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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통합인사' 먹칠하는 사람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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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이병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5·18 성역' 발언 파문으로 사퇴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 인사가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진영에 갇히지 않고 유능한 인사는 보수성향이라도 포용하겠다는 ‘통합’과 ‘실용주의’ 원칙을 표방해왔지만, 일부 인사들의 비상식적 행태로 빛이 바랬다는 주장입니다. 탕평과 외연 확장도 중요하지만 국민과 지지층을 납득시키려면 '통합·실용인사'의 원칙과 기준에 대해서도 숙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 부위원장의 발언이 부적절한 것은 5·18에 대한 폄훼는 물론이거니와 '표현의 자유'를 들어 정당성을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그는 배재고 사태와 관련해 SNS에서 "5·18이 성역이 됐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내 의견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라고 반발했습니다. 역사적 상처와 특정 지역 등을 조롱하는 혐오 표현을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는 인식 수준은 차치하고라도 소수자 집단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민주주의 장에서 허용되는 한계를 넘는 경우 금지돼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무시하는 행태입니다.

더 큰 논란은 이 부위원장의 '표현의 자유' 주장이 국민의힘의 입장과 정확히 일치해서입니다. 국민의힘 대변인과 일부 인사들은 잇따라 "배재고 선수들의 '스타벅스 가자'는 응원은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라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동원하는 극우적 논리를 현 정부의 고위직 인사가 고스란히 따라한 셈입니다. 이 부위원장은 과거 "친일은 당연하고 정상적. 반일이 비정상"이라거나 "세월호 참사 추모는 이 사회의 천박함의 상징"이라는 등의 막말을 퍼부었는데, 이런 인식이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게 확인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최측근인 이 부위원장을 캠프에 영입하려 했다가 반대에 부딪혔지만, 지난 3월 통합 차원이라며 이 부위원장을 총리급 인사로 발탁했습니다. 당시에도 지지층 내에서는 통합 인사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판에도 인사를 강행한 것이 결국 고스란히 이 대통령 부담으로 돌아왔습니다. 진보 진영 커뮤니티에서도 "저런 인물을 굳이 대통령 직속기관에 앉힌 이유가 뭐냐"는 성토가 넘쳐납니다.  

사태를 더 심각하게 만든 건 이 부위원장이 사퇴를 거부하며 한동안 버티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점입니다. 이 부위원장은 여권에서 사퇴 여론이 빗발치는 데도 "개인의 양심에 따른 발언이기 때문에 사퇴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앞서 청와대가 이 부위원장 발언에 대해 엄중 경고로 그치자 이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는 "임명권자(대통령)가 원하면 언제든지(사퇴)할 수 있겠지만 연락 온 건 없다”고 큰소리치다 급기야 청와대가 사퇴 권고를 하자 마지 못해 물러났습니다. 여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애초 사람을 잘못 봤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 대통령은 진영을 넘나드는 '통합 인사' 기조에 따라 보수 진영의 각료와 정치인을 과감히 발탁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한 것을 시작으로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회장 등을 잇따라 임명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기획예산처장관 후보자가 도덕성 논란으로 낙마했고,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은 12·3 비상계엄 옹호 발언 논란으로 사퇴했습니다. 이번에 이 부회장이 다시 도마에 올랐고, 인요한 대한적십자사 신임 회장도 논란에 휩싸인 상황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포용과 통합의 인사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보수와 진보의구분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 판단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인사 철학에는 이견이 있을 없습니다. 다만 우리 사회에서 합의된 기본가치마저 부인하는 인사까지 '통합'의 대상이 돼야 하는지 의문스럽습니다. 포용해야 할 사람은 합리적 보수·중도 인사여야지 극우 성향의 인사는 곤란하다는 게 지지층 다수의 정서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민주주의적 가치와 국정 기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통합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김민아 칼럼] 차별의 언어 '남방한계선'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에서 호남 반도체 투자에 반대하는 이유중 하나가 인력난입니다. 김민아 경향신문 칼럼니스트는 인재는 '지역'이 아닌 '기회'를 따라간다며 지역 교육기관이 반도체 관련 전공 정원을 늘리면 전국에서 우수 자원이 몰려들 거라고 전망합니다. 기업이 들어서면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면 인프라고 구축되고 지역 위상이 달라진다며 이른바 '남방한계선' 주장을 반박합니다.👉 칼럼 보기

[저널리즘 책무실] 허위조작정보 근절과 '입틀막' 사이

7일부터 시행하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합니다. 이종규 한겨레신문 저널리즘책무실장은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 구제 차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오남용과 악용 가능성으로 이른바 '위축효과'가 걱정된다고 지적합니다. 실현 불가능한 목표인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해 무리수를 두다 시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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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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