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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재판 사건, 판이 바뀐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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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최근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에서 잇달아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서 향후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에서 핵심 증인들의 진술이 바뀌고,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무리한 압박 정황이 연이어 밝혀지는 양상입니다. 대장동 의혹 사건 재판에서도 검찰의 공소 사실을 부인하는 증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상황 변화가 관련 재판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됩니다.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대북송금 의혹 사건입니다.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재임 중 이화영 평화부지사로부터 쌍방울의 대북송금을 보고받고 승인했다는 혐의로 검찰이 지난해 6월 기소한 사건인데, 최근 공소 내용과 다른 증언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을 비롯, 의혹에 깊이 관련된 KH그룹 배상윤 회장(해외도피), 조경식 부회장 등 대북송금 의혹을 주장해온 이들이 일제히 "이 대통령은 사건과 무관하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김성태는 지난달 재판에서 "대북송금과 관련해 이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거나 지시받은 바 없다"고 말했는데, 앞서 2019년 이화영의 휴대전화로 이재명 지사와 통화했고, "좋은 일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과는 180도 달라진 것입니다. 검찰의 이 대통령 기소가 김성태 진술을 주요 근거로 삼았다는 점에서 공소 사실이 뿌리 째 흔들리는 셈입니다. 조경식은 지난 5일 국회에 출석해 "검찰 압박으로 김성태가 거짓진술을 했다"고 말했고, 해외도피중인 배상윤은 "검찰의 '이재명 죽이기' 공작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이 이재명과 공범으로 엮은 이화영 사건과 관련해서도 판도를 뒤바꿀만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화영이 재판에서 "검찰이 연어 술파티를 벌이며 회유해 이재명 지사에게 보고한 것처럼 허위 진술을 했다"고 폭로했는데, 이 주장이 법무부 실태 조사에서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당시 검찰은 자체 조사결과, 이화영의 폭로가 거짓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도 이를 근거로 지난 6월 이화영에게 7년8개월형을 확정하면서 '술자리 회유' 의혹은 인정하지 않았는데, 사실로 밝혀지면 재심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으로서도 유일한 기소 근거가 김성태와 이화영의 초기 진술밖에 없는 상황에서 혐의를 벗어날 공산이 높아졌습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도 재판에서 핵심 증인이 진술을 바꿨습니다. 대장동 핵심 민간업자였던 남욱 변호사는 최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으로 부인하는 진술을 내놨습니다. "검찰이 처음부터 민간에게 이익을 몰아주기 위해 대장동 개발 사업 구조를 짰다고 주장하지만 2015년으로 돌아가서 보면 전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유동규 등과 공모해 성남시가 4895억 원의 이익을 포기하고 민간업자에게 해당 이익을 몰아줬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는데, 이런 얼개 자체를 부인한 셈입니다.

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저한테 불리한 건 사실이 아닌 것도 언론이 엄청 쓰더니 그게 아니라는 내용의 명백한 팩트는 언론에 안 나온다"고 발언한 것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이 제외된 채 진행 중인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 재판에서 남욱이 검찰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진술을 했으나 언론 보도가 거의 나오지 않자 불만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겁니다. 현재 이 대통령 재판 가운데 정진상과 함께 기소된 대장동 재판만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선 이 대통령 관련 사건 핵심 증인들의 잇단 진술 번복은 새 정부 출범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정부에서 '윤석열 검찰'의 압박에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다 정권이 바뀌니 태세를 전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만약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이나 대장동 의혹이 윤석열 정부 검찰에 의해 조작기소됐거나 부풀려졌다면 진실을 규명해 바로잡는 게 당연한 귀결입니다. 합당한 조사를 통해 검찰이 진실을 은폐·조작하고 사법부가 이를 묵과했다면 그 책임은 피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뉴스룸에서] 전두환, 윤석열, 전한길...'가여운 것들'

전두환 일가가 오갈 데 없는 그의 유골을 집 마당에 묻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한겨레신문 신승근 뉴스총괄부국장은 우리는 전두환처럼 내란을 도모한 몰염치한 윤석열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 윤석열을 감싸며 증오의 정치로 공동체 반목을 조장하는 전한길과 전광훈류의 극우 인사들에게선 학살자 전두환을 찬양하던 이들이 모습이 떠오른다고 개탄합니다. 👉 칼럼 보기

[36.5도] 음모론자에게 말 걸기

우리 사회에 부정선거론 등 음모론에 빠진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국일보 유대근 기자는 미국 대학의 실험 결과를 인용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접하면 음모론적 신념도 바뀔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일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음모론이 교실에까지 파고들었지만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생각을 바꿀 여지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합니다. 어른들의 몫이 그 만큼 크다는 얘기입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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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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