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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수사냐, 특검이냐...한동훈의 위기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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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검찰이 야권의 '김건희∙ 50억 클럽' 특검 추진으로 위기에 놓였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판결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이 커지고,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50억 뇌물 혐의가 무죄 판결을 받은 데 따른 후폭풍입니다. 검찰의 권력 눈치보기와 '제 식구 감싸기'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검찰 조직은 물론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기로에 선 상황입니다. 수사 의지와 능력 부족으로 특검이 도입되면 위상과 명예에 큰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검찰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해 진퇴양난의 상황입니다. 13일 공개된 권오수 전 회장 판결문에서 김 여사의 실명이 수 차례 적시됐습니다. 법원은 특히 공소시효가 남은 2차 주가조작 시기에도 김 여사와 어머니 최은순씨 증권 계좌가 시세조종에 이용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검찰로선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김 여사 관련 의혹을 규명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진 셈입니다.

문제는 대통령실이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통령실은 14일에도 입장문을 내고 "계좌가 활용됐다고 해서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야당의 의혹 제기를 '정치공세용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한다는 입장입니다. 사실상 검찰에 수사하지 마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거나 다름 없습니다. 이런 기세에 눌려 검찰은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양새입니다.

검찰의 김 여사 관련 수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입니다. 지난 대선 직전 수사팀에서 김 여사에게 출석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고,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후 수사가 멈춘 것으로 알려집니다. 윤 대통령 취임 후에는 검찰이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려 했으나 여론 반발을 의식해 처분 시점을 미루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한 장관도 여러 차례 국회에서 "이미 수사가 대단히 많이 진행돼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도이치모터스 판결에서 김 여사 관여 의혹이 확인되면서 기류가 바뀌었습니다. 김 여사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높고,  특검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김 여사 수사를 마냥 뭉개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렇다고 대통령실 입장이 완강한 마당에 수사를 재개하기도 난감한 처지입니다. 윤 대통령의 오른팔인 한 장관이나 '윤석열 사단'으로 꾸려진 검찰 지휘부로서도 곤혹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검찰 일각에선 "차라리 특검이 나은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검찰의 '50억 클럽' 수사도 비상이 걸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법원의 판결과 검찰의 '봐주기 수사'에 국민 대다수가 조롱과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등 신뢰가 크게 실추된 상황입니다. 급기야 이원석 검찰총장 등 수뇌부가 직접 나서 엄정 대응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머지 '50억 클럽' 수사도 챙기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검찰 주변에선 현실적으로 동력이 떨어져 수사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50억 클럽’에 거론된 거물급 법조인들을 처벌하려면 이들의 혐의 입증을 위한 물증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런데 곽 전 의원처럼 이미 50억 원을 받은 사람조차 핵심 증거를 찾아내지 못한 마당에 녹취록에 언급된 것만으로 수사 성과를 내기는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검찰이 대장동 수사력 거의 전부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쏟은 데 있습니다. 검찰은 그동안 대장동 사건 본류에 집중한 뒤 관련 수사도 순차적으로 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그 핑계로 '50억 클럽' 수사팀도 적게 배치했고, 수사 의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초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자 박영수 전 특검과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을 불러 조사한 게 전부입니다. 이제와서 수사팀을 보강하겠다고 하지만 구색맞추기란 비판을 면키 어렵습니다.

정치권에선 '김건희∙ 50억 클럽' 특검 도입이 불가피할 거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김건희 특검은 현재 정의당이 '선 수사, 후 특검'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워 결국 민주당의 주장을 따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50억 클럽' 특검도 민주당에선 '대장동 특검'으로 확대를 주장하지만 '이재명 방탄용' 비판으로 정의당 주장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장관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관심입니다. 일각에선 한 장관이 '김건희 수사 지휘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 장관이 이를 감행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평소 '정의 상식 법치'를 강조한 한 장관의 입지는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내년 총선 때 정치권 입문을 노리는 한 장관으로선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고 있습니다.  

[강준만의 화이부동] 바보야, 문제는 스타일이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행태가 오만하고 고압적이라는 느끼는 국민이 많습니다.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는 정치인이 일반적으로 빠지는 오류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정치적 평가가 정치현상의 스타일이 아닌 알멩이에 근거하고 있다는 착각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지지율에 큰 타격을 입힌 사건들 대부분은 스타일의 문제였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

[중앙시평] 핵무장 여론, 이대로 좋은가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과 맞물려 핵무장 지지 여론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은데다 국제적인 역풍도 감당하기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깊습니다.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런 여론이 진지한 사회적 논의 없이 형성된 다분히 대증적이고 감상적이라고 지적합니다. 한국 외교안보 논의 생태계의 취약성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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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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