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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오판했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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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맹탕 회담'으로 끝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회동을 두고 한 대표가 오판을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윤 대통령에게 악재가 쏟아지는 최근의 정국 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 인식을 가진 것이 패인이라는 분석입니다. 야당의 '김건희 특검법' 발의에 한 대표가 너무 일찍 선을 그은 것도 실책으로 보입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오만함과 치졸함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한 대표의 정치적 미숙함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한 대표는 21일 용산 회동에서 수모에 가까운 대접을 받았습니다. 대통령실은 처음부터 한 대표에게 모욕을 주기로 작정한 듯했습니다. 윤 대통령 외교 일정때문이라지만 한 대표를 밖에서 20여분간 서 있게 만든 건 지난 1월 서천 윤한 회동 당시 한 비대위원장을 한동안 추위에 떨게 했던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대통령실 경내 산책 중 윤 대통령이 줄곧 바지에 손을 찔러넣은 것이나, 면담 때 윤 대통령 맞은편에 한 대표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을 나란히 앉게 자리를 배치한 것은 '상관과 부하'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윤 대통령의 태도에 한 대표는 상당한 충격을 받은 모습입니다. 한 대표가 회담 후로 예정된 브리핑을 취소한 것이나, 22일 오전 당사에 출근하지 않은 게 이를 보여줍니다. 친한계에서도 "이 정도일 줄을 몰랐다"며 부글부글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통령실이 한 대표의 요구에 대한 답변은 전하지 않고 '야당에 맞서 당정이 하나가 됐다'며 사실상 동문서답을 한데 분개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루 뒤인 23일 대통령실 관계자가 김 여사 라인 쇄신 요구에 윤 대통령이 "누군지 알려주면 보고 판단하겠다"고 한 것은 사실상 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당초 한 대표와 친한계는 이번 회동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습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인데다, 최근 명태균씨 사태로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이 확대되면서 승기를 잡았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한 대표가 연일 김 여사 활동 자제와 '여사 라인' 인적 쇄신을 요구한 것도 이런 의도였습니다. 친한계에선 수세에 몰린 윤 대통령이 전부는 아니라도 일부 요구는 수용할 거라는 관측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 대표 측의 계산은 결과적으로 철저히 빗나갔습니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애초부터 한 대표의 3대 요구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옵니다. 한 대표가 회동을 앞두고 미리 얘기한 데 대해 한 대표가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대선 출마를 위해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며 격노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가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불기소했는데도 '김건희 특검법'에 반대하면서 스스로 손발을 묶은 게 실책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으로선 한 대표가 한 대표가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고 판단해서일 가능성이 큽니다.

윤한 회동이 빈손으로 끝나면서 한 대표는 리더십의 시험대에 섰습니다. 물론 시간은 미래권력인 한 대표에게 유리한 쪽으로 흐르겠지만 당장은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당정 화합을 바라는 보수층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당은 물론 한 대표 지지율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거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당내 기반이 탄탄하지 못한 상황에서 친윤계의 공격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대표는 원만한 당정 관계를 위해 윤 대통령과 보조를 맞출지, 국민 눈높이를 앞세워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속도를 낼지 선택의 기로에 몰렸습니다. 한 대표가 대권을 꿈꾸는한 숙명적으로 윤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야할 시점을 맞게 돼있습니다. 이에따라 눈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제안에 화답한 한 대표가 2차 당대표 회담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헤어질 결심'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황수정 칼럼] 대통령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언론의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보수언론에선 특히 탄핵이 현실화되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서울신문 황수정 논설실장은 야당이 임기 반환점을 채 돌지 않은 현직 대통령 탄핵을 대놓고 거론하는 건 무도하지만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태 해결을 위해선 잠시 김건희 여사의 손을 놓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칼럼 보기

[정우상 칼럼] 오죽하면 "김 여사 포함 3자 회동" 이런 말까지

조선일보 정우상 논설위원은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의 승리 이유를 야권의 정권 퇴진 공세에 대한 보수층의 결집으로 풀이합니다. 보수 자멸의 역사를 반복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김건희 여사를 문제를 풀지 못하면 보수층의 자존심도 상처를 입고, 방어의 성벽도 무너진다고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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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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