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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패착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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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반탄(탄핵반대) 세력'이 당을 장악한 것으로 나타나자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한동훈 전 대표의 패착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찬탄 진영'의 상징적 인물인 한 전 대표의 출마 포기로 '윤 어게인' 세력이 독주하는 빌미를 줬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국민의힘의 극우화가 거세지면서 한 전 대표의 당내 입지가 더욱 축소되고 정치적 전망도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중론입니다.

한 전 대표의 역할과 위상 축소는 22일 발표된 전당대회 결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반탄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나란히 결선에 오른 것은 물론,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과반을 반탄파가 차지했습니다. 여기에 당대표 몫인 지명직 최고위원 1명도 반탄파가 차지하게 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반탄 대 찬탄 구도가 5대 2로 반탄파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됩니다. '내란 정당'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는커녕 퇴행의 깊은 수렁에 빠져들 것이 명확합니다. 윤석열과의 절연을 통한 쇄신을 주장하는 한 전 대표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만약 한 전 대표가 출마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거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반탄파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안철수·조경태 후보와 연대해 세를 결집했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얘깁니다. 지난 5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결선투표에서 한 전 대표가 43%의 지지를 얻은 점을 감안할 때 찬탄파가 무기력하게 주저않지는 않았을 거라는 전망에 힘이 실립니다. 한 전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팔짱을 끼는 것처럼 보인 것도 잘못된 판단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다 결선 투표가 결정되자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때늦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한 전 대표가 당대표 선거 불출마 선언을 했을 때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윤석열 탄핵 후 대선 패배에도 반탄 6 대 찬탄 4 구도가 유지되긴 했지만, 지지층이 견고하고 전당대회에 대비해 당원 가입 운동도 활발히 펼쳤던 터였습니다. 당시 친한계 쪽에선 당권을 잡아도 리더십 발휘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방선거 패배시 퇴진 압박이 거세질 것을 우려해서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습니다. 이번에 반탄파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지방선거 후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 한 전 대표 등판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섞여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망은 반탄 세력의 공고화로 현실화되기 어렵게 됐습니다. '윤 어게인'이 국민의힘의 주류로 확고하게 자리잡으면서 설령 지방선거 패배로 이번 지도부가 퇴진하더라도 차기 당대표 역시 김문수와 장동혁 중 다른 한 명이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에게 당을 맡아달라고 요청할 개연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합리적 추론입니다.

친한계에선 한 전 대표의 지방선거 또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입성으로 교두보를 마련하자는 견해도 나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같은 당내 판도에선 자치단체장이든, 국회의원이든 한 전 대표에게 공천을 줄 리가 만무합니다. 이렇게되면 한 전 대표는 장외에서 '훈수정치'를 두는 것 외에는 뚜렷한 정치적 역할이 사라지는 셈입니다. 지금도 결속력이 약한 한동훈계 의원들과 지지자들의 이탈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권 일각에선 친한파를 중심으로 한 분당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실제 결행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박근혜 탄핵 사태때 창당했다 실패한 바른정당 사례의 교훈으로 국민의힘이 가진 막대한 당 자산과 조직을 버리고 나가긴 어려울 거라는 얘깁니다. 한국 정치 구조가 여전히 지역 기반으로 작동하는 상황에서 뚜렷한 구심점 없이 새 정당을 차리는 무모한 정치적 실험을 하겠느냐는 게 정치권 다수의 시각입니다.

한 전 대표는 다음달 청년을 겨냥한 '정치플랫폼' 공개로 대외활동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당이 소홀했던 모든 지지층과 접점을 늘리는 방안을 구상중인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당내 세력 구도가 크게 불리하고 역할도 미미한 상황에서 외곽에서 군불을 지핀다는 전략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정권 때도 중요한 국면에서 몸을 낮추거나 승부를 피하는 모습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지금의 한동훈에게는 큰 정치인이 되려면 결정적 시기에 승부수를 던지는 결단이 요구된다는 정치권의 금언이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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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건진법사 전성배씨 집에서 압수수색한 관봉권의 띠지를 분실한 것이 일파만파의 의혹을 낳습니다. 한겨레신문 박용현 논설위원은 해방 후 80년 만에 식민지형 형사법으로부터의 탈피가 현실화하고 있다며 관봉권 사태는 해체될 검찰의 비루함을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검찰의 마지막 모습이자, 검찰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증명하는 마침표라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세계의 창] 트럼프식 권위주의에 익숙해지는 위험

도널드 트럼프 집권 후 미국 민주주의 퇴행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 양상입니다.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은 트럼프는 미국 내의 여러 저항 세력(지식인, 언론인, 법조인, 트럼프의 반민주적 조치에 불편함을 느끼는 보수 판사들)을 표적삼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 동기는 거액의 돈을 챙기거나 자신을 조롱했던 이들에 대한 복수, 미국을 '정화'하려는 이념적 목표라고 진단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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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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