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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염수 방류 피해 비용, 왜 우리가 내야 하나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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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예산이 급증하자 비용 부담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국내 수산업 보호와 안전 강화를 위한 정부 지원은 당연하지만 여기에 드는 비용을 왜 한국 국민이 부담해야 하느냐는 주장입니다. 오염수 방류 비용은 향후 수십 년간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대안으로 원인 제공자인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정부는 일본 오염수 방류로 어려움을 겪는 어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예산을 7,380억 원으로 대폭 확대했습니다. 이중 어업인 경영 안정과 소비 촉진을 위한 예산으로 6,804억원이 배정됐고, 해역·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비롯한 안전예산에 576억 원이 편성됐습니다. 문제는 이 비용이 일시적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일본이 밝힌 계획에 따르더라도 2051년까지 오염수 방류는 불가피합니다. 게다가 4~5년 뒤 오염수가 국내 해역으로 도달할 경우 예상되는 피해 규모는 예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관련비용이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더해 오염수 방류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측정조차 불가능합니다. 정부가 시민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취한 행정조치들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상황입니다. 정부 일일브리핑 등 오염수 관련 행정업무에 많은 공무원이 동원되고 있고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정부의 관련 위원회들이 오염수 문제에만 매달리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수산물 촉진 운동으로 대기업과 급식업체 등이 떠안아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소금 사재기 등 국민의 불안과 공포심리 등 한국사회가 겪는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을 왜 한국 국민이 져야 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건 당연합니다. 분명한 건 오염수의 가해자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라는 점입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선 사회적 비용은 일단 제쳐두더라도 최소한 정부가 국민 세금에서 끌어쓴 비용은 추후에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마땅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의 해양 방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소문인 '풍평 피해'를 보상하고 있는데, 한국도 포함되도록 정부가 나서야 된다는 겁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특별안전조치법에는 피해보상과 관련해 별도 기금을 조성해 선변제를 한 뒤 일본 정부에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돼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피해가 커질 경우에 대비해 한국 정부가 먼저 일본과의 협의를 통해 피해보상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합니다. 만일 일본이 협의에 응하지 않으면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제소하거나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오염수 피해를 가짜뉴스와 선동으로 치부하는 정부의 태도입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어민 지원금 예산을 두고 "가짜뉴스에 피해를 본 분들을 돕기 위한 가짜뉴스 피해자 지원금"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측에서 저지른 일로 대한민국이 피해를 보게 되는데 엉뚱하게 야당에 책임을 돌렸습니다. 이런 마당에 정부가 일본에 구상권 청구 의지를 보일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입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직후 정부가 약속했던 후쿠시마 전문가 파견이 난항에 빠진 것에서도 정부의 안이한 태도가 드러납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자 우리 전문가가 2주에 한 번 일본 후쿠시마에 간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치열한 협상을 거쳤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만에 방문 간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말을 바꿨습니다. 구체적인 방문 시기도 매번 사전에 IAEA와 일본과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오염수 방류 대응 태도를 보면 어느 나라 정부냐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상읽기] 윤석열 대통령은 수치를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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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한국 정치의 몰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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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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