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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의 말로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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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구속이 임박하면서 윤석열 정권을 지탱해온 '윤핵관'이 종말을 맞이했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윤석열을 정치판으로 이끌어 나라를 절단내다시피한 '윤핵관' 세력이 맏형격인 권성동 사법처리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권성동을 제외한 다른 윤핵관도 특검 수사 대상에 올라있어 조만간 차례로 사법의 심판대에 서게 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하지만 윤핵관이 사라진다해도 '윤어게인'의 발호로 윤석열 그림자는 당분간 국민의힘에 깊게 드리울 공산이 큽니다. 윤핵관에 이어 '친윤'까지 폐족이 돼야 진정한 내란 청산이 완료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권성동은 윤석열이 검찰총장을 중도에 그만두고 대선에 출마하는데 가장 앞장선 사람입니다. 윤석열과 동갑내기 친구로 검찰 출신이라는 공통점과 국회 법사위원장 때의 인연을 바탕으로 윤석열이 정치판에 뛰어들도록 전폭적으로 도왔습니다. 윤석열이 대선 캠프를 꾸릴 때부터 비서실장을 맡아 캠프 내 인사와 중요 결정의 길목을 지키는 등 실세로 군림했습니다. 윤석열이 대통령에 오른 뒤 김건희와 사이가 틀어지기도 했지만 정권 내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윤핵관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셀 때도 그는 공개적으로 "난 윤핵관임을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막강한 위세를 자랑하던 권성동은 그로부터 5년도 안돼 정치 생명이 끝날 처지에 놓였습니다. 윤석열 검찰 때는 권력 실세여서 가려졌던 비리가 김건희 특검 수사로 드러났습니다. 통일교로부터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각종 청탁을 들어준 사실이 들통났는데, 빙산의 일각이라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공공연하게 나돕니다. 지역의원 공천과 관련한 금품수수설, 각종 사업과 민원 개입설도 끊이지 않습니다. 권성동이 구속되면 수면 아래 묻혔던 비리와 추문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윤핵관의 전성기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윤석열 집권 직후 한남동 관저에서 있었던 만찬이었습니다. 이준석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축출해 윤석열이 당을 장악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권성동 장제원 윤한홍 이철규 등 윤핵관 4인방을 부부 동반으로 초청했습니다. 한남동 관저 입주 후 국내 정치권 인사 중 첫 초대 손님이라는 의미가 부여됐습니다. 윤핵관이 윤석열의 확실한 측근 그룹이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선포한 행위로 기록됐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정치적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윤석열의 오른팔이었던 장제원 전 의원은 '비서 성폭행' 혐의로 극단적 선택을 해 세상을 등졌습니다. 아들의 마약 투약 혐의로 곤경에 처한 이철규 의원은 최근 특검 압수수색까지 받았고, 윤한홍 의원 역시 김건희 공천 개입, 건진법사 의혹과 관련해 수사 대상에 올라있습니다. 한때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던 윤핵관 실세들이 탄핵 정국을 거치며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양새입니다.

문제는 윤석열 최측근들이 정계 뒷전으로 내몰리게 됐지만 '친윤' 세력은 여전히 준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내란과 탄핵 과정에서 친윤 세력이 분화되면서 '맹윤'(맹렬한 친윤)'찐윤'(진짜 친윤)이 나타나 되레 목소리를 높이는 양상입니다.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한남동 관저에 모였던 국민의힘 의원 44명이 그들로, 윤핵관의 후계자인 셈입니다. 이른바 '아스팔트 우파'와 연대해 내란 수괴 지키기에 앞장선 것도, 당원이 선출한 대선 후보를 멋대로 바꾸려던 것도 바로 이들입니다.

극우 세력의 지원을 받은 장동혁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서 이런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되는 상황입니다. 국민의힘지도부가 구속된 손현보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등 극우와의 연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이 주도한 국회 집회에서는 '부정선거 발본색원' '윤어게인' 등 극우집단의 주장이 담긴 펼침막이 등장했고,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전광훈, 전한길과 뭉쳐서 싸우자'는 주장이 나옵니다. 윤핵관이란 구태 세력을 자양분 삼아 윤석열이란 '독버섯'이 탄생하더니, 이젠 그 독버섯이 국민의힘을 극우집단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보수가치를 소멸해 보수 붕괴로 이어지리라는 건 자명한 사실입니다.

[박찬수 칼럼] '거대정당 극우화' 용인하는 정치 복원은 위험

3대 특검법 수정안 여야 합의 좌초는 내란 종식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사실을 새삼 환기시킵니다. 한겨레신문 박찬수 대기자는 여당 내부 혼선은 정리됐지만 앞으로 비슷한 논란과 고민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합니다. 제1야당이 극우 세력과 분명하게 선을 긋지 않는데 '내란 종식'을 말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취지입니다. 👉 칼럼 보기

[이기수 칼럼] 전광석화보다 호시우행이다

이재명 정부 100일이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는 게 여론조사로 확인됩니다. 경향신문 이기수 편집인은 대선 득표율을 상회하는 국정지지율과 높은 코스피 지수는 취임 100일 국정과 소통 리더십 지표를 반영한다고 말합니다. 나라 리셋하는 100일은 대통령의 시간이지만, 100일이 지나면 시행착오에 너그러운 허니문의 끝이므로 '전광석화'보다는 '호시우행'이 맞다고 조언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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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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