헌법상 불가능하지만 노골적으로 헌법을 위반하고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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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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