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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석방, 김건희 구속' 사필귀정이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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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광복절 사면이 1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인 가운데, 윤석열의 배우자 김건희 구속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윤석열의 무차별 표적수사로 수감된 조 전 장관은 풀려나고,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디딤돌로 대통령까지 올랐지만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된 윤석열 부부의 처지가 역사의 아이러니라는 분석입니다. 진보진영에선 이런 상황을 두고 무너진 정의 회복의 상징적 장면이자, 검찰독재 시대를 끝내고 정의로운 법치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거라는 기대가 많습니다.  

조국의 수난은 지난 2019년 '윤석열의 난'이 시발점이었습니다. '검찰개혁'에 찬성하는 양 문재인 전 대통령을 속였던 검찰총장 윤석열은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에 지명되고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자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당시 검찰 안팎에선 조 전 장관 수사가 윤석열이 대권으로 가는 '대호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는 풍문이 돌았습니다. '조국 수사'를 대권 도전의 발판으로 이용했다는 건데, 윤석열·김건희의 대권욕에 조국 일가가 제물이 된 셈입니다.  

당시 이런 계획은 윤석열과 김건희의 공동작품일 개연성이 높습니다. 김건희는 그즈음 한 유튜버와의 통화에서 "조국 전 장관이나 정경심 교수가 좀 가만히 있었으면 우리가 구속시키려 하지 않았다"며 "조민이가 부모를 잘못 만난 것"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조국 일가 수사가 단순한 의혹 규명이 아닌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됐고, 윤석열 부부가 진행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방향을 논의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황입니다.

조국 수사의 과도함은 '태산명동서일필'로 귀결됐던 수사 결과에서 확인된 바 있습니다. 당초 수사 시작은 사모펀드 조성을 통한 대선자금 마련이라는 어마어마한 명분을 내걸었으나 정작 처벌한 건은 '표창장 위조'와 '딸의 장학금 특혜'뿐이었습니다. 조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 행태가 비판받을 점이 있고 법을 어겼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것이 수백 번의 압수수색과 가족 모두를 심판해야 할 만큼 중죄였는지는 의문입니다.

윤석열 부부와 조 전 장관의 차이는 혐의의 위중함은 물론이고 법의 처벌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극명하게 갈립니다. 그간 조 전 장관은 기회있을 때마다 여러차례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진보적 지식인으로서 했던 말과 주장이 삶에서 온전히 실현되지 못했던 점을 반성하고 후회했다"고 했고, 과도한 법의 심판에 대해 "법원 선고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내란 범죄를 저지르고도 단 한번도 제대로 고개숙이지 않았습니다.

윤석열과 조국은 같은 시기, 같은 곳에 수감돼있지만 수형 생활은 천양지차입니다. 지난 1일 속옷차림으로 저항했던 윤석열은 특검팀의 2차 체포영장 집행도 거부했습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구치소가 아닌 조사실에서 에어컨을 쐬는 '황제 구치소 생활'을 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반면 조 전 장관은 운동과 식사 등으로 구성된 일과를 지키며 독서와 집필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습니다.

윤석열과 김건희는 대통령과 그 배우자로서 체면도 부끄러움도 전혀없이 행동하고 있습니다. 김건희는 특검 조사에서 뻔히 드러날 거짓말을 태연스럽게 해 구속영장 청구를 재촉했습니다. 권력의 정점에서 영향력을 행사할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며 빠져나갈 궁리를 하다 덜미를 잡혔습니다. 법 위에 군림해온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뒤늦게나마 법의 응징을 받게 됐고, 과도한 법의 심판을 받았던 조 전 장관은 명예회복을 얻게 됐습니다. 정권 교체와 함께 맞는 광복 80주년의 의미가 그 어느 때보다 뜻깊습니다.

[아침햇발] 김건희는 로비스트이자 법조브로커였다

12일 열리는 김건희 구속영장 심사에서 영장이 발부될 거라는 관측이 높습니다. 한겨레신문 이재성 논설위원은 김건희는 가족 비즈니스의 로비스트이자 법조 브로커였다고 단언합니다. 과거의 이상한 행적은 검찰 인맥을 동원해 동업자인 모친 최은순의 비리를 덮기 위함이었고, 학력세탁은 상류사회 진입을 위해서였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

[세계의 창] 급진 정치 이루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극우의 부상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으로 공통적인 기류입니다. 슬라보이 지제크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 교수는 이제 좌파는 선입견을 버리고 애국심이나 가족과 같은 가치조차도 적에게서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원칙을 지닌 실용주의로 인류생존이라는 핵심 목표에 집중하되,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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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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