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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탄탄대로이기만 할까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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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지방선거 승리로 보수진영의 유력 대선주자로 뛰어올랐지만 넘어야 할 벽이 만만치 않습니다. 당장 '명태균 사법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재선거' 논란도 변수로 등장했습니다. 서울시장 공약으로 내건 주택 공급 확대 등 부동산 문제 해결도 발등의 불이 됐습니다. 지난 임기 때와는 달리 '여소야대' 서울시의회와 여당 구청장 대거 당선으로 시정 운영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차기 대선을 노리는 오 시장이 이제부터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 시장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는 10일 재개되는 명태균 사건 재판입니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정치브로커 명씨로부터 제공받은 여론조사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납하게 한 혐의로 특검에 의해 기소됐습니다. 오 시장은 명씨와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비용을 대납시킨 혐의는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오 시장 측은 김건희의 명태균 여론조사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된 점을 들어 무죄를 자신하고 있지만, 사건 구조가 다르다는 점에서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오 시장이 비용 대납 과정에 관여했거나 이를 인식했는지를 특검팀이 얼마나 입증했는지가 관건이라는 게 법조계 전망입니다.

오 시장 재판은 현재 마무리 국면이어서 다음 주 결심공판이 끝나면 내달 중 1심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특검법은 공소제기일로부터 1심은 6개월, 2·3심은 각각 3개월안에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르면 12월 판결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오 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을 잃게 됩니다. 지방자치법은 지자체장이 피선거권을 박탈당할 경우 즉시 퇴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오 시장으로선 재판 결과에 따라 시장직을 상실할 수 있는 사법리스크 속에 임기 초반을 맞게 된 셈입니다.

오 시장 당선에 힘을 실어준 '부동산 표심'이 거꾸로 족쇄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오 시장은 이번 선거중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을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오 시장은 당선 후 인터뷰에서 "선거를 겨냥해서 급조한 정치 공약이 아니라 담당 공무원들의 객관적인 행정보고"라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공공중심으로 주택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중인 상황에서 오 시장의 민간정비 사업 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따릅니다. 오 시장이 10년에 걸쳐 서울시 주거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실제 착공과 공급실적이 미미했다는 점에서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오세훈표 정비사업이 본격화되면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집값이 단기적으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재건축·재개발 기대감이 높은 강남권과 주요 역세권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유입될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시의 정비사업 속도전이 전세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서울 도심 내 대규모 정비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면 이주 수요가 한꺼번에 발생하면서 전세 물량이 줄고 임대료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오 시장에게는 부동산 문제가 차기 대선 가도의 발판이 될 수도 있지만 무리한 속도전으로 부작용이 커질 경우 자칫 '토허제 해제' 파동 때처럼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 시장이 5선 시장으로서 성과를 내려면 시의회의 협조가 절실한 데 상황은 정반대입니다. 오 시장이 한강버스나 '감사의 정원' 같은 역점 사업을 큰 제약없이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시의회를 국민의힘이 장악해서였지만, 이번 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이 70% 가까운 의석을 확보해 구도가 역전됐습니다. 시의회는 시예산안 확정과 조례 제·개정 권한 등을 갖고 있어 시의회가 반대하면 시장이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거의 없습니다. 오 시장으로선 2011년 민주당이 다수였던 서울시의회가 추진한 '무상급식 조례'에 반발해 주민투표를 강행했다가 시장직에서 물러난 악몽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차기 대선을 내다보는 오 시장은 모든 초점을 이재명 정부 비판에 맞춘 모습입니다. 심지어 투표 용지 부족 사태에 "선관위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할 것처럼 돼있는데 결과적으로는 모두 대통령 책임"이라며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습니다. 하지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극우 진영의 '재선거' 주장에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강경 보수 세력을 의식해 부정선거 음모론에 단호하게 선을 긋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오 시장이 진정 대권을 꿈꾸고 있다면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보다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성과로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오찬호의 틈새] 386세대가 민심을 읽지 못하는 이유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패배 원인 가운데 하나로 2030세대의 반민주당 정서가 꼽힙니다. 오찬호 작가는 민주당은 선거 내내 유권자를 고민 끝에 한 표를 행사하는 시민이 아닌, 당연히 진보를 선택해야 하는 정치적 미숙아로 대했다고 꼬집습니다. 젊은 세대의 보수화를 한탄하기 이전에 386세대는 남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만이 옳다는 그릇된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칼럼 보기

[이진우의 거리두기] 한국의 보수는 왜 몰락하는가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참패는 보수 몰락의 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이진우 포스텍 명예교수는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우파 정치가 부상하는 데도 유독 한국만 거꾸로 가는 것은 보수적 가치를 잃어버린채 새로운 이념적 정체성을 충분히 확립하지 못해서라고 진단합니다. '윤어게인'의 극우 이미지를 떨쳐버리지 못하는 한 국민의힘은 결코 진정한 보수의 힘이 되지 못할 거라고 단언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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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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