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과 절대 결별 못한다
윤석열 탄핵 심판이 막바지를 향하면서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윤석열과 절대 결별할 수 없을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헌재에서 탄핵 결론이 내려지만 국민의힘이 자연스럽게 윤석열과 선을 그을 거라는 게 정통보수 진영의 기대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리더십 부족과 윤석열의 지속적인 '옥중 메시지' 발산, 극우 결집 강화, 의원들의 제 살 궁리 등이 발목을 잡을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국민의힘이 윤석열과의 손절을 결단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권영세·권성동 지도부의 리더십 부족이 꼽힙니다. 당내에선 어차피 탄핵이 불가피한 현실에서 조기대선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지도부 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고 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점차 분출되는 상황입니다. 윤석열과의 개인적 관계에 연연하거나 극렬 지지층의 압력을 이겨낼 정도의 강단을 보이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권·권 투 톱의 당내 위상이 위기에 빠진 보수정당을 앞장서 이끌기에는 허약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동훈 대표 중도하차로 등판한 '친윤계'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애초 한계가 뚜렷했습니다. 외연확장이나 변화보다는 당장의 혼란 수습용 성격이 짙었습니다. 당내 선출직을 거치지 않아 조직을 이끌 능력에도 의문부호가 달려 있습니다. 당 안팎에선 실제 주요 결정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주도한다는 말도 돕니다. 원조 '윤핵관'인 권 원내대표도 윤석열과 거리두기는 언감생심입니다. 지난달 '내란 특검법' 발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울먹인 장면은 상징적입니다. 당 일각에선 과거 박근혜 탄핵에 동조해 탈당했던 전력이 족쇄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영남·강남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국민의힘 의원 분포는 시간이 지날수록 '윤석열 자기장'으로 더 빨려들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지지층 결집으로 나타나는 여론조사에 잔뜩 고무돼 탄핵 이후 상황은 안중에도 없는 의원들이 상당수입니다. 이들에겐 국민의힘 재집권 가능성보다 2028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럴려면 전체 국민여론보다 강성 지지층 움직임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탄핵 이후 대선에서 이길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윤석열이 파면되더라도 당을 위해 공간을 열어줄지도 의문입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조기대선이 현실화하면 '윤석열 현상'은 가라앉게 되고, 그때 자연스럽게 중도확장 전략으로 변침하면 된다는 시나리오를 생각한다는 게 정설입니다. 하지만 윤석열이 탄핵된다고 해서 '나는 죽더라도 당은 살아야 된다'며 뒷전으로 물러나리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윤석열은 지금도 구치소를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우리는 모래알이 돼선 안 된다" "자유수호 운동을 뒷받침하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을 것"이라며 자신을 지켜달라는 메시지를 내고 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윤석열과 거리두기를 포기하고 한몸으로 조기대선을 치를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보수 결집을 공고히한 상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면 중도층 여론이 크게 흔들려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국민의힘을 포함한 보수진영에서 '탄핵반대'를 넘어 '계엄정당화'까지 주장하는 데는 이런 의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비현실적 가정에 자신들의 기대를 더해 스스로 몰락을 재촉하는 모양새입니다.
국민의힘은 높은 탄핵 인용 가능성에도 대선 준비를 미리 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조기대선'이 금기어가 돼 지도부나 대선 주자 누구도 입에 올리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행태는 대다수 국민 눈에는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잃고 내란 수괴의 인질이 된 것으로 비칠 뿐입니다. 한국정치의 한축을 이뤄온 거대 보수정당이 어쩌다 한줌 극단세력에 끌려다니는 신세가 됐는지 개탄스럽습니다.

12.3 계엄사태 이후 '극우 포퓰리즘'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그간 한국의 보수정치는 서구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극우 포퓰리즘과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윤석열 등장 이후 다른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소수자 혐오와 중국인 등 이주자 혐오, 장애인 혐오 등 점차 미국과 유렵의 극우처럼 진화하고 있다고 우려합니다. 👉 칼럼 보기
[오늘과 내일] '바이든-날리면', 계엄으로 끝난 尹 퇴행의 시작
헌재 탄핵 심판에서 윤석열의 잦은 거짓말은 임기 초반의 '바이든-날리면' 사태를 연상케 합니다. 동아일보 윤완준 논설위원은 계엄의 실체를 교묘하게 흐려 진흙탕 싸움을 만들거나, 책임을 부하와 야당에 돌리는 윤석열의 지금 모습은 갑자기 불쑥 나온게 아니라 '바이든-날리면'에서 시작돼 집권 내내 누적된 퇴행의 결과라고 말합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