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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이 된 이혜훈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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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1일 1의혹'이 진행 중인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거취를 둘러싸고 여권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명을 철회하자니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 인사' 기조가 훼손되고, 놔두자니 여론이 계속 악화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였습니다. 청와대는 일단 이 후보자를 청문회까지 끌고 간다는 계획이지만, 숱한 논란에도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지방선거의 악재가 될 거라는 내부의 우려가 만만치 않습니다. 민주당에선 김병기, 강선우 의혹도 감당이 안 되는 상황에서 이혜훈 문제라도 신속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이 후보자 의혹이 고약한 것은 여권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이 후보자가 국민의힘 출신인 터라 그에 관한 비위와 추문 등 현재 제기되는 모든 의혹은 그쪽에서 생산되는 상황입니다. 인천 영종도 투기 의혹, 응봉동 상가 투기 의혹에 이어 자녀 입시 '엄마 찬스' 의혹을 제기한 이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었고, 이 후보자 재산 형성 과정에서의 의혹을 제기한 이들은 국회 재정경제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었습니다. 인턴 상대폭언, 보좌관 상대 갑질 의혹은 하나같이 피해 당사자들의 제보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런 폭로가 '자기 얼굴에 침 뱉기'인데도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 후보자는 2004년 정계 입문 이래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다섯 차례 공천을 받아 3선 의원을 지냈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지금 거론되는 의혹이 결격 사유로 작용해 공천에서 걸러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과 자유한국당은 각각 20대·21대 총선을 앞두고 갑질 논란이 제기된 인물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지만, 겉치레에 불과하다는 게 이번에 드러났습니다. 국민의힘의 공천 검증 시스템이 얼마나 엉터리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이혜훈 의혹 찾기에 총력전으로 나서고 있다는 겁니다. 보좌관 갑질 의혹을 찾기 위해 이 후보자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보좌관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의원별로 역할을 분담해 일부는 부동산 투기 등 재산 형성 의혹에 집중하고 있고, 다른 쪽은 이 후보자가 거쳐간 지구당을 중심으로 부적절한 활동을 탐문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후보자가 바른정당 대표 시절 사업가로부터 수천 만원의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중도 사퇴한 사건의 뒤를 캐고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국민의힘 행태와는 별개로 청와대 인사 검증 과정의 아쉬움은 남습니다. 청와대는 현재 제기되는 의혹이 인사 검증에서 잡히지 않는 내용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후보자가 동료 의원들과 보좌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는 건 여의도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합니다. 비단 그가 계엄을 옹호했다는 것만이 아니라 평소 의정 활동 등에서 잡음이 많았다는 건 청와대가 조금만 신경썼으면 파악할 수 있는 사항이었습니다. 애초 윗선에서 이혜훈 영입을 점찍어놓고 제대로 된 검증 과정 없이 밀어붙인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이 후보자가 청문회까지 가는 과정도 순탄치 않습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지명한지 열흘이 되도록 아직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태입니다. 청문회를 담당할 국회 기재위원회 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의원이라 쉽사리 날짜를 합의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청문회가 열릴 때까지 당분간 지금 같은 의혹 제기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증인 채택 과정도 난관입니다. 국민의힘에선 폭언을 들은 당사자인 인턴을 비롯해 갑질 피해 보좌관들을 대거 증인으로 세우려 할텐데, 민주당이 이를 무조건 막을 상황이 아니어서 여야 간에 진통이 예상됩니다.

이 후보자 지명은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낙점 인사입니다. 비상계엄을 옹호한 보수 인사들을 중용해 대통령의 협치와 실용 기조를 명확히 하고, 경제 정책도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을 포용해 정책의 신뢰성을 높이려는 의도였습니다. 하지만 이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가 부각되면서 이런 기대는 다소 빛이 바랬습니다. 이 후보자가 6일 재정운용 관련 학계·연구기관 전문가들을 만나 향후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고 기획처가 밝혔지만 반향은 없었습니다. 추가 의혹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 후보자 논란은 이 대통령에게 심각한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여론의 추이를 주시하면서 언제라도 신속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할 필요가 커졌습니다.

[아침햇발] 김병기 강선우 이혜훈, 작은 '윤석열'들

갑질과 부패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집권 이후 최대 난관에 부닥쳤습니다. 이재성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은 김병기, 강선우 의원의 보좌관을 상대한 한 갑질과 권력을 이용한 부패의 양상은 이란성 쌍둥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에 갑질과 부패의 동반 법칙은 이혜훈 장관 후보자에게도 어김없이 관철된다고 합니다. 권력의 사유화라는 측면에서 '작은 윤석열'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질타입니다. 👉 칼럼 보기

[2030의 정치학] "의원님, 저 좀 살려주세요"

강선우 의원이 시의원 공천을 부탁하며 김병기 의원에게 "저 좀 살려달라"고 한 말은 돈에 오염든 정치판의 현실을 상징합니다. 이동수 세대정치연구소 대표는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지키기 위해 구명운동을 펴는 동안, 국민은 정말로 죽어 나가고 있다고 탄식합니다. 생활고로 인한 자살이 최대치로 치솟고, 산업재해 피해도 손으로 꼽지 못할 정도라는 겁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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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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