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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 대통령, 지지율 올릴 확실한 방법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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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이재명 대통령이 달라졌다. 그는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고 또 완벽할 수도 없다"며 "국민과 국회의 합당한 지적과 제안이 있다면 망설임없이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좋은 의도로 시작한 정책이라도 국민이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면 안하느니만 못한 것"이라고 했다. 장관과 참모들을 윽박지르지 않고 차분한 어조로 유연한 대응을 주문하는 장면이 이전과 대비됐다.

소통 방식에서도 변화의 모습이 두드러진다. 이 대통령이 대국민 소통 채널로 애용하는 엑스(X)에 글을 올리는 횟수가 급감했다. 언론이나 야당 관련 비판 게시글이 줄고 표현도 부드러워졌다. 웬만한 회의는 생중계를 했던 것도 점차 줄어드는 양상이다. 국민에게 직접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여론을 이끌어가는 방식이 더이상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발 늦긴 했지만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교체하면서 이 대통령으로서는 손발이 잘려나가는 듯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여러번의 사의 표명이 있었다는 뒷얘기와 개각 발표 이틀 뒤에 김 실장 사퇴 소식이 전해진 건 '읍참마속'이란 말 이외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일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당초 개각이 의도했던 민생 정책 혼란에 대한 책임과 진영 갈등 해소라는 메시지 만큼은 선명하다.  

이 모든 장면이 가리키는 하나의 지점은 지지율이다. 대통령 지지율 30%대는 레임덕 초기로 접어드는 길목으로 여겨진다. 그것도 임기 중반이 아니라 이제 집권 1년이 갓 넘은 상황이라면 정권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이전 정권에 몸담았던 인사들은 한결같이 "지지율이 떨어지면 손안에 쥔 모래처럼 권력이 빠져나가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한다. 이런 상태가 길어지면 대통령 말에 힘이 실리지 않고, 관료들이 움직이지 않고, 국정은 표류하게 마련이다.

문제는 지지율의 회복탄력성이 낮다는 점이다. 한번 내리막길로 접어들면 좀처럼 반등하기 어려운 속성을 띠고 있다. 하강 속도는 빨라도 올라가는 데는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국민의 삶과 관련된 정책은 잘못을 바로잡더라도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이 대통령이 몸을 낮추고, 부동산 정책을 바꾸고, 개각을 해도 지지율이 요지부동인 것이 이를 보여준다. 떨어지는 지지율을 멈추거나 하락세를 완만하게 하는 데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추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백약이 무효 이 대통령 지지율 급락
대통령 개인 문제가 국정에도 영향
'공소취소' '연임개헌' 직접 정리를

그래서 제안하는 게 '공소취소'와 '연임개헌' 입장 발표다. 국민들은 지금 이 대통령의 개인 문제와 국정 운영을 별개로 보지 않는다. 주요 정책 이슈를 대통령 개인의 신뢰 문제와 연관지어 인식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로 '본인 재판 회피'가 부동산에 이어 두번째 순위에 올랐다. 검찰개혁, 부동산 등 국정의 핵심 분야에까지 통치자에 대한 인격적 불신이 작용하면 어떤 좋은 정책을 펴도 먹혀들지 않는다. 역대 거의 모든 대통령이 주요 정책보다는 개인과 가족, 주변의 문제로 추락했던 사실을 떠올리면 된다.

이 대통령 '공소취소' 논란은 정국의 가장 뜨거운 현안이 됐다. 보수야권의 단골 공격 수단이 됐을 뿐 아니라 진보진영 내에서도 분열과 갈등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여당에서도 슬슬 손을 떼려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더불어민주당은 조작기소특검법 처리 유보 방침을 세웠고, 공소취소를 앞장서 주장했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검찰총장을 통해 공소취소를 지휘할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특검법 처리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라는 두개의 통로가 막히면 현실적으로 공소를 취소할 방법이 없다.

가능성이 없기로는 '연임개헌'도 마찬가지다.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조정식 국회의장의 발언으로 촉발된 뒤 되레 법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 됐다. 청와대도 "현행 헌법상 대통령 연임을 포함한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것은 이 대통령이 육성으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서다. 당사자인 이 대통령이 묵묵부답이니 항간의 의심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현재 국민이 이 대통령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리한 공소취소와 연임개헌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눈에 띄게 올라갈 것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본인 문제로 많은 국민이 우려를 하고 있다면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소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상황이 악화돼 여론에 떠밀려 하는 것보다는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정리하는 게 옳다. 이 대통령이 직접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야 할 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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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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