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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명품백', 사과 아닌 수사가 답이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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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국민의힘 내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사과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이 사건은 검찰과 공수처, 국민권익위원회에 고발돼 수사와 조사 중이지만 진척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사의 첫 단계인 고발인 수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선 검찰의 경우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처럼 시간만 끌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총선 전에 수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김 여사 명품가방 고발사건을 지난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하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수사 내용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고발인인 인터넷언론 '서울의소리'나 명품가방을 전달한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에 대한 조사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검찰의 뒤늦은 수사 착수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말 서울의소리 측에서 영상을 방송한 뒤에도 손을 놓고 있다 범죄 혐의를 알고도 수사하지 않는 건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일고 고발이 들어오자 비로소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김 여사 사건에 대한 검찰의 미온적인 수사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은 또있습니다. 검찰은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이 '김건희 특검법'에 반발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을 걸어 고발한 사건을 함께 수사토록 했습니다. 김 여사 사건을 수사 중인 형사1부에 배당했습니다. 시기와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사건을 동일선상에 놓고 수사하는 것은 전형적인 물타기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청탁금지법 주무 부처인 권익위의 김 여사 명품가방 조사는 더 의심스럽습니다. 권익위는 사건이 접수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지난 18일 뒤늦게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권익위가 "신고인에게 직접 사실 확인 조사를 진행했다"는 것과는 달리, 신고인인 참여연대 관계자는 "사건이 접수됐다는 통보만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권익위가 조사 사실을 부풀렸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권익위의 행태가 더 큰 논란을 부른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응급 헬기 이용 건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신속히 브리핑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권익위는 "높은 국민적 관심과 알 권리"를 이유로 이 대표 관련 조사 착수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서야 입장을 낸 것과는 대비됩니다. 권익위가 정권의 유불리에 맞춰 선택적으로 입장을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법조계에선 김 여사 명품가방 의혹은 구조가 단순해 수사나 조사에 오랜 시간이 걸릴 사안이 아니라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물증(영상)이 존재해 수수 사실 자체에 다툼이 없는 경우엔 더욱 그렇습니다. 우선 해당 가방의 진품 여부를 확인한 뒤 김 여사에 대해 수수경위를 조사하면 됩니다. 가방을 받은 이유와 신고와 반환 여부 등을 따져 청탁금지법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데 시간이 지체될 이유가 없습니다.

검찰 안팎에선 검찰이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혐의보다 '함정 취재' 부분에 수사력을 집중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대통령실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 여권에선 일제히 이 사건을 '몰카 공작'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총선을 의식해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더라도 "김 여사가 함정 취재에 당했다"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권에선 총선이 끝나면 검찰과 권익위에서 결국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청탁금지법이 배우자 수수 금지만 규정할 뿐, 배우자 처벌을 따로 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반면 공직자 배우자에게 금품을 준 공여자는 처벌토록 돼있는 조항을 적용해 최 목사나 서울의소리 측을 기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의 검찰과 권익위 행태를 보면 이런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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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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