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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윤 대통령 좌충우돌, 국민은 불안하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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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분 걸림 -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석유가 조만간 쏟아져 나온다고 희망 회로를 돌린 그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선 '9∙19 군사합의' 전면 무효화를 선언했다. 용산 대통령실의 한쪽에선 곧 부자가 될 거라고 기대를 부풀리고, 다른 쪽에선 남북 무력충돌 불사 메시지를 낸 것이다. 대통령실에 정무기능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두 사안의 공통점은 급발진이라는 거다. 윤 대통령의 석유 시추 발표는 불과 8분 전에 공지됐다. 주식시장 파장을 고려했다고 하나 그렇다면 개장 전에 했어야 했다. 대통령은 짧은 설명 몇 분만에 퇴장하고 석유 채굴 가능성을 알려주는 자료 하나 없었다. 게다가 해당 광구는 호주의 에너지 대기업이 '장래성이 없다'며 포기한 곳이었음이 뒤늦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로또'를 안겼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대왕고래 프로젝트'라는 이름값도 못한 셈이다. 뭐가 그리 급했을까.

'9∙19 합의' 파기도 뜬금없다. '오물 풍선' 대응책이라지만 북한이 중단 의사를 밝힌 마당에 남북 간의 '안전핀'까지 제거할 필요가 있었나. 북한의 치졸하고 유치한 행태에 정색을 하고 대드는 건 오히려 우리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급기야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7년 만에 한반도 상공에 날아와 폭탄 투하 훈련을 했다. 닭 잡는데 소잡는 칼을 쓴 격이다. 사면초가에 몰린 국내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거라면 너무 무모하고 위험하다.

윤 대통령의 좌충우돌을 이해하지 못하기는 보수지지층도 마찬가지다. 한동안 대통령 탈당설로 여당을 시끄럽게 하더니 국민의힘 연찬회를 찾아와 호기있게 술을 돌리는 모습에 어리둥절해한다. '이재명 경쟁 상대는 대통령실 인선에서 배제하겠다고 했다'(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던 사람과 여당 의원들에게 '우리는 한몸'이라고 외친 이가 같은 윤 대통령이 맞는냐고 묻는다.

대통령이 정신을 못차리는데 공직사회는 오죽 하겠는가. '해외직구' 혼란, 고령자 운전제한, 공매도 금지 혼선 등 국민적 관심 사안을 손바닥 뒤집듯 한다. 기를 쓰고 밀어붙이던 의대 증원은 억지로 숫자는 늘려놨지만 이젠 뒷감당도 제대로 못하는 지경이다. 관가에선 공직자들이 벌써 야당에 줄을 서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마당에 연금개혁 등 '3대개혁'은 사치일 뿐이다.

석유 시추 발표 날 '9∙19' 파기, 엇박자
윤 대통령, 지지율 급락에 조급증 커져
'집권 3년차' 겹쳐 국정 누수 현상 우려 

윤 대통령의 조급증은 총선 참패 후 악화됐다. "선수는 경기 중에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는 호언은 사라지고 이젠 전광판에서 아예 눈을 떼지 않는 모습이다. 지지율이 바닥을 기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무력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을 초대해 개최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국민의 관심은 의외로 적었다. 윤 대통령이 어떤 외교 성과를 들고 나와도 백약이 무효라는 방증이다.

이런 상황은 누가 만든 게 아니다. 민생보다 이념을 우선하고 자기 편 챙기는데 골몰했던 게 바로 윤 대통령이다.수해복구 중 순직한 사병보다 지휘를 소홀히 한 사단장 구하기에 애쓰는 대통령을 잘한다고 할 국민은 없다. 배우자의 온갖 불법과 치부를 감추는데 물불 가리지 않는 대통령의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 마음이 어떻겠나.    

윤 대통령은 그게 아니라도 '집권 3년차 증후군'에 빠질 시기다. 역대 정권은 하나같이 권력형 게이트와 집권층 내부 분열, 공직 기강 해이 등 3년차 증후군을 피해가지 못했다. 윤 대통령에겐 이 모든 악재가 너무 일찍 찾아왔고, 결합돼 증폭됐다. 임기 후반기로 갈수록 예상치 못한 더 큰 위기가 닥쳐올지 모른다는 우려는 현실적이다.  

대통령이 불안하면 국민은 더 불안해진다. 가뜩이나 먹고살기도 어려운데 "이러다 전쟁이라도 나면 어쩌냐"고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대통령이 국민을 돌보는 게 아니라 외려 국민이 윤 대통령을 걱정하고 있다. 대통령이 앞으로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는 나라가 정상일 리 없다. 윤 대통령은 이런 사실을 알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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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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