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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의 상처뿐인 '마이웨이'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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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6·3 지방선거 책임론이 거세게 일면서 그의 당대표 연임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립니다. 정 대표는 8월 전당대회 재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막판 고심에 들어간 모양새입니다. 당내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여당을 향한 쓴소리와 민주당 지지세 급락 등으로 정 대표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정 대표가 믿고 있는 당원 여론이 식어가는 추세여서 출마를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연임 강행과 포기를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당선 가능성입니다. 정 대표가 아무리 정면돌파를 하려고 해도 현실적으로 당선될 확률이 적다면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재출마할 이유가 없습니다. 문제는 차기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정 대표가 출마가 예상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주 공개된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정 대표는 지방선거 전에 비해 10% 이상 지지율이 하락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출마가 예상되는 송영길 전 대표는 김 총리와 손을 잡을 거라는 게 기정사실로 알려져 있어 정 대표는 승산이 희박합니다. 비슷한 결과의 여론조사가 잇따른다면 정 대표가 출마를 접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이 대통령의 일련의 메시지가 정 대표에게 연임 포기를 압박하는 말로 해석되는 상황도 정 대표가 출마를 주저할 수밖에 없는 강력한 요인입니다. 이 대통령의 여당 지도부 '비토' 의사 표명은 "이겨야 할 곳에서 졌다면 최소한 승리는 아니다"는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유럽 순방 출국 때 정 대표 환송 배제, 해외 순방 중 "해결책 없는 편가르기는 선동"이라는 SNS 글 등 세 차례나 됩니다. 표면적으로는 각자가 원론적 성격으로 보이지만 당무 개입 논란을 의식해 조심스러우면서도 단호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냈다는 게 여권 내부의 공통적 견해입니다.

재출마를 저울질하는 정 대표에게 최악의 상황은 '이 대통령 대 정 대표'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집권 2년차 대통령과 맞서는 당대표 이미지로는 어떤 경우든 성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 대표가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발언으로 거센 역풍을 맞은 게 대표적 예입니다. 이 대통령이 정청래 지도부를 향해 불신임을 드러냈는데 정 대표가 출마를 불사하면 '맞짱을 뜨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적 판세를 읽는 촉수가 뛰어난 정 대표가 그 후폭풍을 감당하려 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선거 결과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책임론이 커지는 기류도 정 대표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최근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선거 결과에 불만이 있다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당지도부 책임론에 70% 가량이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 시작한 정 대표 책임론이 점차 지지층 전반으로 퍼져가는 양상입니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당원 1인 1표제' 등 개혁적 성향을 전면에 부각해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시도하려는 정 대표 계산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입니다. 15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에 역전된 것도 악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간 정 대표는 민주당 권리당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호남을 강한 지지 기반으로 삼았습니다. 정 대표가 작년 당대표 선거에서 친명핵심인 박찬대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데는 호남의 지지세가 바탕이 됐습니다. 이번 선거 후 정 대표가 첫 현장 최고위 장소로 호남을 택한 것도 출마를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선거 기간 호남에서 정 대표 리더십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등 지지가 이전 만큼 견고하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최근에는 호남 지역 당원들이 정 대표에게 불출마를 촉구하는 SNS를 적잖게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권에서는 정 대표가 처한 현 상황이 마이웨이를 고수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반대하는 당권 도전을 강행하다가 실패하면 자신이 설 자리가 사라질 거라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후년 총선에서 5선을 향한 공천장을 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여권 내에서 존재감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지지층에서 가장 걱정하는 건 통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 당대표 경쟁이 계파주의를 부추겨 극단적 분열로 치닫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현재 정 대표는 선거 책임론과 명예로운 불출마 명분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는 단계일 수도 있어 보입니다.

[김민아 칼럼] 민주당은 지금 자신들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 선출을 둘러싼 계파싸움이 점입가경입니다. 김민아 경향신문 칼럼니스트는 당의 현주소를 성찰하고 미래 진로를 모색해야 할 여당의 전당대회에 정책 논쟁은 없고 권력투쟁만 난무한 현실을 개탄합니다. 공공선을 실천하겠다며 정치에 뛰어든 의원들이 신념을 추구하고 무릎 꺾일 각오도 없다면, 차라리 정치를 그만두는 게 낫지 않느냐고 반문합니다. 👉 칼럼 보기

[저널리즘 책무실] 대통령의 '빨간펜', 과유불급만 아니라면...

이재명 대통령이 특정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례가 잇따릅니다. 이종규 한겨레신문 저널리즘 책무실장은 대통령이 직접 '공개 저격' 방식으로 개별 기사를 비판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허위, 왜곡 보도에 대해서는 누구나 반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치권력이 개별 언론을 비공식으로 접촉해 수정, 삭제 압력을 넣는다면 그게 더 문제라는 겁입니다.👉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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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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