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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외교∙ 정보 무능', 이 정도였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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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부산엑스포 유치전이 예상을 넘는 참패로 끝나면서 윤석열 정부의 취약한 외교력과 정보력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국제사회에선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선정이 유력시됐는데 사전에 이런 동향을 파악하지 못해 치욕스런 결과를 낳았습니다. 지난 15일 APEC 정상회의에서의 한중정상회담 불발되는 과정에서도 외교부와 대통령실의 정보 부족이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인플레감축법 사태 당시 정부의 미숙한 대응이 여전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국가정보원 파벌싸움에서 나타났듯 외교∙정보 분야 전문인력이 정권 교체 후 무더기로 잘려나간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합니다.

최근 정부 관계자들은 부산엑스포 유치 가능성에 대해 "사우디와 박빙" "2차투표 가면 이길 수 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대 우리나라 국제행사 유치에 이런 결과가 있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큰 격차로 패배했습니다. 문제는 외교부나 대통령실이 이를 전혀 알지 못했느냐는 점입니다. 이 정도도 예상 못했다면 윤석열 정부의 정보력이 심각한 수준임을 방증하는 셈입니다. 윤 대통령도 29일 대국민담화에서 "저희가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외신들은 일찌감치 사우디가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다는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2일 특집기사를 통해 "2030 엑스포 유치전에서 리야드가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외국 언론들도 다 아는 사실을 우리 정부가 몰랐다는 건 외교력 부재를 자인하는 것입니다. 사우디는 28일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에서 "지지를 보내준 120개 국가에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투표 결과 나온 사우디 지지 119표를 정확히 예측했습니다. 한국의 정보력 수준이 사우디에 한참 떨어진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외교부의 정보 역량 부재는 한중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서도 확인됐습니다. 당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센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한국 담당 간부와 통역을 대동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통상 상대국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서는 담당 관료와 통역 동행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도 외교부와 대통령실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막판까지 정상회담 성사를 기대를 걸고 있었다고 합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물론 외교부, 대통령실의 정보력에 구멍이 뚫렸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인플레감축법 사태 때도 외교∙통상당국의 미숙한 대응이 논란이 됐습니다. 이 법안이 미국에서 1년 전부터 시동이 걸리고 있었고, 일종의 입법예고 기간도 있었는데 당국이 넋놓고 있다 법안이 공포된 후 뒤늦게 대책 마련에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당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인플레감축법 의회 통과 직전 방한했지만 정부는 이런 사실을 몰라 우리 입장을 단 한마디도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정보력 부족은 최근의 국가정보원 파벌싸움과 무관치 않습니다. 내부 암투의 발단은 전 정부 요원 솎아내기를 둘러싼 갈등이었는데, 물갈이 과정에서 대북·해외 전문가들이 줄줄이 잘려나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에선 전 정부에서 잘 나갔다는 이유로 쳐내는 것은 국정원의 손실이라며 반대 입장을 펼쳤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번 엑스포 선정투표 참패도 따지고보면 국정원의 해외정보 수집 기능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정원은 현재 북한과 해외정보 수집에서도 적잖은 애로를 겪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재인 정부때 구축된 대북 휴민트가 전멸되다시피해 물밑에서의 대북 접촉이 완전히 차단됐다고 알려집니다. 남북 위기상황에서는 충돌을 막기 위해 최후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대북 창구가 존재해온 게 관례였는데 이마저 사라졌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국가의 기본적인 자원인 외교∙정보 전문가들은 흔들지 않는 최소한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권태호 칼럼] '서울의 봄' 속 하나회 보며 '윤석열 사단' 떠올린 이유

최근 개봉한 '서울의 봄'은 12.12 쿠데타 당시 신군부의 초법적 무력 행사를 주제로 한 영화입니다. 한겨레신문 권태호 논설위원실장은 쿠데타를 주도한 하나회를 보며 '윤석열 사단'을 떠올리는 건 자연스럽다고 말합니다. 끼리끼리와 절차 무시라는 인사 기조는 정부 주요 요직을 검찰이 장악하는 배경이 됐다고 합니다. 공권력의 사조직화는 매우 위험한다는 진단입니다. 👉 칼럼 보기

[경향의 눈] 총선, 국민 섬기겠다면 특권부터 내려놓으라

선거 때만 되면 각 정당마다 국회의원 특권 포기를 공약으로 내겁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의원들의 특권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경향신문 송현숙 후마니타스 연구소장은 의원들의 특권 내려놓기는 늘 변죽만 울렸을 뿐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오히려 기회 있을 때마다 국회는 야금야금 각종 특권을 늘려왔다고 꼬집습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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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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