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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탄핵' 헌재 결정 빨라질 듯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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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안이 8일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헌법재판소로 공이 넘어갔습니다. 가장 큰 관심은 헌재의 결정 시기와 탄핵 인용 여부에 쏠려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선애·이석태 재판관의 퇴임과 탄핵소추 위원을 맡게 될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의 역할이 변수가 될지도 주목됩니다. 법조계에선 헌재 결정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탄핵 소추는 기각이 다소 우세해보이지만 인용될 거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①김도읍 불참 가능성= 탄핵심판에서 소추위원(검사 역할)을 맡은 김 위원장은 원칙대로라면 이 장관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하지만 국회 탄핵안 처리에 반대한 국민의힘 소속이라는 점이 고민입니다. 당의 입장에 따른다면 적극적 역할을 하지 않아야 하지만 국회법과 관례를 무시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여권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변론에 참석하지 않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소추위원이 재판에 두 번 참석하지 않으면 당사자 없이 재판이 진행됩니다. 이 경우 각종 신문 절차를 건너뛸 수 있고, 그만큼 헌재 판단도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탄핵 기각을 장담하는 여권이 원하는 시나리오이기도 합니다.

②6개월내 결론날까= 헌재법에 따르면 사건 접수일로부터 180일 내에 선고하도록 돼있습니다. 하지만 훈시조항인지라 실제는 들쭉날쭉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63일 만에 기각 결론이 났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92일 만에 인용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반면 첫 법관 탄핵이었던 임성근 전 부장판사의 경우 267일 만에 각하 판결이 나왔습니다. 법조계에선 이 장관의 직무가 판결 전까지 정지돼 국정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헌재가 180일을 넘기지 않고 판결을 내리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습니다. 경찰 수사 등 관련 자료가 이미 확보돼 있는 상황에서 판단만 내리면 돼 의외로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옵니다.    

③재판관 퇴임 변수 되나= 현재 9명의 헌법재판관 가운데 이선애·이석태 재판관은 3월과 4월 각각 퇴임합니다. 대법원은 후임 재판관 인선 작업에 착수했으나, 신임 재판관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임명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헌재 심판·결정 정족수입니다. 이들 재판관 두 명이 빠진 7명으로 사건을 심리하고 6명이 찬성해야 인용 결정이 가능합니다. 이때문에 일정이 지연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 때도 8명이 결정한 전례가 있는 만큼 큰 지장은 없을 거라는 견해가 많습니다. 다만 탄핵 인용이 되려면 7명 중 6명이 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벽은 더 높아지는 셈입니다.    

④인용 또는 기각?= 탄핵심판에서 주된 쟁점은 '중대한 법 위반' 여부입니다. 탄핵소추안에는 이 장관이 헌법(국가의 재해 예방 의무)과 재난안전법, 국가공무원법(성실의무·품위유지의무) 등을 위반했다고 돼있습니다. 법조계에선  탄핵 소추가 인용되려면 중대한 법 위반이 밝혀져야 한다는 점에서 기각 가능성이 다소 높다는 전망을 내놓습니다. 참사에 미흡하게 대처하고, 정치적으로 무능했다고 볼 수 있지만 경찰수사에서 중대한 법률 위반은 드러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 탄핵안이 대통령이 아닌 장관이어서 상대적으로 경미한 법 위반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습니다. 이 장관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여론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⑤대통령실 대응은= 대통령실은 탄핵소추안 가결 후 "의회주의 포기로, 의정사에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한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대통령실은 그간 탄핵안 처리에 맞설 대응책을 모색해왔는데, 그 중 하나가 행안부 차관 '실세형 인사'로 교체 방안입니다. 행안부 장관의 부재에 따른 업무 공백을 메우려면 부처 장악력과 리더십이 있는 '실세형 차관'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여권에선 대통령실에서 근무 중인 법조인 출신을 임명하는 안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검찰 출신인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과 주진우 법률비서관이 거론되는 한편, 이원모 인사비서관과 최근 대통령실에 합류한 이영상 국제법무비서관도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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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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