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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는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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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역사 조롱과 혐오 표현을 방치·조장한 대표적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폐쇄 검토를 지시한 가운데 일베 문화가 어느새 우리 사회의 괴물이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혐오성 '밈'이 실생활 경계를 허물고 우리 사회에 깊숙이 침투했음을 보여준 단적인 예가 이번 스타벅스 '탱크데이' 이벤트였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가 마주한 현실은 단순한 불매 운동을 넘어 혐오와 조롱 문화가 어떻게 일상에 스며들었는지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법적 규제와 시민사회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조롱 문화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보수 진영의 비하와 조롱이 발단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노 전 대통령 당선 때부터 그의 출신 등을 폄하하던 보수 정치권의 공세가 일베 등 극단적 보수 커뮤니티로 퍼졌다는 겁니다. 특히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고인을 조롱하는 합성 이미지, 특정 랩퍼들의 노래로 확산되면서 청년층이 중심이 됐습니다. 이런 '일베 놀이'는 잊을 만하면 등장해 올해도 프로야구팀의 자막 논란과 래퍼 '리치이기' 공연 사태로 번졌습니다. 심지어 지난 23일 열린 노 전 대통령 17주기 추도식도 이들의 추태로 얼룩졌습니다.

일베 혐오 문화는 여성, 장애인, 이주민 등 대상을 바꿔가면서 표적이 끝없이 넓어졌습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은 전형적 '페미사이드'(여성 혐오적 살해)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5·18 유가족 등 국가 폭력 피해자를 향한 혐오는 일상화됐고 세월호·이태원 참사, 이주노동자들의 죽음 등 사회적 참사 희생자들을 대상으로 한 혐오 표현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공동체의 상처가 온라인 유희의 재료처럼 소비되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이런 문화가 알고리즘과 플랫폼 구조를 타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각종 '혐오 밈'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극우적·혐오적 커뮤니티의 정서가 일상적 언어로 스며들었습니다. 혐오성 '드립'과 '밈'에는 제작자가 의도적으로 숨겨둔 메시지와 암시적 요소를 몰래 숨겨놓아 일반인으로선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쳥소년뿐 아니라 일반인 사이에서 혐오성 용어가 가볍게 소비되면서 극우적 사상이 자연스럽게 내부화될 위험에 노출된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혐오를 생산·확산하는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의 규제와 함께 이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적 합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사회 전반에 만연한 혐오 표현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사회 양극화가 깊어지고, 공동체가 오염돼 민주주의와 인권 후퇴로 이어질 게 명확해서입니다. 일각에선 혐오 표현을 세세하게 규정해 처벌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지만 외국의 사례를 보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실제 독일의 경우 형법130조(국민선동죄)를 통해 나치 찬양이나 홀로코스트 부정, 피해자 존엄 훼손 행위 등을 엄격히 처벌하고 있습니다. 공개적으로 홀로코스트를 부정하거나 나치 범죄를 미화할 경우 최대 징역 5년형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2016년 '헤이트스피치 해소법'을 제정했고, 2019년 가와사키시는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시장의 명령을 어기면 50만엔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2016년 미국 텍사스의 한 가구 회사가 9·11 테러 15주기를 앞두고 메트리스를 두 탑으로 세워놓고 '트윈타워 세일' 광고를 했다고 공분을 사 매장을 폐쇄한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시민사회에선 민주주의와 공동체를 파괴하는 혐오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조치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장합니다. 혐오 피해를 막기 위한 가장 포괄적이고 실효성 있는 사회적 안전장치라는 겁니다. 현재 OECD 국가 가운데 차별금지법제가 없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논의가 시작된 지 20년이 됐지만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별과 장애, 출신 국가, 혼인 여부, 성적 지향 등 우리가 해서는 안 될 차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차별 시정을 위한 강력한 근거를 마련한 차별금지법 만큼 효과적인 혐오 표현 규제는 없습니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일베류 혐오 규제에 진정성을 보이는 방법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서는 것입니다.

[김민아 칼럼] '탱크데이' 위기 빠진 정용진,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이벤트 파문으로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이 최대 위기에 빠졌습니다. 김민아 경향신문 컬럼니스트는 정 회장은 과거 직원 불법사찰과 계열사 부당지원, 발암물질 사은품 사태 등에서 '꼴리 자르기'로 피해갔지만 이번에도 안전할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습니다. 26일 시민 앞에 서는 정 회장이 부하 직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역사 인식에 대한 자성을 보이라고 촉구합니다. 👉 칼럼 보기

[저널리즘 책무실] 국민배당금 보도, '의도된 오독' 아닌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 구상 언론 보도가 또다른 논란이 됐습니다. 이종규 한겨레신문 저널리즘 책무실장은 김 실장의 글을 꼼꼼히 본 사람이라면 '정부가 기업이 번 돈을 더 뜯어내려 한다'는 식의 비판이 터무니 없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현 정부 경제정책에 적대적 태도를 보인 보수 언론이 '의도된 오독'으로 논란을 키웠다는 게 합리적 의심이라는 주장입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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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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