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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보다 더한 '친윤 검사 이창수'가 온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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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심우정 검찰총장의 '윤석열 봐주기'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친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복귀에 대한 우려가 커집니다. 헌재가 13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부실수사한 혐의로 탄핵소추된 이창수 등 검사 3명에게 기각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창수가 돌아오면 서울중앙지검이 맡고있는 '명태균 게이트' 등 윤석열∙김건희 관련 각종 의혹 수사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양상은 윤석열이 파면되더라도 별로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총장의 입'으로 불리는 대검 대변인을 맡았던 이창수는 대표적인 '친윤 특수통 검사'로 꼽힙니다. 중앙지검장이 되기에는 기수가 낮은데도 불구하고 윤석열이 지난해 전격 임명할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습니다. 성남지청장 재직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했고, 전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사위 채용 수사'를 지휘한 것이 중앙지검장 발탁 배경으로 전해집니다. 당시 용산에서 '김건희 수사지휘부'를 전면교체하면서까지 이창수를 임명해 구설에 올랐습니다.

이창수는 이런 윤석열의 기대에 걸맞게 취임 후 김건희 의혹에 잇단 면죄부를 부여했습니다. 검사들이 휴대폰까지 반납한 채 치욕적인 '출장 조사'를 한 것도, 명품백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것도 이창수 지휘로 이뤄졌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김건희를 검찰청사로 소환조사하라는 지시를 어긴 이창수를 진상조사토록 했지만 그마저 거부당했습니다. 당시 검찰 내에서는 윤석열을 뒷배로 둔 실세 검사장이 총장 지시를 대놓고 무시한 하극상이라는 얘기가 퍼졌습니다.    

그런 이창수가 중앙지검장으로 복귀하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는 자명합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이 맡고 있는 가장 큰 현안은 '명태균 게이트' 수사입니다. 창원지검의 명태균 '황금폰' 포렌식을 통해 윤석열과 김건희의 공천 개입 육성 통화가 공개됐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창원지검 검사들이 김건희 수사필요성을 적시한 보고서에 연서명을 할 정도로 공천 개입 의혹은 뚜렷해졌습니다. 하지만 중앙지검이 사건을 넘겨받은 뒤에도 김건희 소환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이창수의 복귀는 김건희 수사에 먹장구름이 짙게 드리우는 격입니다.

당초 법조계에선 윤석열이 헌재에서 파면되면 조직 보호를 위해 검찰이 윤석열과 김건희를 손절할 거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창수가 돌아오는 국면에선 다른 관측이 나옵니다. 정권이 교체될 때까지 검찰이 최대한 윤석열 부부를 지키려할 거라는 예상입니다. 심우정의 즉시항고 포기에서 나타났듯이 '친윤' 검찰 지휘부는 여전히 윤석열에 충성하는 모습입니다. 이창수 복귀는 검찰의 이런 기류를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헌재가 이창수 등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를 기각할 경우 정당성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 측이 제기한 탄핵 사유는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수사에서 김건희를 비공개조사하고, 수사심의위 개최 없이 무혐의 처분한 것이 헌법과 법률의 평등 원칙 및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주장입니다. '탄핵 사유가 모호하다'는 얘기도 있지만 헌재가 탄핵소추된 검사들에 대해선 보다 엄정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헌재가 지난해 8월 탄핵안을 기각한 이정섭 검사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이 인정돼 불구속기소됐습니다. 헌재가 이정섭을 탄핵할 사유가 충분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검사의 잘못을 처분하는 장치는 징계와 탄핵밖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검찰 조직은 문제 검사들의 비행을 덮어주는 게 관행화돼 징계에 이르는 사례는 매우 드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검사탄핵 제도는 검찰을 견제하고 통제하는 가장 유력하고도 유일한 장치입니다. 대통령이 두 명씩이나 탄핵당했는데도 정부 수립 이후 파면당한 검사가 단 한 명도 없다는 건 정상이 아닙니다. 검사는 어떤 추악한 범죄와 비리를 저질러도 단죄받지 않는다는 '검사 불패'의 신화를 헌재가 앞장서 써주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합니다.  

[전중환의 진화의 창] 왜 부끄러움을 모를까? 진화론적 '윤석열 탐구'

석방된 윤석열의 뻔뻔한 모습이 많은 국민을 분노케 했습니다. 전중환 경희대 교수는 윤석열이 별로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 까닭을 진화적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수치심을 느끼는 건 그런 행동을 보거나 듣는 청중이 누구냐가 중요한데, 윤석열의 청중은 계엄에 찬성하는 극우세력이라 이들의 기분을 살뜰히 챙길 수밖에 없다고 진단합니다. 👉 칼럼 보기

[정한울의 한국사람탐구] 윤 대통령 석방, 악재일 수 있다

윤석열 석방이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입니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장은 여론 향방의 균형추인 중도층은 계엄 초기부터 계엄 반대, 탄핵 찬성 구조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윤석열 석방이 보수 진영 입장에선 단기적으로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계기일지 모르나, 대선경쟁 구도로 보면 심각한 악재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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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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