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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활동 중단한다며 제2부속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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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활동 중단 계획을 밝히면서 제2부속실이 꼭 필요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제2부속실은 영부인의 공개 활동을 전제로 한 것인데, 활동 중단 선언과 배치되기 때문입니다. 제2부속실 설치 문제를 김 여사에 대한 악화된 여론을 돌리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하느라 모순되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입니다. 정치권에선 김 여사가 머잖아 대외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암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기자회견 당일 장순칠 시민사회2비서관을 제2부속실장으로 발령하고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부속실 직원은 7명 규모로 조만간 선발을 마칠 예정입니다. 김 여사의 집무실은 따로 마련하지 않고, 직원 사무실과 접견실만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안으로 김 여사 활동 중단과 제2부속실 설치를 내세웠습니다.  

이런 대책의 효과는 차치하고라도 현 시점에서 제2부속실 설치의 타당성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의도의 순수성입니다. 당초 윤 대통령은 제2부속실 설치를 통한 관리와 통제 여론이 빗발치는데도 수수방관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제2부속실 설치를 공언하면서도 "용산에 마땅한 장소가 없다"고 미적댔습니다. 그러다 '명태균 게이트'로 궁지에 몰리자 김 여사 활동 중단과 동시에 제2부속실 가동을 발표했습니다.

의도를 문제 삼는 이유는 활동 중단과 제2부속실 설치 모두 민심의 요구를 수용한 듯 보이지만 성격이 배치된다는 점입니다. 김 여사가 앞으로 공개 활동을 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이를 보좌할 제2부속실은 굳이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주목할 점은 대통령실에서 연말까지 김 여사 일정을 잡지 않았다고 밝힌 대목입니다. 대외 활동이나 국외 순방 동행 중단이 항구적인 조치가 아니라는 얘깁니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신년에는 다시 종전처럼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제2부속실은 영부인 보좌가 주요 기능으로 김 여사가 활동을 하지 않으면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주어진 업무가 없는 공무원들에게 예산을 낭비하는 게 됩니다. 더 우려되는 건 대외 활동을 하지 않는 김 여사가 제2부속실을 통해 국정 운영과 여당 상황 등 돌아가는 사정을 계속 보고받는 경우입니다. 일각에선 제2부속실에서 영부인 보좌와 민원 등을 빌미로 정부 관계자들을 불러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내리는 일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제2부속실이라는 공식적인 기구 설치가 자칫 김 여사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우려가 설득력 있는 건 제2부속실 지원자가 많아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해서입니다. '7상시'뿐 아니라 김 여사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많아 진입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가 여권 주변에 돕니다. 이들의 '충성경쟁'이 김 여사에 대한 사적인 보좌로 연결돼 또다른 난맥상이 펼쳐질 우려가 다분합니다. 제2부속실이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김 여사를 위한 기구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의 민심은 김 여사가 대외 활동을 완전히 중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친한계의 주장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늦어도 한참늦은 제2부속실 설치로 모든 문제를 덮고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착각이지만 김 여사를 위해 이 기구를 악용할 경우 혼란과 폐해는 훨씬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제2부속실이 꼭 필요한 건지, 악용할 가능성은 없는지, 어떻게 통제하고 감독할 건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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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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