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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건희 형량, '부당이득'에 달렸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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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공천개입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판결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형량은 주가조작 부당이득 액수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특검은 도이치 사건과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로 징역 11년,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이용 의혹에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습니다. 이들 세 가지 혐의 가운데 주가조작 사건이 가장 가변적이어서 전체 형량을 좌우할 거라는 게 법조계 전망입니다. 특히 도이치 주가조작 판결은 '2차 종합특검' 수사 대상 중 검찰의 김건희 봐주기 의혹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됩니다.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쟁점은 김건희의 시세조종 행위가 인정되는지, 인정된다면 부당이득이 얼마로 산정되느냐는 점입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시세조종 등 주가조작 행위는 1년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그에 상응하는 벌금에 처해집니다. 여기에 주가조작으로 얻은 이익이 5억원 이상일 경우에는 징역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처벌될 수 있습니다. 특검은 김건희가 도이치 주가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해서 약 8억1000만원을 취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대로라면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라 최고 6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김건희의 주가조작 가담 사실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황입니다. 특검팀은 김건희가 시세조정 관련 계좌를 이용해 고가·허위매수 등 수법으로 3017차례 이상 매매주문을 해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물증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김건희가 증권사 관계자에게 "계좌 관리자(블랙펄인베스트) 쪽에 수익금 40%가량을 주기로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녹음파일도 입수했습니다. 김건희는 줄곧 "주가조작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여러 정황상 단순방조자가 아닌 시세조종 공모자로 재판부가 판단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부당이득 산정이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주가조작 사건에서 부당이득은 시세조종 행위로 인해 얻은 초과이익을 뜻하는 것으로, 정상거래와 조작행위로 얻은 이익을 구분하기가 여의치 않은 게 현실입니다. 김건희 측도 이를 들어, 정상적인 주가변동 요인 등으로 인한 주가상승 가능성을 배제한 채 특검이 부당이득을 책정된 건 잘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검은 주가조작 기간 중 시세 변동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없었다고 반박했지만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할지는 불투명합니다.  

또다른 난관은 권오수 전 도이치 회장 등 사건 관련자들과의 형평성입니다. 이미 대법원에서 집행유에 확정 판결까지 받은 권 전 회장은 같은 사안에서 부당이득을 산정할 수 없다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시세조종 기간의 주가변동 중 정상적인 것과 위법한 것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런 판단은 1심에서부터 대법원까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건희의 경우만 부당이득을 인정할 수 있겠느냐는 현실적인 문제가 따릅니다.

긍정적인 대목은 김건희 부당이득이 앞선 검찰 수사에서도 제기됐다는 사실입니다. 도이치 사건을 수사한 검찰 1차 수사팀은 2022년 당시 도이치 사건 재판부에 제출한 종합의견서에 김건희 모녀가 도이치 주식거래로 모두 23억원의 수익을 올린 사실을 기재했다고 보도됐습니다. 당시 자료에는 김건희가 13억여원, 최은순씨가 9억여원의 차익을 거뒀다고 돼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은 윤석열에 의해 서울중앙지검 수뇌부가 전격 교체한 뒤 "부당이득 산정은 불가능"이라고 입장을 바꿨지만, 검찰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던 셈입니다. 결국 관건은 재판부가 특검이 적시한 부당이득 산정 방식과 액수를 어느정도 수용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만약 도이치 사건 부당이득이 5억원 이상으로 인정되면 김건희 전체 형량은 징역 10년이상의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큽니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적용된 알선수재죄는 법정형 상한이 징역 5년이고, 명태균 여론조사 이용 혐의까지 인정되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형량이라는 법조계 예상입니다. 하지만 도이치 사건에서 부당이익이 산정되지 않거나 5억원 미만인 경우 형량은 길어야 2년 수준이고, 다른 혐의를 합산해도 총 형량은 구형량에 절반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사건 발생 10년도 훨씬 지난 시점에서야 내려지는 법원의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심판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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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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