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보완수사권 폐지 비판할 자격 없다
연일 민주당 공개 토론 제안, 불리한 국면 탈출 의도
검찰 해체, 보완수사권 폐지 1등 공신 윤석열·한동훈
상대 공격보다 국민 향해 자성과 진솔한 사죄가 먼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연일 보완수사권 폐지를 놓고 공세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한동훈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수사·기소 분리와 보완수사권 폐지 등 강도 높은 검찰개혁을 초래한 장본인이 윤석열과 한동훈인데, 그 당사자가 책임을 외면한 채 정치적 공격만 쏟아내는 게 올바른 태도냐는 비판입니다. 한 의원이 더 큰 정치인을 꿈꾼다면 토론에 나서라고 주장할 게 아니라 뼈아픈 자성과 국민에 대한 사죄가 먼저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이 불거진 후 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의 토론에 공세를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16일 이건태 의원에게 처음 공개 토론을 제안한 이후 서영교·전용기 의원 등 대상을 바꿔가며 연일 공개토론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한 뒤에도 토론 제안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공개토론이 한 의원의 정치적 이벤트로 활용될 수 있다며 제안에 응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선 상대가 응하지 않는 토론을 SNS를 통해 계속 발신하는 방식에 대해 비상식적이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한 의원의 의도는 분명해 보입니다. 토론 성사 자체보다 '민주당이 토론을 피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구축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대가 응하지 않더라도 공개 제안을 반복해 대중의 관심을 끌려는 계산입니다. 한 의원은 최근 안철수 의원과의 비상계엄 당일 집결장소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안팎의 거센 비난에 휩싸여 있습니다. 이런 미숙한 대응으로 국민의힘 복당에도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한 의원으로선 곤경에 처한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택했을 개연성이 큽니다.
한 의원의 이런 태도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에서도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검찰 해체'의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가 본질에는 눈감은 채 말다툼 승부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행태에 실망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한동훈은 검사 시절 윤석열의 최측근으로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방해하고 끝내 정권을 무너트리는 데 일조했습니다. 그 공을 인정받아 윤석열 집권 후에는 법무부 장관에 올라 검찰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입니다. 국회가 통과시킨 검찰 수사권 축소 법안을 시행령에 '~등' 1글자를 넣어 무력화한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이 한동훈입니다. 검찰이 너무 강력한 권한을 행사한다는 여론에 따라 토론과 여야 합의로 만들어진 법을 시행령으로 되돌려놓은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이 '정적 죽이기'라는 사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드러났습니다.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12개의 혐의를 씌운 것도,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보복 수사한 것도 한동훈 장관 때 이뤄졌습니다.
지금의 검찰청 해체와 보완수사권 폐지는 윤석열과 한동훈이 이끌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들이 '정적 때려잡기'에 올인한 게 역설적으로 국민들이 완전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한 계기가 됐습니다. 더 이상 검찰을 이대로 뒀다간 국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인식을 다수의 국민이 갖게 된 것은 이들 '덕분'입니다. 오욕으로 얼룩진 검찰의 수명은 한동훈 장관 당시 끝난 거나 다름없습니다.
한 의원의 약점으로 자주 지적되는 게 경쟁 상대에 대한 날 선 공격과 자기 성찰 부재입니다. 정치인에게 필요한 가장 기본적 자질은 화려한 언변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앞에서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는 자세입니다. 한 의원에게 지금 요구되는 건 왜 검찰청이 사라지고 공수청, 중수청이 설치되는지,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이 왜 만들어지는지, 그 역사적·정치적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지를 먼저 돌이켜보는 것입니다. 민주당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도망간다"고 비판하기 전에 한 의원 자신부터 국민을 향한 진솔한 사죄를 회피해선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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