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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총선 올인', 나라가 휘청인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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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진두지휘하다시피 하는 '총선용' 국정 운영에 나라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신년사에서 "민생경제 매진"을 약속하고도 경제 현실을 무시한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고 있어서입니다. 대통령실이 노골적으로 여당 당무에 개입하고 있고, 수십 명의 장차관과 참모들이 국정은 제쳐놓고 총선 준비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총선 올인' 국정 운영은 총선 후에 큰 후유증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합니다.  

윤 대통령이 2일 직접 꺼내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은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소득있는 곳에 세금있다'란 조세 기본원칙에 반하는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정부는 주식시장의 개인투자자들을 겨냥한 정책을 잇따라 내놨습니다. 공매도를 전격금지했고, 양도세 과세대상 대주주의 범위를 크게 축소했습니다. 이런 조처는 조세형평성과 정책 신뢰, 금융선진화를 한꺼번에 허무는 퇴행적 포퓰리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윤 대통령 자신이 그토록 욕한 '퍼주기 예산'에 앞장서는 꼴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감세 폭주'는 이미 도를 넘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민생'을 내세우며 정책의 타깃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보유자와 자영업자·소상공인, 주식투자자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조만간 발표될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더 연장 등 포퓰리즘성 정책이 다수 포함될 걸로 예상됩니다. 이런 정책은 '부자감세' 등 여파로 지난해 세수가 60조 원 가까이 부족한 상황에서 되레 나라 재정을 더 악화시킬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에 휘둘리는 국가 조세제도의 난맥상을 보여줍니다.

윤 대통령의 국정 파행은 최근의 장차관과 대통령실 참모 인사에서도 드러납니다. 총선 출마용 땜질 인사에 '1개월 실장' '3개월 장관' '6개월 차관'이 속출했습니다. 임명할 때는 "국정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라고 해놓고서는 총선이 다가오자 갈아치우기 급급합니다. 애초 장차관 경력을 달아주고 총선에 내보내려 한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국정을 너무 가볍게 여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현재까지 총선 출마 예정자는 장차관 16명,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과 비서관 12명, 행정관 22명 등 모두 50명에 달합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뜻과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없습니다. 게다가 이들 대부분은 여당에 유리한 영남 지역에 몰려 '공천 파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집권 1년 7개월만에 지도체제가 5번 바뀐 여당으로선 윤 대통령 입김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파행적 국정 운영은 총선 후 극심한 후유증을 낳을 걸로 우려합니다. 당장 총선을 겨냥해 졸속 추진했던 '서울 메가시티' 계획만해도 혼란만 거듭되는 양상입니다. 추진에 앞장섰던 김기현 국민의힘 전 대표가 사퇴하자 당내 TF 활동도 사실상 중단 상태입니다. 김포 등 주변도시에선 벌써부터 총선에서 여당이 패하면 없던 일이 될 거라는 전망이 팽배합니다. 정부가 약속한 1기 신도시 재건축 문제도 다시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총선용 국정 운영에 제동을 거는 사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에선 포퓰리즘으로 거론되는 정책들의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방관하는 모습입니다. 대통령실의 드라이브가 워낙 강해 제 목소리를 못 내고 끌려가고 있다는 지적이 관가 안팎에서 나옵니다. 포퓰리즘 정책이 민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그들도 알고 있다는 얘깁니다. 민생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이 선거에만 정신이 팔려 있으면 국정이 산으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이 그런 위기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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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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