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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친위 비상계엄', 충암파 소행 가능성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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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분 걸림 -

윤석열 대통령의 심야 게엄선포가 6시간만에 무산되면서 배후와 과정에 대한 관심이 증폭됩니다. 대통령실에서도 윤 대통령의 긴급담화 내용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정치권에선 군과 경찰 등이 실제 동원된 점으로 미뤄 윤 대통령의 충암고 선후배인로 핵심측근인 김용현 국방부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합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충암파 몇몇과 회동자리에서 즉석으로 결정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의 긴급담화 소식은 3일 밤 9시50분께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에게 알려졌습니다. 담화내용은 감사원장과 검사탄핵, 예산감액안 단독처리 등에 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통령실 참모들도 심야 긴급담화가 예정돼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합니다. 그만큼 극소수 결정에 따라 황급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담화가 느닷없이 심야시간에 진행되고, 윤 대통령의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것을 보면 게엄선포 결정이 즉흥적으로 이뤄졌다는 심증이 커집니다.

게엄령 선포가 헌법에 규정된 요건을 전혀 충족시키지 못한 점도 돌발적 결정에 힘을 싣습니다. 헌법 77조는 계엄선포 요건으로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한해 군사상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때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는 전시·사변·국가비상사태·공공안녕질서유지 등 헌법이 정한 요건을 단하나도 충족하지 못하는 셈입니다. 당초 게엄을 결정할 때 이런 규정조차도 제대로 찾아보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윤 대통령의 담화 내용도 황당합니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야당이 22건의 정부 관료 탄핵소추를 발의했고, 지금은 감사원장과 서울지검장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것을 계엄선포의 사유로 삼았습니다. 예비비와 특수활동비 삭감에 대해 '대한민국을 마약천국 민생치안 공황상태로 만든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야당의 탄핵소추와 감액예산을 '명백한 반국가행위'라며 게엄 선포의 근거로 든 것 자체가 게엄 선포의 즉흥성을 방증합니다.

게엄선포가 현실화되면서 지난 8월의 야당에서 주장한 게엄설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군 내부 정보를 근거로 연일 현 정부의 게엄 선포 가능성을 주장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도 "정부가 계엄선포와 동시에 국회의원을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얘기가 있다. 완벽한 독재국가 아니냐"고 했습니다. 당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뜬금없는 주장이라며 '집단망상'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는데, 결국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사실로 미뤄 당시 충암파를 중심으로 게임령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정국이 악화될 경우 적정한 시점을 골라 게엄령을 선포하기 위해 은밀히 시나리오를 만들었을 공산이 큽니다. 당시 김용현 경호처장이 한남동 경호처장 공관에 충암파로 분류되는 수방사령관과 특전사령관, 국군방첩사령관을 부른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당시 야당은 국회에서 게엄령을 모의한 것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태가 유혈 충돌없이 마무리된 데는 군이 대통령을 따르지 않고 국회 결정을 존중하게 결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국회의 신속한 계엄해제 요구와 군·경찰의 이성적인 판단이 평화적으로 사태를 마무리짓게 한 셈입니다. 군내 일부 충성파와는 달리 대다수 군은 국민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민주주의가 그만큼 단단하게뿌리내렸음을 확인케 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비상계엄령 선포는 민주주의 가치와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로 강력히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윤 대통령은 이제 대통령의 자격을 상실했습니다. 국회는 국민과 국가를 배신한 윤 대통령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군사반란'에 가까운 이번 사태를 모의하고 주도했을 가능성이 큰 충암파에 대해서도 수사를 통해 응분의 책임을 지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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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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