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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빠진 국민의힘 쇄신, 반쪽짜리다

이충재
이충재
- 6분 걸림 -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쇄신 작업에 나섰지만 본질인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는 빠져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기현 대표 사퇴와 장제원 의원 불출마 선언은 국민의 인적쇄신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긴하나 윤 대통령이 달라지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국민의힘의 물갈이가 용산과의 교감 속에 이뤄졌다는 분석이 잇따르는 것만봐도 수직적 당정관계 해소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대통령의 일방적 국정운영을 바꾸라는 민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한 혁신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 대표는 장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후 거취를 고심하다 하루 만인 13일 대표직을 사퇴했습니다. 암울한 총선 전망 속에 당 안팎의 퇴진 압박이 거세지자 벼랑에 몰려 사퇴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 대표의 사퇴는 자업자득인 측면이 강합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에도 꼼수로 위기상황을 모면하려 했고, 지도부·친윤의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 같은 혁신위 의결안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여당 내에선 이들의 결단에 환영의 목소리가 쏟아집니다. 당내 혁신작업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집권여당의 실세 정치인으로 '희생'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장 의원의 경우 차기 부산시장 선거에 나서거나 총선 후 대통령비서실 내지 내각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김 대표도 대표직을 내려놓는 대신 울산 지역구 출마를 보장받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윤핵관과 김 대표 등 기존 주류가 물러난 자리를 윤 대통령의 측근 세력이 전면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여권 혁신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여권 내부에선 진작부터 김 대표 체제 유지 여부와 관계없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총선을 지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에서 주목을 받아온이른바 '스타장관'들을 내세우는 게 총선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소문입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인적쇄신이 혁신의 본질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정권의 실세가 총선에 불출마하고 새로운 지도체제가 들어선다고 해서 절로 혁신이 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여권의 혁신 작업에는 윤 대통령이 빠져 있습니다. 현재 여권의 위기 상황의 핵심은 윤 대통령의 독선적 태도와 일방적 국정운영입니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자신은 바뀌지 않고 '희생양'만 만들어내며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윤 대통령은 "국민은 무조건 옳다"고 했지만 말뿐이었습니다. 방송통신위원장에 검사 시절 직속 상관이던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 사적 인연을 중시하는 인사 기조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과정에서 나타난 국정의 미숙함은 참담한 수준입니다. 부산 여론 무마 행사에까지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들러리 세운 것에서도 윤 대통령의 퇴행적 국정 운영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전문가들은 여권의 어두운 총선 전망의 주요 원인이 윤 대통령의 낮은 국정운영 지지율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국민의힘이 진정 혁신을 원한다면 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윤 대통령의 변화를 요구하고 대통령실과 당의 종속적 관계부터 끊어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잇단 정책적 오류와 비상식적 인사에 대한 제어도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지금 여권의 혁신 작업은 순서가 뒤바뀌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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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