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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비행금지구역 왜 축소됐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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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용산 대통령실 상공이 북한 무인기에 뚫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군사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상공에 설치된 비행금지구역이 잘못 설정된 데다 대공 감시 체계와 무기도 취약한 게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한남동 관저도 장소적 경호 취약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론 용산 대통령실 이전이  졸속으로 이뤄진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제라도 용산 주변의 방공체계를 총체적으로 점검할 필요성이 큽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비행금지구역이 수도 서울의 방위를 맡고 있는 수방사의 의견을 무시하고 축소 설정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런 내용은 당시 수방사령관이었던 김도균 전 중장이 지난해 10월 폭로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 무인기가 침범한 비행금지구역은 군사용어로 P-73으로 불립니다. 당초 청와대 시절에는 P-73이 A구역(반경 3.7km)과 B구역(반경 8.3km)으로 설정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실에서 비행금지구역을 용산 집무실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강남 일대가 포함된다는 이유로 아예 B구역을 없애고 A구역만으로 축소시켰습니다. 기존의 비행금지구역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입니다.

김 전 수방사령관은 "대통령실 경호처 등과의 협의에서 수 차례 문제 제기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수방사는 대안으로 약 5.6km 이상을 제시했지만 이조차 묵살됐다고 주장합니다. 군사전문가들은 비행금지구역이 어느 정도 확보돼야 하는 이유로 국토가 좁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거리가 확보돼야 유사시 방공작전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겁니다. 통상 B구역에 들어갈 경우 경고사격을, A구역은 격추가 원칙입니다. 만약 비행금지구역이 B구역으로 넓었다면 이번 사태에서 훨씬 기민한 대응을 펴도록 작전체계가 달랐을 겁니다.  

용산 주변의 대공 방어체계도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악산과 인왕산에 둘러싸인 청와대는 천혜의 요새였습니다. 이런 지리적 요건 외에도 무인기를 잡을 수 있는 레이더와 이를 격추시킬 수 있는 전파차단기가 산 곳곳에 집중 배치돼 있습니다. 대공 방어를 위해 '천마'와 '미스트랄' 미사일이 배치돼 있고 2020년 1월엔 패트리어트 포대를 추가 배치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용산에 배치된 방어 시스템은 매우 허술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일단 지형지물이 없어 몇몇 고층 빌딩 옥상에 대공포를 배치한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장비는 군부대가 관리하는 건물에 있지만 저지대여서 탐지 및 요격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한남동 관저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기존 청와대는 집무실과 관저가 내부지역으로 같이 있기 때문에 경호경비에 대한 조치를 일원화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분리돼 있어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관저 위치도 한남동 공관지역의 가장 위쪽에 자리한 터라 남산 일대에서 훤히 들여다 보이는 문제가 노출됐습니다. 관저 주변에 나무를 더 심고 남산 전망대에서의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관저 지역은 비행금지구역이 1.7km로 설정돼 있는데 공중 위협 대비가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군에서는 용산 집무실 앞을 가로지르는 한강도 경호경비에 있어 적잖은 골칫거리라고 지적합니다. 한강 항로의 경우 민간 요트나 선박 등이 마음대로 오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고, 한강 시민공원에서 띄우는 드론도 위협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드론에 폭발물이나 방사성 물질을 매달아 테러에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군사전문가들은 용산 주변의 방공체계를 전면적으로 재검검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비행금지구역 재설정과 대공무기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육군 미사일사령관 등을 지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남산이나 효창공원 등에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 배치를 주장합니다.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옥상에도 방공포대 설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합니다. 현재 군은 이스라엘제 무인기 감지체계인  '스카이 스포터'(Sky Spotter)' 도입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8일 나왔습니다. 기존 레이더가 물체를 점으로만 나타내는 데 비해 스카이스포터는 비행물체의 형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전자 눈' 기능을 해 무인기인지 새 떼나 풍선인지 등을 판별하는 장비라고 합니다. 물론 이런 대공 장비 보완도 필요하지만 북한의 무인기 침범에 대비하려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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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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