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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뒷북치기'도 못하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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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윤석열 대통령이 중요 이슈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전형적인 '뒷북치기'라는 비판이 많습니다. 이해당사자들 의견 수렴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논란이 커지면 고집을 피우다 종국에는 애매하게 사태를 매듭짓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두 달 가까이 끌어온 '의정갈등'은 물론 이종섭 주호주대사 사태,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의혹, R&D 예산 삭감 등 국가적 현안에서 한결같이 되풀이되는 양상입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소통 부재와 무오류 인식에 기반한 독선적인 태도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합니다.

'의정갈등'의 발단과 진행 과정을 보면 현 정부의 국정 운영 방식의 총체적인 문제점이 드러납니다. 문제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2000명이란 증원 규모가 불쑥 제시되면서 불거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1일 대국민담화에서 의료계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고 했지만 2000명이란 숫자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발표와 동시에 공권력을 동원해 수사와 면허정지 등으로 압박을 강화했습니다. 윤 대통령 말대로 화물연대 등 노동계를 상대로 자행했던 수법을 그대로 답습한 셈입니다.  

윤 대통령이 그나마 조건부이긴 하지만 의대 증원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총선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왜 증원 규모가 2000명이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여권 내에서도 나옵니다. 윤 대통령의 언급이 너무 늦은데다 총선을 의식한 정략적 의도가 커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피의자 신분으로 호주대사에 임명돼 큰 파문을 일으킨 이 대사 사임도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당초 대통령실은 "이 대사 임명과 출국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공수처를 비난했습니다. 그러더니 여론이험악해지자 방산협력 주요공관장 회의를 급조해 이 대사를 불러들였고, 빗발치는 여론과 맞서며 버티다 자진사퇴 형식으로 어정쩡하게 매듭지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이런 행태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에서도 드러난 바 있습니다. 명품백 의혹이 터진 뒤에도 "정치 공작"이라고 몇 달동안 뭉개다 마지못해 한 마디 유감성 언급을 하는 데 그쳤습니다. 수사기관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습니다. 그 결과 검찰 수사는 전혀 진척이 없고 반부패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는 청탁금지법위반에 대한 판단을 총선 이후로 미뤘습니다.

과학기술 연구 기반을 흔들어놓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사태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난데없는 과학기술 카르텔을 언급하며 예산을 대거 삭감해 거센 후폭풍에 시달렸습니다. 카이스트 대학원생의 '입틀막'은 그 상징적 사건입니다. 그래놓고 무능, 무책임 비판이 거세자 요즘엔 연일 R&D 예산 지원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미 떠나간 인력과 추락한 자존심, 허물어진 생태계가 쉽게 복원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주요 현안에 대한 어설픈 늑장 대응은 참모진의 잘못된 보좌도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독선적 태도가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합니다. 검찰총장에서 대선 승리까지 예상치 못한 성과를 내면서 과도하게 자신감에 취해 오만해진 게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주변의 조언보다는 자신의 판단이 늘 옳다는 착각이 집권 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이어진다는 겁니다. 지금의 국정 혼란은 윤 대통령의 잘못된 무오류 인식에 기인한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김민아 칼럼] 51분간의 '윤석열 원맨쇼'가 알려준 것들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 대국민담화가 무려 51분 간에 걸쳐 진행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경향신문 김민아 칼럼리스트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없는 '원맨쇼'는 윤 대통령의 통치, 소통 방식을 드러내는 '쇼케이스'였다고 질타합니다. 대국민담화의 문제점을 우이독경, 일방통행, 견강부회, 군왕무치 등 사자성어로 정리해 비판합니다. 👉 칼럼 보기

[성한용 칼럼] 윤석열-한동훈, 석고대죄할 수 있나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하는 목소리가 연일 터져나옵니다. 한겨레신문 성한용 대기자는 정치 초보인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총선 민심이 정부 여당에 왜 이렇게 사나운지 이유를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야당을 심하게 욕할수록 표가 점점 더 떨어지는 이유를 끝까지 알지 못한 채 총선을 맞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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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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