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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윤 대통령 주변의 '비밀'이 줄줄이 새고 있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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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윤석열 대통령이 재작년 국민의힘 입당 전에 자신의 생각을 날 것으로 밝힌 음성파일이 놀라웠던 것은 내용의 황당함 때문만은 아니다. 윤 대통령은 공개된 음성파일에서 이준석 당 대표를 향해 "아무리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라고 반감을 드러내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자신이 얼마든지 줄 세울 수 있는 사람들로 폄하했다. 대통령이 돼서 이준석을 '내부총질'로 몰아내고 국민의힘을 '윤석열 당'으로 재편한 게 다 꿍꿍이가 있었던 셈이다.

주목할 건 윤 대통령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육성이 어떻게 나왔느냐는 점이다. 당장 이준석은 "윤핵관이 문제가 아니었다"고 반발했고, 한낱 노리개쯤으로 전락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침묵 속에서도 불쾌한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느닷없이 속내가 노출된 윤 대통령으로선 해외순방 중에 매우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을지 모른다. 녹취를 폭로한 누군가는 이런 반응을 예상하고 언론에 파일을 건넸을 가능성이 높다.

그가 노린 정치적 의도는 짐작할만하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불만을 갖고 있거나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에게 꼼짝 못하고 끌려가는 상황이 못마땅했을 수도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에서 패배할 거라는 우려를 극단적인 방식으로 알리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어느 경우든 이런 행위에서 보수진영 또는 집권세력 내부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징후가 감지된다. 댐에 난 작은 구멍은 어느 순간 댐 전체를 무너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녹취파일 폭로는 여권 입장에선 더 고약하다. 한창 MBC와 전쟁 중인 상황에서 '바이든-날리면' 보도 응징으로 '관제데모'를 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으니 여간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통화한 상대방이 국민의힘 관계자인지라 달리 변명할 것도 없다. 앞서는 강 수석이 여당 전당대회 출마자를 주저앉히는 음성파일이 폭로됐다. 이쯤되면 여당 내부에서 강 수석에 대해 조직적인 거부감이 있는게 아닌가 싶다.

대통령과 대통령 참모에게 타격을 입히는 생생한 자료가 자주 폭로되는 현상은 정권 후반기에나 볼 수 있던 모습이다. 집권세력이 힘이 있고 결속이 강할 때는 수면 아래 있던 것이 권력이 스러지는 순간 용수철처럼 튀어오르곤 했다. 한데 현 정부 출범 1년 여만에 정권의 은밀한 얘기가 터져나오는 것은 간단히 볼 문제가 아니다. 겉으로는 철옹성처럼 보여도 안으로는 고름이 차오르고 있다는 신호다.  

윤 대통령 여당 입당 전 육성 공개, 이미지 타격
강승규 음성파일, 해병대 수사 개입 등 줄줄이 새
집권세력 내부의 균열 가속화 조짐 심상치 않다 

윤석열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될 지도 모르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항명' 사건도 따지고보면 집안단속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사건의 발단은 윤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결과에 격노해 번복토록 지시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런 의혹이 고스란히 바깥으로 새나가는 바람에 일이 커졌다. 권력 입장에선 결코 알려져선 안 될 얘기가 누설된 건 그만큼 정권의 기강이 흐트러져 있음을 보여준다.  

더 난감한 건 윤 대통령 수사 개입 의혹과 관련된 당사자가 한 두명이 아닌지라 언제 어느 선에서 더 큰 '비밀'이 나올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대통령실에선 국방안보 라인 다수를 교체해 입을 막으려는 모양이지만 되레 이들이 화약고가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아 보인다. 정권의 기세가 꺾였다고 판단되면 굳이 비호할 이유도 사라진다는 건 흔한 권력의 법칙 아닌가.

권력 내부의 균열이 가속화되면 윤석열 정부의 숱한 의혹도 언젠가 베일을 벗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예컨대 윤 대통령이 주도한 청와대 용산 이전 결정과 일제 강제동원 제3자 변제 방식,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수용 같은 것들이다. 이들 사안은 국가의 중요 정책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하지만, 그 전에 누군가에 의해 내밀한 과정이 속살을 드러내리라 본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말 한마디에 세상이 움직인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착각이다. 여당도 지금은 엎드려있지만 총선이 끝나면 태도를 돌변할 것이고, 보수진영도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벌써 탄핵을 입에 올리는 비판세력은 말할 것도 없다. 그 게 5년 단임제인 한국 대통령의 숙명이자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다면 오만과 독선적 태도부터 버려야 한다. 무엇보다 하루가 다르게 줄줄새는 권력의 누수라도 막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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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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