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합당 내전', 지지층 실망시킨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합당 문제가 권력투쟁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지지층에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집권여당의 국정 운영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작한 합당 논의가 민주당 내부의 갈등과 분란만 키우고 있어서입니다. 이런 양상은 민주당뿐 아니라 범여권의 정치력을 소진하는데다, 지지세력 간에도 분열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심각합니다. 진보진영에선 민주당내 각 당사자들이 질서있는 논의를 통해 조속히 결론을 냄으로써 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당초 지난 22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혁신당에 합당을 공식 제안했을 때만 해도 지도부 일부가 반발하긴 했지만 이를 일시적 진통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열흘이 지난 지금은 절차적 문제에서 '밀약설' '당권장약 음모론'을 넘어, 급기야 민주당이 금기로 여기는 '색깔론'까지 등장했습니다. 상황이 이토록 꼬인 데는 단순히 합당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6월 지방선거 및 차기 총선과 관련된 의원들 개인의 이해관계와 계파별 득실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입니다. 국민을 설득할 합당의 가치와 명분, 비전은 사라지고 의원들의 유불리만 따지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분석입니다.
더 심각한 건 차기 당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이 분란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당권파에서는 정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합당을 전격적으로 제안한 진짜 이유가 당권 경쟁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8월 전당대회에서 조국 대표와 혁신당 당원들의 지원을 받아 재선을 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입니다. 최근 불거진 이른바 '밀약설'은 차기 당권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사례의 일단입니다. 정 대표 리더십의 분수령으로 전망됐던 '1인1표제' 통과는 합당 논란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건강한 노선 투쟁이 아니라 색깔론까지 등장한 건 우려를 키웁니다. 한때 국민의힘에도 몸담았을 정도로 보수색이 짙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의 '토지공개념' 정책을 "사회주의 정책"이라 몰아세웠습니다. 토지공개념은 노무현·문재인 등 진보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의 핵심 개념으로 제시했을뿐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도 과거 토지공개념을 강조했던 터라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당내에서도 나옵니다. 이념이 다른 혁신당 인사들이 당에 들어올 경우 노선 투쟁으로 날을 지새우다 국민의 외면을 받고 정권을 상실할 것이란 주장도 과도한 해석이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물론 합당이 현재의 민주당 이념과 노선에 부합되느냐는 논쟁은 필요합니다. 민주당보다 상대적으로 진보 노선을 견지해온 혁신당이 한집에 들어오면 '중도실용'으로 정리된 당의 이념과 노선을 두고 갈등이 재연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는 현실적입니다. 이로인해 결국엔 중도층이 이탈하고 향후 선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이 합쳐질 경우 지방의원·단체장 공천에서 불리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거라면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보진영과 민주당 지지자들은 지금의 상황에 혼란스러운 모습입니다. 당 내부 갈등이 정 대표에 대한 반대인지, 절차 관리의 문제인지, 합당 자체를 반대하는 건지 쟁점이 정리되지 않은 채 논쟁만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와대도 '당무 개입' 논란을 빚을까 꺼려 언급은 자제하지만 내심 불편해 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SNS에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을 향해 날선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민주당에 자제의 메시지를 보내는 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내부 싸움을 멈추고 정책과 민생에 힘을 실어달라는 요구라는 겁니다.
이재명 정부 2년차인 지금은 내란 극복에 매진하고 당면한 국정 과제에 집중할 때입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집권여당이 내홍에 빠져 정치력을 소진하는 건 무책임하다 못해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선거를 앞둔 합당 문제는 민감한 문제여서 논쟁이 불가피하지만 '제살 깎아먹기'가 돼선 곤란합니다. 민주당은 불필요한 논쟁은 자제하고 하루빨리 의원총회 등을 열어 논란을 정리해야 합니다. 이런 식이면 어떤 결론이 나든 상처와 앙금만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보수정당을 자임하는 국민의힘이 정작 반시장적이고 반기업적인 행태를 보이는 사례가 잇따릅니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는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주류 세력이 보여주는 '코스피 5000'에 대한 거부감은 그들이 표방해온 '시장주의자'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근본적인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말합니다. 쿠팡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한국 보수의 반시장적 이중성이 드러난다고 개탄합니다. 👉 칼럼 보기
[하종강 칼럼] 경쟁에서 탈락해도 행복한 사회
선진국과 한국의 차이는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도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달려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적지 않습니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는 실직자에 대한 사회안전망 마련과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철폐,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등도 모두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