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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또 '검사만능주의' 도졌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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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장 출신의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하면서 '검사만능주의'가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언론이나 통신 등 분야에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인사를 검사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로 중책을 맡긴 데 대한 논란입니다. 이런 배경에는 특수부 검사 출신은 모든 분야에서 정통하다는 윤 대통령의 잘못된 인사 철학이 깔려 있습니다. '검찰공화국' 비판이 거센 가운데 또다시 검찰 출신을 업무와 무관한 요직에 발탁한 건 오만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김 후보자는 당초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검토됐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지난 1일 사퇴한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후임이 마땅지 않자 돌려막기식으로 자리를 바꿨습니다.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임명된지 불과 5개월밖에 되지 않은 것만 봐도 얼마나 인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오로지 인사 기준은 윤 대통령이 대검 중수2과장 시절 상사가 김 후보자로 친분이 두텁다는 것뿐입니다.  

여권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가짜뉴스 대응이 시급한 상황에서 법률가가 필요했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관련법을 엄밀히 다뤄야 하는 특수성을 고려했다는 얘긴데 설득력이 없습니다. 현행 법에 따르면 방통위는 방송·통신 균형 발전과 방송의 공적 책임 제고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방송통신 융합환경에 대한 전문성과 공적 책무를 위한 독립성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한 어떤 전문성도, 독립성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결국 믿고 일을 맡기는 사람은 검찰 출신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켰다고 분석합니다. 윤 대통령은 그간 핵심 요직엔 검찰 출신을 배치해왔습니다. 인사·정보가 모이는 요충지와 감사와 규제감독 기관을 '윤석열 검찰라인'으로 채웠습니다. 자신의 최측근들을 통해 주요 분야 감시와 통제 체제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검사 선배를 방송통신위원장에 앉힌 것은 총선을 앞둔 방송장악 의도로밖에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때 "검사로 수사를 많이 해 각 분야에 대해 잘 안다"는 식의 편협한 인식을 보였습니다. 이런 인식은 현 정부에서 중용된 특수부 검사 출신들도 비슷합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최근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조사를 해서 조선업에 대해 잘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금융회사들을 피의자 다루듯이 해 업계에서 '점령군 같다'는 불만이 쏟아집니다.

윤석열 정부는 검찰이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에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모습입니다. 수세적이기는커녕 오히려 자신감에 가득 차 있습니다. 개혁이 안 되는 것은 부정·부패 세력을 제대로 솎아내지 못해서이니 압수수색하고 기소하면 개혁이 될 걸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언론사와 기자에 대해서도 하루가 멀다하고 수사와 압수수색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안중에도 없는 행태입니다.

전문가들은 독립성과 전문성이 필요한 기관까지 검찰 출신을 줄줄이 앉히는 건 지나치다고 말합니다.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맞지 않고, 특히 검찰 특유의 상명하복 문화를 감안하면 집단사고 위험성도 크다는 얘깁니다. 검사들은 법을 공격적으로 사용해 사법 정의를 구현하는 역량은 갖추고 있을지 몰라도 업무와 조직 문화는 민주주의와 본질적으로 상반됩니다. 윤 대통령부터 현실과 동떨어진 '검찰 유능론'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양상훈 칼럼] 대통령 부인이 가진 것과 없는 것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의 파장이 큽니다. 함정 취재 논란도 있지만 그 보다는 김 여사의 신중치 못한 행동을 지적하는 여론이 높습니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대통령 부인이 신중함과 조심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 대통령 국정 수행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 여사는 지금 자유는 있고 책임은 없는 게 아니냐고 묻습니다. 👉 칼럼 보기

[이호준의 문뜩] 이상한 총선용 개각

최근 단행된 개각이 국정쇄신 보다는 총선용이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습니다. 한창 일하던 장관들이 줄줄이 불려나가는 것이 이를 보여줍니다. 경향신문 이호준 경제부 차장은 떠나는 장관들 부처를 보면 대부분 민생과 매우 밀접한 곳이라며 개각의 방향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당장 몇몇 인물로 선거에서 보탬을 얻으려 것 같아 곤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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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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