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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윤 대통령 '총선 폭주'에 국민은 불안하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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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분 걸림 -

윤석열 대통령의 총선용 선심 정책이 허상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최근 증시다. 윤 대통령이 17일 증권거래소를 찾아 대대적인 증시 부양책을 쏟아내는 순간에도 주가는 급락을 면치 못했다. 이날뿐 아니라 올들어 한국 증시는 연일 파랗게 내려앉았다. 정부의 증시 띄우기 총력전이 무색하게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추락했다.  

윤 대통령은 개인 투자자만 1400만명을 넘는 증시를 '황금 표밭'이라 생각했을 수 있다. 현직 대통령 최초로 거래소 개장식에 참석하고도 보름만에 다시 거래소를 찾는 게 안쓰러울 정도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모르는 게 있다. 잦은 증시 대책은 되레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무너뜨리고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사실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는커녕 확대시키는 셈이다. 대통령실도 기대와 전혀 다른 증시 움직임에 당혹해한다고 한다.

선거를 겨냥해 급조된 정책의 초라한 뒤끝을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가 물거품이 된 김포시 서울 편입이다. 총선 전 주민투표가 불발돼 여당이 발의한 '김포 특별법'이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 주민투표 실시를 결정할 행정안전부에서조차 "타당성 검토가 안돼서"라고 했다니 도둑질을 하려도 손발이 맞지 않아 못하는 꼴이다. "총선에서 표를 얻으려던 사기정책에 순진한 김포주민만 놀아났다"는 등 지역주민들의 분노가 온라인을 뒤덮고 있다.

불과 한달 전만해도 국민의힘은 김포에 이어 구리, 하남, 고양, 부천시의 서울 편입도 추진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며칠 뒤 아무도 모르게 여당 내 '뉴시티 프로젝트 특위'를 해체했다. 총선 전 추진이 어렵다는 것을 미리 알고 내린 결정일 것이다. 부동산 '떳다방' 사기도 이렇게는 하지 않는다. 더 기막힌 건 수백만 경기도민을 들썩이게 했던 집권당 핵심정책이 사실상 공수표 끝났는데 그 누구도 일언반구 설명이나 사과가 없다는 점이다.

총선 증시 부양책에도 연일 추락세
급조된 김포시 서울 편입도 물거품
한반도 리스크까지 겹쳐 불안 커져
총선 신경쓰기 보다 국정 잘 챙기길 

윤 대통령은 요즘 하루 걸러 하나씩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을 내놓고 있다. 세금 깎아주기와 납부 연장, 신용 사면 등 퍼주기 일색이다. 감세 위주의 정책은 주로 대기업과 고소득 자산가 계층·집단을 위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때 "곳간이 빈다"고 목소리를 높여놓고는 이젠 한 술 더 떠 아예 곳간을 거덜내려는 모양이다.

신년 국제 정세는 중동 불안과 대만 문제, 미중 갈등 확대 등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딴 세상에 살고 있는 듯하다. 경제가 정치에 휩쓸려가는 이른바 '폴리코노미'를 앞장서 부추기는 모양새다. 여기에 최근엔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북한 김정은의 '전쟁불사론'이 불을 댕겼지만 윤 대통령의 '강 대 강' 충돌 불사 입장이 위기를 키우는 양상이다.  

윤 대통령으로선 이런 단호한 대응이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지 모르나 순진한 생각이다. 벌써 국제 사회에선 한반도 리스크가 불거져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인 투자금 이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한반도에 전쟁위험이 커지는데 누가 한국기업과 주식시장에 투자하겠는가. 게다가 경제정책을 국내 '표'에 조준하면서 정작 고물가·고금리 충격 진정 등 거시경제 대책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는 2009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미국 경제를 '삶은 개구리 증후군'에 빗대어 평가했다. 미국 경제가 서서히 끓는 물에 들어가 있어 그 심각성을 피부로 직접 느끼지는 못하지만 조만간 심하게 앓게 될 것이라는 경고였다. 지금 한국 경제가 딱 그 모양이다. 안팎으로 물이 서서히 끓고 있는데 국내 선거에만 온통 신경 쓰는 상황이 죽기 직전의 삶은 개구리와 닮았다.

국정은 팽개치다시피하고 총선에 몰두하는 윤 대통령을 불안하게 지켜보는 국민이 적지 않다. 언제 어떤 말을 토해낼지 몰라 조마조마하고 있다. 총선은 대통령의 그간의 국정 운영 성과를 평가받는 장이다. 그 평가를 잘받겠다고 온갖 무리수를 두는 건 국가 지도자답지 않다. 분명한 건 대통령이 국민을 걱정하는 것보다 국민이 대통령을 더 걱정하는 지금의 현실이 정상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총선 후가 더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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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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