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의 급부상, 선거 구도 바뀐다
최근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의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내년 서울시장 선거 구도가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구도는 물론 여야 대결도 진영 대립 양상보다는 행정력 경쟁으로 바뀌는 양상이라는 진단입니다. 과거 여야 간 정치적 이슈가 뒤덮던 서울시장 선거가 천만 서울시민의 삶을 잘 보듬을 사람을 선택하는 장으로 변모하는 현상은 바람직하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정 구청장의 서울시장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여당 경선 구도에 일대 혼전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다크호스 부상으로 인한 경쟁의 치열함에 그치는 게 아니라 행정력으로 무장한 유력 주자가 뛰어든다는 점에서 당내 경선의 방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당장 16일 출마 선언을 한 김영배 민주당 의원부터 자신을 "구청장, 청와대 경험을 가진 진짜 종합 행정가"라고 소개하는 등 정 구청장을 의식하는 모습입니다. 이런 흐름은 이미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 의사를 가진 다른 후보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의원 다선의 정치적 경력보다는 각자의 행정 경험과 능력을 호소하는 위주로 경선이 진행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런 배경의 중심에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정 구청장에 대한 '깜짝 칭찬'이 자리합니다. 대통령실은 "같은 행정가 출신으로서 일 잘하는 구청장을 격려한 것일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이 대통령의 의중을 드러낸 거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단지 정 구청장의 인지도를 높여주려는 게 아니라 내년 서울시장 선거의 프레임을 행정력 대결 구도로 바꾸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얘깁니다. 이념이나 진영 구도로는 보수세가 강해진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 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실제 정 구청장이 등판하면 국민의힘 소속의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선거 구도가 완전히 바뀔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두 사람 모두 행정가 스타일에 실용적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서입니다. 물론 현재로선 두 사람의 정치적 체급과 격차는 뚜렷합니다. 4선 서울시장인 오 시장은 대권 후보로 전국 단위 인지도와 막강한 행정·정치적 영향력을 갖추었지만, 정 구청장은 아직 존재감이 약한 성동구청장 출신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행정가 대 행정가'의 구도가 형성되면 다른 요소보다는 오로지 누가 일을 잘하는지가 평가의 잣대가 될 거라는 예측을 내놓습니다.
서울시장 선거가 행정력 대결 구도가 되면 오 시장으로선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종묘 고층빌딩 건설과 한강버스 운행, 광화문광장 '감사의 손' 조성 등의 문제점이 부각돼 상대적으로 정 구청장의 성과가 돋보일 수 있습니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 도시재생과 성공버스 운영 등 실용적 정책으로 구민들의 압도적 신뢰를 얻고 있는 게 강점입니다. 오세훈의 12년 서울시정과 정원호의 성동구청장 12년의 성과가 낱낱이 도마에 오르게 됩니다. 특히 주요 정책을 여론 수렴 없이 밀어붙이는 오 시장과 주민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기반으로 한 정 구청장의 행정 리더십 차이도 비교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권에선 정 구청장이 보수세가 강한 '한강벨트'에서 기초단체장 3선을 한 경력도 유리한 요소라고 보고 있습니다. 보수 진영의 민주당 후보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시킬 수 있어서라는 겁니다. 이런 분석은 과거 선거에서도 입증이 됐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전역에서 참패했지만 정 구청장은 국민의힘이 휩쓴 한강벨트 12개 자치구중 유일하게 승리를 거뒀습니다. 당시 득표율은 57.6%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민주당이 승리한 8곳중에서도 가장 높았습니다. 당시 선거를 두고 소속 정당보다 일 잘하는 구청장이 당선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최근 생활밀착형 행정가에 대한 여론의 호의적인 반응은 기초단체장·광역단체장 등을 지내며 행정을 통해 성과를 내고 효능감을 증명한 이 대통령의 역할이 컸습니다. 대선은 고사하고 주민들의 삶을 책임지는 지자체장을 뽑는 선거라면 행정가로서의 능력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게 맞습니다. 지자체장이 일하는 방식은 시민의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결국 삶의 질을 좌우합니다. 여당 경선에서 누가 되든, 야당 후보로 누가 선택되든 서울시장 선거만큼은 정치적, 이념적 성향보다는 일을 잘하는 사람을 뽑는 게 합리적입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의 변화 요구에도 마이웨이를 고집하는 모습입니다. 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장 대표는 윤석열의 쿠데타 정신과 이념 전쟁을 승계했다고 말합니다. 국민의힘이 재기하려면 분단 기득권 세력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아무래도 장 대표를 당에서 축출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단언합니다. 국민의힘 의원과 당원, 지지자들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 칼럼 보기
[이종건의 함께 먹고 삽시다] "우리는 죽으러 오지 않았다"
한국인의 생활의 저변에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이종건 옥바라자선교센터 활동가는 밥상에 오르는 모든 '국내산'은 이주노동자의 노동을 거치지 않은 게 없다는 현실을 일깨웁니다. 직종도, 인종도, 출신 국가도 모두 다른 그이들을 묶는 하나의 공통점은 '한국의 노동자'라는 엄연한 사실이라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