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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TK 이탈이 두려웠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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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20%대 벽이 무너지면서 TK 등 핵심 보수층의 지지 철회 여부가 초미의 관심입니다. 윤 대통령의 육성 녹음 공개 후 탄핵과 임기단축 개헌 등에 대한 여론이 고조되는 것과 맞물려 보수층의 기류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보수층의 동조 없이는 이런 시도가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하기에 향후 정국을 가르는 최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당초 일정보다 앞당긴 것도 보수이탈 가속화를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용산이 현 상황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의 싸늘해진 민심입니다. 지난주부터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현상은 TK 지역 지지율이 급격히 빠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갤럽 조사의 경우 TK 지지율은 18%로 전국 평균(19%)보다 낮았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 콘크리트 지지를 보내던 TK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지지율이 낮은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듭니다.

실제 TK를 비롯한 핵심 지지층의 민심은 심상치 않습니다. 전통적인 보수지지층에선 윤 대통령이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방치하다시피한데 대한 거부감이 큰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명태균 게이트'가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핵심 지지층의 실망감이 극도로 치솟는 분위기입니다. 경제위기와 의료공백 등으로 '보수정부=유능'의 공식이 깨진 것도 보수층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대통령실에선 특히 TK 민심의 이탈을 상당히 걱정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승만을 제외한 역대 보수 대통령은 모두 영남출신이었습니다. 비영남권 출신인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수사 장본인인 윤 대통령에 대해선 취임 때부터 TK의 지지세가 강하지 않았습니다. 뚜렷한 지역적 기반이 없는 윤 대통령으로선 TK가 돌아설 경우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어집니다. 윤 대통령이 기회있을 때마다 이 지역을 찾은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문제는 핵심 보수층의 이탈 움직임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냐는 점입니다. 일각에선 8년 전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유사점을 들어 윤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점치기도 합니다. TK마저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건 탄핵의 전조 현상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TK 등 핵심 보수지지층의 생각은 다르다는데 무게를 싣습니다. 윤 대통령이 기대이하의 국정 운영을 보이고있지만 대통령을 지켜줘야한다는 부채감이 아직은 크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반응에는 무엇보다 '박근혜 트라우마'가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8년 전 탄핵에 동조했다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보수 세력이 처참히 궤멸한 경험이 너무나 강렬하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무너지면 곧바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들어설 거라는 '박근혜 학습효과'가 보수층의 발목을 잡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입니다.

결국 관건은 '김건희 특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에 이르게 된 것은 '최순실 게이트' 특검수사로 대통령의 불법행위가 확인된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경우도 '김건희 특검'이 진행되면 탄핵 또는 임기단축이 불가피한 법적 혐의가 드러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은 검찰 등 사정기관이 윤 대통령 부부를 철통같이 보호해주고 있지만 언제까지 유효할지 의문입니다. 보수층의 향배도 그때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룸에서] 듣지 않는 대통령, 말하지 않는 참모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실패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잦은 격노입니다. 한국일보 김지은 버티컬콘텐츠팀장은 윤 대통령은 지금의 이 모든 문제가 '명태균 탓' 혹은 '야당 탓'이라고 생각하질 모르지만 애석하게도 모든 책임은 대통령 자신에게 있다고 말합니다. 앞으로도 대통령 지지율은 오를 일보다 떨어질 일이 더 많을 것 같다고 예측합니다. 👉 칼럼 보기

[오늘과 내일] 대치동에서 만난 나의 '의대 반수' 후배들

의대 증원의 갑작스런 증가로 공대생들의 의대 도전이 또다른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동아일보 신광영 논설위원은 대치동 학원가에 명문 공대생들이 몰리는 실상을 설명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삭감이 뼈아픈 실책이라고 말합니다. 이공계를 쑥대밭으로 만든 정부가 뒤이어 꺼어낸 의대 대폭 증원이 국가의 기술 근간을 흔들거라는 지적입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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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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