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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버틸 수 있을까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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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둘러싼 여권의 이전투구가 점입가경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서 해임하고, 장제원 의원을 비롯한 '윤핵관'들이 연일 집중포화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에겐 고개를 숙이면서도 장 의원의 공세엔 적극 대응하는 양면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입니다. 정치권에선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무성한 가운데 결국은 중도포기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다소 우세합니다. 일각에선 나 전 의원이 일단 출마선언을 해놓고 상황을 지켜볼 거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나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는 쪽은 그의 정치 이력과 성향을 꼽습니다. 판사 출신의 나경원은 2002년 이회창 전 총재의 발탁으로 정치권에 입문해 국회의원을 4선을 하고 원내대표까지 지냈습니다. '온실 속의 화초'라는 여권 인사들 말마따나 순탄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권력을 놓고 생사를 건 투쟁을 하거나 승부수를 던져 본 경험이 없습니다. 그런 이가 정권 초 막강한 대통령의 위력과 '윤핵관'의 파상 공격을 견딜만한 내공이 있는지 회의적이라고 진단합니다.  

실제 여권의 공세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습니다. 윤 대통령이 저출산 부위원장 사표 수리가 아니라 해임 카드를 꺼낼 것이라고 생각한 인사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게다가 사의를 밝히지도 않은 기후환경대사(장관급)도 얹혀 단칼에 잘라냈습니다. '윤심'이 나경원에 있지 않다는 걸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공표한 셈입니다. '김장연대'의 주축으로 실세 윤핵관인 장 의원의 공격 수위도 초강경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SNS에 '정치 신파극' '대통령 기만' '얄팍한 지지율' 등 자극적인 언사를 동원한 비난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뒤따라 친윤계에선 '제2의 유승민' '반윤의 우두머리'라는 프레임까지 씌우는 양상입니다.

이런 공세의 영향으로 여론조사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리얼미터가 14일 내놓은 당 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김기현 의원이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나 전 의원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김기현 32.5%·나경원 26.9%) 국민의힘 지지층을 상대로 한 조사인데, 그간 나경원이 다른 주자들을 크게 앞서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끕니다. 나 전 의원 측에서 이번 조사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등록되지 않은 점을 들어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추세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현재 나 전 의원 측은 표면적으로 출마에 한 걸음씩 다가가는 모양새입니다. 측근들은 "막다른 골목으로 내모는데 우리가 안 나올 수 없지 않느냐"며 매우 적극적인 분위기라고 합니다. "출마는 기정사실화 했고, 시기만 조율 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말도 나옵니다. 나 전 의원이 해임된 지난 13일에는 취재진과 메신저 단체 대화방을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경원을 돕는 측근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현역 의원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초 돕겠다고 했던 원로급 인사들과 현역 의원, 당협의원장 등이 모두 손사래를 치고 있다고 합니다.

정치권에선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인 나 전 의원이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출마선언을  앞당기는 전략입니다. 시기를 놓치면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친윤으로부터 압력이 더욱 거세질 거라는 위기의식에서입니다. 그러느니 우선 출마선언부터 해놓고 지지율 추이와 대통령실 동향 등을 살펴보자는 겁니다. 현재 나 전 의원은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때에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에 따라선 빨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무릎을 꿇을 때 꿇더라도 해볼 수 있는 건 해보자는 게 나 전 의원 측 기류로 보입니다.  

[천광암 칼럼] 일본 항공모함이 독도에 출몰하는 날?

일본이 전후 70여 년간 유지해온 ‘전수 방위’(공격받을 때만 방위력 행사) 원칙을 사실상 폐기했습니다. 우리로선 군사대국화로 줄달음치는 일본에 대한 경계심을 늦출 수 없습니다. 동아일보 천광암 논설주간은 특히 독도를 끊임없이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속셈이 우려된다고 말합니다. '공격할 수 있는 나라 일본'에 꽃길을 깔아줘서는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 칼럼 보기

[아침을 열며] 1분쯤 늦어도 괜찮은 사회

'전장연' 지하철 시위에 대한 당국의 강경대응이 논란인 가운데 임채윤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는 미국에서의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 문화를 소개합니다. 바쁜 출근길 버스에서 휠체어 승객 탑승 시 수 분이 소요되는데도 모두가 차분히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다는 얘기입니다. 1분만 늦어도 큰 일로 여겨지는 사회는 작은 위기에도 쉽게 멈추는 취약한 시스템을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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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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