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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는 왜 수사 안하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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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국민의힘 예비후보에 대한 '명태균 게이트' 연루 의혹이 연일 쏟아지는데도 수사기관들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홍준표의 명태균 의혹은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에 이어 최근엔 여론조사 조작 요청 의혹과 '홍준표-명태균' 직접 만남 정황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은 수 개월동안 핵심인물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는 모습입니다. 검찰이 비슷한 의혹을 받고 있는 오세훈 시장에 대해선 신속한 수사를 벌였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정치권에선 '비윤' 성향인 오세훈은 쳐내고 '친윤'이 밀고 있는 홍준표는 봐주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홍준표는 '명태균 게이트'가 터질 때부터 줄곧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명태균 황금폰' 등을 통해 홍준표 최측근이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구시장 보궐선거 당시 여론조사를 명씨에게 요청했고, 그 비용 수천 만원을 대납했다는 게 의혹의 줄기입니다.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이들이 그 대가로 대구시공무원으로 채용된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명씨가 받은 돈이 김영선 전 의원 선거 비용으로 쓰였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런 의혹으로 지난해 12월 정치자금법위반 등 혐의로 고발돼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게 저간의 상황입니다.

최근엔 새로운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습니다. 2021년 홍준표 국민의힘 복당과 관련해 측근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부탁했는데, 홍준표가 명태균을 직접 만나 여론조사 결과를 대면보고 받은 정황이 '뉴스타파'보도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홍준표 측은 명씨에게 복당 찬성이 65%는 돼야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다음날 명씨는 64.7%라는 결과가 담긴 조사보고서를 건넸습니다. 이 수치를 근거로 당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홍준표는 "여론조사에서 64.7%가 찬성한다는 건 빨리 복당을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의혹대로라면 홍준표 측이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하고, 그 결과를 복당의 명분으로 삼았다는 얘깁니다.

홍준표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와 진술이 이토록 명확한데도 수사는 전혀 진척이 없습니다.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해온 창원지검은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으로 사건을 이첩하면서 유독 홍준표 사건만 대구지검으로 이송했습니다. 그런데 이마저 대구지검은 사건을 대구경찰청으로 떠넘겼습니다. 경찰이 이미 동일한 사건을 수사 중이고, 홍준표 주거지가 대구인 점이 고려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지만 검찰이 명씨 거주지가 창원인데도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가져온 것을 보면 설득력이 없습니다.

경찰이 홍준표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면 이해할 수도 있지만 상황은 다릅니다. 대구경찰청은 홍준표의 여러 의혹을 입증할 공익제보자 강혜경씨 등 핵심인물들에 대한 기본조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고발인 조사도 일부에 대해서만 진행하는 등 속도를 내지 않는 모습입니다. 경찰은 최근 홍준표 추가 의혹이 언론에서 쏟아지자 뒤늦게 검찰에 수사 자료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창원지검이 홍준표 의혹과 관련해 명씨 등을 조사해 수사보고서까지 냈는데 이제서야 자료를 요청한다는 것부터가 수사 의지가 없음을 보여줍니다.

홍준표는 그동안 "명태균을 한번도 만난적이 없다"며 명확하게 선을 그어왔습니다. 명씨가 여론조사를 들고 정치판을 다녔지만 오히려 접근하지 못하도록 잘랐다며 "명태균 사건에 연루된 것이 밝혀지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래놓고 여론조사 대납 의혹이 불거지자 "명태균의 여론조사비를 측근이 대납했다고 뒤집어씌워서 정계은퇴하라는 게 말이 되냐"고 말을 바꿨습니다. 명씨와의 직접 대면 접촉에 대해선 아예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아예 '모르쇠 전략'으로 나서기로 작정한 듯합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 태도는 오세훈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서울중앙지검은 명씨 사건을 넘겨받자마자 서울시장 공관과 집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서 오세훈 소환만 남겨둔 상황입니다. 오세훈이 대선 출마를 포기한 것도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혐의가 오세훈보다 더한 홍준표 수사는 이례적으로 지지부진하니 뒷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찰이 선택적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파다합니다. 국민의힘 경선이 본격화되기 전에 홍준표에 대한 의혹을 분명히 가리지 않으면 봐주기 의혹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메아리] 누가 윤석열 '새 길 찾기' 조력자인가

윤석열이 파면 후에도 큰 소리를 치는 데는 주변의 조력자들의 역할이 큽니다. 한국일보 이영태 논설위원은 가장 혁혁한 역할을 하는 이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고, 국민의힘 '반탄파' 대권 주자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합니다. 윤석열을 풀어준 지귀연 부장판사의 관대한 처사도 자발적 조력자가 아닌지 의심을 키운다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장석준의 그래로 진보정치] 딥스테이트는 있다

윤석열 내란 사태를 거치며 우리 사회 기득권 세력의 맨얼굴이 드러났습니다. 장석준 산현재 기획위원은 지난 넉달간 내란을 진압하면서 한국 사회에도 국가기구 내부에 비민주적 세력이 깊이 뿌리박혀 있음을 깨닫게 됐다고 말합니다. 검찰뿐만 아니라 고위 경제 관료를 비롯한 한국형 딥스테이트 전반으로 비판과 감시의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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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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