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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합당 무산, 누구 말이 맞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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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조국혁신당과 합당 실패 책임론 공방

당시 청와대 의중과 정청래 대표 소통 없는 기습 제안 규명 필요

유시민 발언 등 지지층 내 소모적 갈등 해소하는 계기 돼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무산 과정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당시 실상을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혁신당 합당 실패가 이른바 'ABC론' '재건축론' 등 진보 진영 내부 갈등을 촉발시키고 이어진 평택을 보궐선거에서 패배의 단초가 돼서입니다. 이런 갈등은 전당대회뿐 아니라 이후에도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 균열을 야기할 수 있는 요인이기에 무엇보다 사실 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는 주장입니다. 이런 과정은 전당대회 후 닥칠 혁신당과의 통합 또는 연대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도 필요해 보입니다.  

현재 김민석 전 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 측은 합당 무산 책임을 놓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주목되는 것은 당시 청와대의 의중이 어디에 실려 있었느냐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해 합당 국면에서 김 전 총리와 가까운 강득구 최고위원이 홍익표 정무수석과 만난 뒤 "지방선거 이후에 합당하고 전당대회는 통합전당대회로 했으면 하는 것이 대통령의 바람이라고 한다"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던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습니다. 당시 강 최고의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반대에 가장 앞장선 인사중 한 명이었습니다. 정 전 대표 측은 이를 근거로 청와대 입장은 합당 찬성이었는데, 이를 친명계 일부 인사들이 왜곡하는 바람에 일을 그르쳤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작 정 전 대표의 반응은 아리송합니다. 정 전 대표는 당시 강 최고위원과 홍 정무수석과 한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도 "오고 간 대화를 제 입으로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함구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은근히 김 전 총리 측에 책임을 떠넘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당시 모임에 참석해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당사자가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선택적 침묵을 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에 대해 김 전 총리는 "대통령이 통합전당대회를 생각하거나 지침을 줬다는 건 0.1%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 전 총리 역시 납득할 만한 소상한 설명은 하지 않아 혼란만 커지는 상황입니다.

또하나 풀어야 할 것은 정 전 대표가 당시 숙의와 소통을 거치지 않고 합당 제안을 불쑥 꺼낸 이유입니다. 정 전 대표는 올해 1월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합당을 전격 제안했는데, 최고위원들에게는 회견 직전에야 알려 당내 반발이 불거졌습니다. 그 당시에는 합당의 명분과 필요성에 민주당 의원들이나 지지층 상당수가 수긍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제안 시기와 방식은 논란의 불씨가 됐고, 절차적 비민주성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합당 성사보다는 정 전 대표 개인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한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일었습니다. 이에 대해 정 전 대표는 아직 뚜렷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합당 제안이 나온 후 당내 공론화 과정에 대한 성찰도 필요해 보입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의 논쟁이 대결적 언어로 흐르면서 필요 이상으로 갈등이 격화했습니다. 합당의 대상인 상대 당의 정책을 두고도 '색깔론'에 가까운 공격까지 등장하는 등 합당의 명분과 가치에 스스로 상처를 내기까지 했습니다. 이에 따른 후유증은 고스란히 평택을 보궐선거 캠페인에서 나타났습니다. 당초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진보 진영 간 난타전을 벌이다 국힘 후보에 당선을 헌납한 꼴이 됐습니다. 정 전 대표가 최근 "당이 후보를 그때 안내는 게 맞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 것은 무책임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문제는 혁신당과의 합당 실패에서 비롯된 지지층 갈등이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점입니다. 민주당 당권 경쟁은 수십년 전 과거 행적을 둔 진위 공방과 적통 논쟁, 멸칭을 동원한 감정싸움으로 흘렀습니다. 여기에 유시민 작가가 연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외연 확장 노선을 비판하면서 여권 내 파열음을 부추기는 양상입니다. 이 대통령의 외연확장이 전통적 지지층의 소외감을 낳았다 해도 유 작가 정도의 영향력 있는 인사라면 보다 정제된 언사로 진보 진영 내부의 갈등을 추스르는 게 옳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의제는 전당대회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당권 후보들은 '조건부 합당'과 '당장 합당' 등 합당 방식과 원칙 등에서 의견이 갈리지만 혁신당과의 합당이나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민주당 내분을 지켜보는 지지층 다수는 외연 확장과 진보 진영 간 연대·통합은 별개가 아니라 함께 지향해야 할 가치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소모적인 갈등을 멈추기 위해서라도 혁신당과의 합당 무산 과정을 복기하고 성찰하는 과정은 필요합니다.

[한겨레프리즘] '촉법소년'에 대한 오해

촉법소년 연령 하향 조정이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다시 공론화 대상에 올랐습니다. 박수진 한겨레신문 사회정책-젠더팀장은 이미 지난 4월 이 대통령의 지시로 꾸려진 '사회적 대화 협의체'에서 "교정과 치료를 위한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면 단순한 연령 하향만으로 범죄 예방과 재사회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신중 검토를 권고한 것이 대통령 한마디에 '도루묵'이 될 판이라고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

[여적] 천덕꾸러기 데이터센터

미국 등 주요국에서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제동이 걸리는 사례가 잇따릅니다. 김지환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데이터센터를 지어봐야 고용 효과는 미미한데 전기요금 급등, 수자원 고갈, 소음 등 부작용이 뚜렷해 미국에서만 300곳 넘는 지자체에서 신규 데이터센터를 금지, 제한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정부가 데이터센터 추진에 앞장서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은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습니다.👉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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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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